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들





다큐멘터리 영화(이하 다큐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다큐 영화란 현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여 영화로 만드는 것으로 기록영화라고도 한다. 대부분의 다큐 영화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현상에 대해 감독이 문제의식을 품고 만드는 것인만큼 사회비판적 요소가 중심이 되는 다큐 영화들이 많다.

상업이 아닌 진실을 꿈꾼다


2009년 영화 ‘워낭소리’가 3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며 새로운 다큐 영화의 시대를 연 이후 관객들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나이번 년도에는 다른 해보다 유난히 많은 다큐 영화들이 개봉했거나 이를 앞두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는 영화들이 많다. ‘두 개의 문’은 2009년에 일어난 용산참사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영화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서울 용산에서 재개발 보상대책에 반발하던 철거민과경찰이 대치하던 중에 발생한 화재로 경찰 1명과 철거민 5명이죽은 일을 말하는 것인데, 이 영화에서는 책임의 소재가 누구에게 있느냐에 대한 문제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또 다른 다큐 영화 ‘맥코리아’는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민간투자회사를 집중적으로공략하는 기업인 맥쿼리 코리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를 통해 불건전한 이윤추구와 민자회사의 주주가 되는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있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있다. 이러한 정치 분야 외에 사회문제들을 담은 영화들도 있다. ‘트루맛쇼’는 맛집으로 둔갑하기 위해 음식점에서 방송브로커에게 거액을 주는 뒷거래를 여지없이 폭로하여 사람들의 폭발적인반응을 얻었고, 사법부의 만행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부러진화살’도 사회비판 다큐 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다큐멘터리 영화, 실제 영향력은?


이런 사회비판적 내용에도 불구하고 사회에실제적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 없다면 그것은 속 빈 강정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다큐 영화들은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도가니’가 있다. ‘도가니’의 실제 사건이었던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은 영화 개봉 직후 바로 전면 재수사에 들어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던 전 행정실장 김모씨에게 징역 12년과 전자발찌 부착 10년을 선고했다. 영화 한 편으로 사건의 전모가 다시금 드러난 것이다. 또한 미국에서 개봉한 ‘슈퍼사이즈 미’같이패스트푸드 음식이 인간의 몸에 얼마나 해로운지를 폭로한 다큐 영화는 이후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비만세(FatTax)를 도입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이번 년 초비만세에 대한 논란이 생길 정도로 그 파급력은 대단했다. 이와 비슷한 예로 다큐 영화의 전설적인 감독인마이클 무어가 미국 의료보험체계의 부당함을 알린 영화 ‘식코’도있다. 이 영화가 개봉된 후 미국에서는 의료보험 개혁에 대한 여론이 급증했고, 오바마 정부는 의료보험 개혁안을 내놓았다. 그리고 의회에서는 국민들의여론을 의식해 개혁안을 연방 상원, 하원에서 모두 통과시켰다.

하지만 마이클 무어 감독이 미국 내에서도단지 음모론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감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처럼 한국의 다큐 영화에 대한 시선이 항상 곱지만은 않다. 특히 특정한 상황을 선택적으로 편집하는 다큐 영화의 특성상, 왜곡된진실을 보여줘 여론을 호도할 수도 있고 단지 음모에 불과한 내용들을 짜깁기해 한 편의 진실처럼 꾸밀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다큐 영화의 존재가치를 깎아 내리기에는 부족하다. 올바른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다큐 영화의 발전 자체가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민주 사회의 발전에 지대한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상훈 기자 ohsh@hgupress.com

저작권자 © 한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