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9일 채플에서 박영춘 학생처장은 보다 강제적 생활관 규제를 골자로 하는 새로운 운영방침을 제시하였다. 건강을 위한 ‘야식제한’과 야작계의 악용을 막는 ‘도서관 시간 개편 및 생활관 인터넷 제한’ 등 성인인 대학생들의 상식을 벗어난 규제에 많은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필자는 이번 일에서 학교의 ‘하나님의 인재’에 대한 강박관념을 엿보았다. 도대체 하나님이원하시는 인재가 무엇인지 명확히 규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규칙적인 식사를 하며, 인터넷을 쓰지 않고 사람들끼리 교제하는 아침형 인간이 하나님의 인재라고 선언한 것이다. 또 그를 위해서 강제와 규제를 사용할 것이며, 목적을 위해서 어떤 타협도 하지 않고 단지 방법적인 면에서의 수정은 고려해보겠다는 폭압적 전제는 더더욱 학생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이번 학기 등록금협상에서도 학생들을 대화와 협상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주장한 것과 또 이번 일은 도저히 간과하여 넘어갈 부분이 아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본질적인 부분에서 개선하기 위해 충분한 여론수렴과 대화가 필요하다. ‘왜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느냐’는 문제 해결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분석틀이지만, 이번 발표는 그와 같은 본질적 접근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얼은 발에 오줌 누기’ 식의 근시안적인 접근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학생처장 스스로가 고백했듯이 학교식당의 식사만으로는 학생들의 주린 배가 채워지지 않는 것이 우선되는 문제이지 야식으로 인해 건강을 해치는 것은 차후의 문제이다. 또 야작계 문제는 출입통제와 연관 짓지 않고, 아너코드를 지키지 않는 다는 식의 문제는 경솔한 문제해결법이 아닐 수 없다.
‘좋아! 그들은 단지 숨만 쉴 뿐이야!’ 이는 프러시아의 미셸공이 군대훈련을 마치고 한 말로 감시와 처벌에서 미셸 푸코가 규율교육의 예로 제시하였던 일이다. 학교는 진정 ‘숨만 쉬는 학생’을 양산하고 싶은 것인가?

이성일(언론정보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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