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이 절로 나는 선거를 만들어 하나의 축제처럼 놀아보자는 기호 2번 ‘에헤라디야’ 캠프(양대은 정회장 후보, 임성현 부회장 후보). ‘에헤라디야, 한바탕 놀아보세!’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19대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에헤라디야는 기존의 총학생회 후보들과 다른 방식으로 공약을 제시했다. 학술, 복지, 문화 등 공약을 분야별로 제시하지 않고 캠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가지 키워드(자유, 낭만, 행복)로 공약을 나눠 제안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추상적인 공약, 학내 구성원 합의 필요한 공약도 있어


에헤라디야는 학교를 새롭게 꾸며나가기 위한 다양한 공약을 제시했다. 하지만 다양한 공약에 비해 예산 확충에 대한 방안이나 실현 가능성에 대한 확실한 조사,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몇몇 공약은 학내구성원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안으로 당선이 됐을 시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각 키워드에 관한 공약을 살펴보면 에헤라디야는 ‘낭만’이라는 키워드에서 ▲비전광장 시계탑 설치 ▲느낌표(!) 카페 ▲교내 데이트 장소 확대 ▲야옹이 입학허가 ▲인문학부 개설 등 5가지 공약을 내세웠다. 비전광장 시계탑 설치와 교내 데이트 장소 확대 등의 공약은 기존의 총학생회 후보들이 제시하지 못한 창의적인 공약이다. 비전광장 시계탑에 관해 양 후보는 “교내에 상징적인 만남의 장소가 없어 생각하게 됐다”며 “총동문회나 학부모 기도회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예산확보 방안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내 데이트 장소 확대 공약은 천마지, 감자밭 등을 여러 테마로 꾸미거나 산책로를 조성하는 식의 계획을 제시했으나, 학교가 예산을 지원하지 않으면 사실상 시행이 어려울 전망이다. 또한 인문학부 개설 공약 역시 총학생회가 학교의 커리큘럼에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끼칠 지 미지수이기 때문에 새로운 학부의 개설 가능 여부가 불분명하다.


한편 캠프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유’라는 키워드에서 에헤라디야는 ▲교내게시물규제 폐지 ▲실무필수과목 폐지 ▲클린캠퍼스 시즌투 ▲“Open Mouth” ▲“대신 해결해드립니다” 등 5가지 공약을 내세웠다. 이 중 교내게시물규제 공약은 학생간행물발간규정 조정을 통해 폐지함으로써 학우들이 자유로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시위 문화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꿔 학내 시위 문화를 활성화하겠다는 ‘Open Mouth’ 공약을 함께 제시했으나 학우들의 참여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 해결해드립니다’는 학우들이 학교행정에 관해 쌓인 불만을 총학생회에 토로하고 총학생회가 직접 학교에 학우들의 불만을 대신해서 이야기한다는 정책이다. 양 후보는 “새로운 국을 설치하지 않고 여론수렴국에서 전담하되 회장단도 직접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클린캠퍼스 시즌투 공약은 학교의 그린캠퍼스 정책에 역행하는 ‘흡연구역 확대’라는 내용을 골자로 해 비흡연자 학우들에게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행복’이라는 키워드에는 ▲군복학생 한스트 ▲NFC세탁기 ▲NFC노래방 ▲NFC자판기 ▲LGBT센터 설치 ▲닫히지 않는 매점 문 등 6가지 공약이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학우들의 편의와 관련된 NFC 공약이다. 공약이 시행된다면 학우들의 편의를 증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에 관해 양 후보가 “계획 중이고 아직 학교측과 얘기해보지는 않았다”고 밝혀 실현 가능여부가 확실치 않다. LGBT는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바이섹슈얼(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를 합쳐서 부르는 단어로 에헤라디야는 교내에 이들을 위한 센터를 마련해 피난처, 쉼터로 활용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양 후보는 “이들은 교내의 약자로 도움이 필요하다”며 “우려되는 점이 몇 가지 있지만 이용자들을 철저히 익명으로 보호하고 최대한 저항감 없이 이용하도록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LGBT 센터 설치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형 기자 leejh@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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