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참여로 새로운 자금조달 형태 창출

지난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우리학교에서 연극 ‘사랑을 주세요’가 열렸다. 이 연극은 학생들이 직접 제작하는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크라우드 펀딩이란 무엇일까?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얻는 펀딩, 여러 가지 유형으로 이용되고 있어


크라우드 펀딩은 ‘대중(crowd)’과 ‘자금조달(funding)’이 합쳐진 말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대중으로부터 모으는 활동을 말한다. 이는 1997년 영국 록그룹 매릴리언(Marillion)이 팬과 시민들로부터 공연을 위한 기금을 모았던 것이 계기가 돼 새로운 투자 형태로서 자리매김했다. 국내에서는 크라우드 펀딩이 2000년도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현재 20여 개의 관련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크라우드 펀딩의 유형은 크게 지분투자형, 대출형, 후원형이 있다. 첫 번째 유형인 지분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은 기업의 지분을 투자자들에게 나눠주고 자금을 조달받는 펀딩이다. 이 유형은 은행이나 개인투자자들로부터의 자금마련이 어려운 창업기업들에게 유익하게 이용될 수 있다. 두 번째로 대출형은 인터넷을 통한 소액 대출로 개인 사업자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이자를 받는 식으로 이뤄진다. 이는 인터넷을 통해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하는 금융거래이며, 기존 금융 제도권에서 소외된 사람들도 참여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후원형은 사회적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고 금전적이지 않은 형태로 보상을 받는 형식의 펀딩이다. 이 유형은 현재 공연이나 디자인과 같은 예술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유용하게 쓰이고 있지만 제도적 뒷받침 필요해


크라우드 펀딩은 국내 다양한 분야의 사업에서 활용돼 좋은 성과를 일궈냈다. 작년 11월에 개봉했으며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 <26년>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 영화는 국내 크라우드 펀딩 기업 ‘굿펀딩’을 통해 시민들부터 받은 제작비로 만들어졌다. 또한, 제작 과정에서 시민이 만든 영화라는 인식을 얻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6월 ‘로드FC 12’ 대회에서 밴텀급 챔피언 밸트를 거머쥔 이종격투기선수 이길우 씨 또한 크라우드 펀딩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길우 씨는 선천적 후두유두종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었지만,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훈련비와 수술비를 마련했고 결국에는 챔피언이라는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


크라우드 펀딩은 이처럼 재원이 부족한 사회의 다양한 사람, 작품 등이 대중의 선택을 통해 금전적으로 후원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고 이로운 경제활동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크라우드 펀딩 제도가 국내에는 법적으로 정착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에 대한 보호가 현재로서는 미흡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기존 크라우드 펀딩 시장에 투자자 보호장치가 거의 없어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올해 안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제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라우드 펀딩은 우리나라에 유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앞서 소개한 사례처럼 현재 적재적소에 잘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 정부 차원에서 제도화가 이뤄져 더 활성화된다면 크라우드 펀딩은 국내 경제활동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준영 기자 yoonjy@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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