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삼분지계, 박·문·안을 책으로 만나다


현재 대통령 예비 후보자에 오른 사람은 9명이지만, 유력한 후보는 셋으로 좁혀졌다. 바로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다.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제대로 된 대통령을 뽑기 위한 후보들의 삶과 신념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공교롭게도 이들은 2012년에 모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책을 발간했다. 책의 형식과 내용이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그들의 생각이 담겨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의 생각이 빼곡히 담겨있는 이 책들을 통해 소중한 우리의 한 표를 건네줄 사람을 고려해보는 것을 어떨까.



이 책은 박근혜의 자서전으로 유년기와 퍼스트 레이디 시절 그리고 현재까지 그녀 인생의 모든 여정을 담고 있다. 책의 첫머리는 검소한 어머니 슬하에서 바른 마음가짐을 배우며 자란 그녀의 유년 시절 기억으로 시작된다. 산업역군이 되어 나라에 보탬이 되겠다는 다짐으로 공학 공부에 매진하던 박근혜는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죽음을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그녀는 어머니를 대신해 수백 통의 민원을 처리하고 외교 사절을 맡는 등 퍼스트 레이디 대리인으로 활동하던 중,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죽음을 통해 또 한 번의 큰 슬픔과 절망을 겪게 된다. 이후 박근혜는 아버지의 역사적 재평가로 인해 뼈아픈 고통을 겪지만, 외환위기를 계기로 나라를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치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되고 이후 여성 정치인으로서 희망을 그려낸다. 정치에 입문한 후, 그녀는 여성 몫의 지명직 부총재를 포기한다. 자신의 힘으로 부총재 경선에 나가 정당개혁과 정치개혁에 힘을 쏟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당의 개혁에는 관심 없던 당시 한나라당 당원들과의 괴리로 탈당한다. 자신의 개혁을 국민이 원하는 올바른 것이라고 굳게 믿는 이 책의 글귀에서 그녀의 정치적 신념이 엿볼 수 있다. 또한 "우리에게 망각은 있을 수 있어도 남이 지키고자 하는 선의의 약속까지 왜곡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며 국민에게 한 약속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박근혜의 말에서 그녀의 정치철학 또한 알 수 있다.


이 책은 앞으로 소개할 <안철수의 생각>, <사람이 먼저다>와 같이 뚜렷한 정치신념을 담은 에세이가 아니라 인간 박근혜의 삶과 '정치인 박근혜'의 인생을 엮은 자서전이다. 여기서 박근혜는 그녀의 모든 인생이 대한민국 정치와 함께였음을 고백하고 있다. 또한 양친을 잃고 홀로서기에 성공한 박근혜의 진솔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은 사람을 우선으로, 사람간의 진정한 소통을 통해 모든 것을 결정하자는 문재인 후보의 자문자답형식의 에세이이다. 글 속에 그가 생각하는 정치, 경제, 사회를 아우르는 미래의 정책이 단호하고 과감하게, 또 분명하게 표현돼있다. 그는 먼저 기존의 정책과 이를 행하는 현 정부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한 후,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그만의 대안을 내놓고

있다. 지역 간 불균형 문제를 예로 들면, 문 후보는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 우선 보수 진영이 지금껏 신봉해 온 낡은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국가주도 성장론, 선성장 후분배론, 불균형과 개발 및 경쟁 위주 성장론과 같은 패러다임이 포함된다. 문 후보는 “이러한 패러다임 속에서는 과정이야 어떻든 ‘수치로 표현되는 결과만 좋아 보이면 그만’이라는 사고방식이 자리잡고 있다”며 “이러한 생각은 불균형과 불평등을 정당화 시킨다”고 주장한다. 이후 먼저 정부 차원에서 분권개혁과 균형발전 정책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기구가 필요하다며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자신의 대안을 제시한다. 이는 부처를 통괄해서 기획과 조정 권한을 갖는 강력한 국가분권균형위원회를 설립하는 것을 말한다. 문 후보는 이 기구를 대통령 직속으로 놓아 임기 내내 대통령이 관장하면 굉장히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지방 분권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세종시와 혁신도시의 완성을 꾀하는 방안 또한 제시한다. 이 둘을 역동적인 지역 발전의 거점으로 육성하여 지역 간의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지방자치단체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권한을 이양하는 방안 또한 내놓았다.


지역 간 불균형 해소의 문제뿐만 아니라 성장을 중요시하는 현 정부와 달리 포용과 분배 그리고 소통으로써 모든 사람을 아우르겠다는 그의 당찬 발언이 책의 곳곳에 담겨있다. 문 후보의 글은 어미를 모두 확신에 차있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그의 포부를 여지없이 드러낸다. 모든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그의 말에서 ‘문재인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기자 출신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와 안철수 후보의 질의응답 형식으로 구성돼있다. 제 교수의 날카로운 질문과 그에 대한 안 후보의 답변을 통해 그가 지금껏 살아온 삶을 만나볼 수 있다. 삶의 여러 굴곡을 겪어온 그는 많은 경험 속에서 형성된 다방면에서의 시각을 통해 사회문제에 대한 참신한 대안을 제시한다. 한 예로 그는 복지, 정의, 평화

가 결과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소중한 키워드임을 주장한다. 복지 서비스가 확충되면 공공 보육시설과 의료시설 등의 복지 시설의 증가로 이 곳에서 일할 전문적 인력이 필요해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또한 정의가 이뤄지면 공정 거래 질서가 준수되고, 이는 중소기업이 커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고 창업을 활성화시켜 많은 일자리를 만들게 된다. 마지막으로 남북간의 평화로 말미암은 경제협력을 시사한다. 북한의 경제개발로 인해 많은 일자리 창출의 가능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시대정신으로만 여겨지는 복지, 정의, 평화 등을 일자리라는 눈 앞에 높여진 현실과 연관시키는 그의 시선이 잘 드러난다. 이에 그는 덧붙여 현실적 방안도 제시한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긴 근로시간으로 인한 문제점과 실업에 대해 안 후보는 “초과근로수당을 높이는 방법으로 연장근로 남용을 막고 근로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를 유도하면 좋을것 같다”고 제안한다.


안 후보는 위의 일자리 문제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바탕이 돼야하는 것은 소통을 통한 통합이라고 말한다. 이 책 또한 그와 국민의 소통의 출발점이 됐다. 안 후보는 책의 서두에 “이 책을 시작으로 앞으로는 내 생각을 보다 많은 분들께 구체적으로 들려드리고 많은 분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계획이다”고 썼다. 동시에 많은 직업을 겪으며 각계 각층, 여러 세대의 사람들과 만남을 가져왔기에 자신이 소통에 적합한 인물임을 어필한다. 자신만의 깊은 고민을 통해 지금껏 연관 짓지 못했던 것들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들어 새로운 발상을 내세우는, 말 그대로 ‘안철수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박가진 기자 parkgj@hgupress.com

조슬기 기자 chosk@hgurp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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