유장춘 교수(상담사회복지학부)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 안에(‘within you’-KJV)” 있다고 하셨다. 로이드 존스는 이 말씀이 “너희들 사이에('among you'-Jerusalem Bible)”있다고 번역될 수도 있고 이 두개의 의미는 모두 하나님의 나라의 개념에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우리 ‘안에’ 세워지는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의 마음에 이루어지는 평안과 기쁨, 행복, 용기, 확신, 희망, 그리고 만족 등 심리적으로 경험되는 천국이다. 우리들 ‘사이에’ 세워지는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루어지는 화해, 친밀, 평화, 용서, 자비, 사랑 그리고 감사와 섬김 등 관계적 또는 사회적으로 경험되는 천국이다. 아마도 전자를 ‘심상천국’이라고 한다면 후자를 ‘지상천국’이라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경험은 ‘천상천국’ 즉 다가오는 영원한 종말적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현재적인(now & here) 경험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심상(心上)’에서 그리고 ‘지상(地上)’에서 경험하다가 결국 종말에 이를 때 ‘천상(天上)’에서 온전히 그리고 영원히 누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성서의 교훈은 사회복지학과 폭넓은 영역에서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사회복지학은 심리사회적 영역에서 복지를 추구하는 학문이다. 어떻게 사람들이 더불어, 평안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게 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응답하기 위하여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복지학은 심리학, 사회학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과학적 지식과 함께 생명, 환경에 관련된 자연과학적 지식을 동원하여 사람 ‘속에’ 담겨진 심리적 문제를 제거하고 더 나아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찾는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보호(care)와 회복(cure)과 변화(change)의 3C를 추구한다. 이 세 가지는 심리적인 영역이나 개인적인 영역과 같은 미시적(micro)영역에도 적용되지만, 지역사회의 조직이나 국가의 정책, 제도와 같은 거시적(macro)영역에도 모두 적용된다.
성경은 하나님의 나라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한 구속으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값없이 주어지는 선물이라고 말한다. 동시에 천국은 참여해야 하고(마22:9), 정복해야 하며(마 11:12), 대가를 지불해야 하고(마 13:44;19:24), 자격을 갖추어야 얻을 수 있는(마 5:20) 노력의 대상이기도 하다. 사회복지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소외되지 않고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호받을 권리를 갖게하는 동시에 각각의 개인이 결정하고, 참여하며, 때로는 쟁취해야 할 책임과 의무도 요구한다.
한편으로, 하나님의 나라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아래 세워지는 영역이면서 동시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그 주권을 인정하고 순종함으로서 이루어지는 하나님 중심의 세계다. 사회복지는 지식적이고 기술적으로, 스스로 참여하고 변화하고, 성취해야할 인간 중심의 광범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사회복지학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성장함에도 불구하고 그 목표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은 서구선진국의 사회에서 나타나는 더 많은 사회문제와 더 높은 자살률, 그리고 더 낮은 삶의 만족도와 같은 자료들을 통하여 입증되고 있다. 그러므로 한동의 사회복지학은 하나님의 나라를 향한 기독교적 신앙의 목표와 사회복지의 방법적 전문성을 함께 추구하는 통합적 노력을 지향해야 한다. 인간의 웰빙이 과학적이면서 방법적인 접근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전제아래 기독교 세계관에 근거한 영성적 접근을 통합하고 개인적 범위에서 (individual)에서 시작하여 지역사회(local),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적 범위(global)에 이르기까지 변화를 주도함으로써 적극적인 하나님 나라 운동을 전개한다는 점에서 한동의 사회복지학은 그 독특한 차별성을 갖는다고 믿는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서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롬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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