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어떻게 볼 것인가?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동성결혼 합법화 지지’ 선언이 화제이다. 일각에선 이것이 대선을 위한 정치적 전략이라는 추측도 있지만, 국가의 대통령이 동성 간의 결혼을 공개적으로 찬성했다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다. 몇 주 전부터 서울시는 동성애 인권을 소재로 한 광고를 허용하며 성소수자의 인권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이처럼 더 이상 동성애는 ‘옳고 그르다’ 두 갈래로 나눌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동성애를 둘러싼 수많은 논점 중에서 대표적으로 학계와 교계의 입장을 알아보자.

동성애, 그 첫 번째 이야기

동성애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밝히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이성애의 원인을 연구하는 과학의 미미함을 고려했을 때, 동성애에 대한 과학적 탐구의 목적이 ‘치료’를 전제해왔음을 보여준다.

영국 출신의 신경과학자이자 솔크연구소 연구원인 사이먼 르베이는 지난 1991년 동성애자의 뇌 구조가 일반인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표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르베이 박사는 사람 뇌의 특정 뉴런 조직을 비교했을 때 남성의 것이 여성의 것보다 2배 크지만 게이의 경우, 여성의 크기와 같다고 분석했다. 이전까지는 아이가 자라나면서 부모와의 관계를 형성할 때 즉, 어린 시절의 경험에 따라 성적 취향이 결정된다는 프로이트의 학설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1973년 미국정신의학회가 동성애를 정신의학적 장애에서 제외한 이래로 동성애적 지향이 정신 질환이 아니라는 것을 검증하기 시작했다. 40년 가까이 이어온 학계의 입장에 의하면 동성애는 정상적인 성적 지향의 범주에 속하며 이를 이성애로 변화시키려는 시도는 무의미하다. 결론적으로 어떤 특정 요인이 성적 지향을 결정한다는 설 중 주류가 되는 것은 없지만 성적 지향은 선천적이라는 것.

동성애, 그 두 번째 이야기

문화나 종교에 따라 국가마다 대응방식은 다르지만 그 안에는 동성애를 또 하나의 사랑의 모습이라 용인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전통이나 관습의 가치는 변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스타 홍석천의 커밍아웃을 기점으로 동성애에 대한 시각이 변모해왔다. 그렇다면 기독교는 동성애와 동성애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책 <기독교와 동성애>에 따르면 오늘날 미국 교회를 중심으로 교회가 동성애를 완전히 수용해야 한다는 측과 교회 안의 동성애자를 배격하는 측, 두 가지 입장이 있다. 역사적으로 보수적 개신교와 가톨릭계는 동성애를 비자연적이라는 이유로 정죄하며 혐오와 멸시를 일삼았다. 동성애를 혐오하는 호모포비아들은 동성애자들을 폭행하며 극단적인 경우 살해하기도 했다.

이러한 대응방식과 달리 어떤 이들은 교회 안에서 죄인이 거듭나듯 동성애자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기독교인은 동성애자들을 율법이 아닌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동성애를 죄라고 인정하는 동성애자는 교회가 품어야 할 대상이라고 바라본다. 일부 진보적 교계에서는 예수가 동성애에 대해 침묵했다고 성경을 재해석하며 동성애를 인정하기도 한다. 미국 기독교계에서는 커밍아웃을 일종의 성례라고 여기며 동성애자들이 모인 공동체를 따로 섬기는 동성애 사역자가 있을 정도이다. 복음주의의 입장에서 한국 사회의 동성애 문제를 연구한 이경직 박사는 “동성애는 성경 말씀대로 ‘죄’지만 예수의 구속 사역을 믿으면 용서될 수 있다”며 “동성애를 정죄하는 성경 말씀이 오늘날에도 존재하지만, 교회가 동성애자를 모두 배척하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동성애를 둘러싼 논쟁은 고대 그리스로부터 이어져 왔다. 오늘날 여전히 많은 동성애자들이 소외되어 살아가고 있으며 최소 70개 국가에서 동성애를 불법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그 외의 국가들은 동성애와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추세이다. 오랜 세월 뜨거운 감자였던 동성애, 당신은 어떤 입장을 지니며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권세경 기자 kwonsk@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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