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여러 종교 무장단체들 개입해……

내전이 오랫동안 진행됨에 따라, 시리아는 중동 여러 국가의 전쟁터로 변하고 있다. 2012년 12월 유엔 보고서는 “시리아 내전이 종교 및 종족 분파 간 충돌로 변해 국민 대다수를 이루는 수니파 출신 반군들과 시리아 내 종교 및 종족 소수파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정부군이 맞서는 형국이다”고 밝히며 시리아 내전이 중동 내의 종교분쟁으로 번지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시아파와 수니파, 오래된 분쟁


이슬람교의 종파 중 하나인 수니파는 시리아 인구의 70%를 차지한다. 반면 시아파는 인구의 10% 정도를 차지하며 여러 가지 신앙요소를 결합해 독특한 종교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시아파는 수니파의 원리주의자들에게 순수 이슬람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등 박해를 받았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가 원활한 식민통치를 위해 소수파와 연합하는 과정에서 시아파가 기용되면서 이들의 처지는 달라졌다. 프랑스를 등에 업은 시아파는 정권을 잡을 수 있었고, 이 시기에 하페즈 알 아사드가 정권을 잡으면서 시아파의 지배가 공고해졌다. 다수의 수니파 중심의 이슬람원리주의 단체들은 하페즈 알 아사드의 강력한 일단통치에 지속해 불만을 표해왔다. 대표적인 단체로는 이집트에 사상적 기반을 둔 무슬림형제단이 있다. 이들은 시리아를 이슬람 국가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시위를 하거나 무장투쟁을 하며 정부에 대항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들을 무력으로 진압할뿐더러 강력한 경찰통치국가를 만드는 등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이런 상황에서 하페즈 알 아사드의 아들인 바라스 알 아사드가 집권하여 시아파의 정권이 이어졌고 불만이 극에 달한 수니파를 중심으로 내전이 발생하게 된다.


국제적 종교분쟁으로 번진 시리아 내전


단순히 시리아 정부와 국민의 싸움이었던 시리아 내전은 종교전쟁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며 국제적인 싸움으로 번져나갔다. 호시야르 제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다른 수니파 걸프국의 무장세력과 마찬가지로 이라크의 시아파 무장세력이 시리아 내전에 참전 중이다”고 일간지 <알하야트>를 통해 밝혔다. 현재 바사르 알 아사드 정권은 레바논 시아파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와 시아파 국가인 이란, 이라크의 지원을 받고 있다. 중동 전문가인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시아파 맹주 이란은 레바논, 시리아, 이란으로 형성된 반미(反美)시아파 벨트에 2003년 이후 시아파 정권이 들어선 이라크를 추가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었다”며 “시리아가 수니파의 손에 들어간다면 이 구상이 물거품이 될 뿐 아니라 레바논까지 잇는 육로가 끊기게 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가 전면적으로 내전에 개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수니파 역시 시리아가 어느 한 쪽으로 넘어가면 중동지역 내의 힘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와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인 ▲이라크 알카에다지부(AQI) ▲파키스탄 탈레반(TTP)에서 지원을 받고 있다.

시리아의 근본적인 평화를 위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7월 유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8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종교적 내전을 해결할 군사적 방법은 없다”며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서방국과 러시아 등 국제사회는 오는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리아 평화협상을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알 아사드 대통령과 반군세력이 협상을 거부하고 있어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윤예준 기자 yunyj@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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