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에 사람을 꿰뚫어본다는 관상학 알아보기

“성격이 아주 날카롭구먼. 부모 한쪽 일찍 여의고 초년에 고생 좀 했겠어, 요즘에도 일이 잘 풀리는 것도 아니지만 걱정하진마. 서른 넘으면서 관운이 보여”

21세기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관상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비과학적이고 허망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관상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자신의 관상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관상학은 어떤 학문인가?

겉모습만으로 판단하는가

관상학이란 외형적 생김새를 통해 한 사람의 성격, 체질, 운명을 추론하는 것으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관심을 가져온 분야이다. 흔히 관상을 주로 얼굴을 읽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관상은 수상(手相), 족상(足相)을 포함하여 골격과 기색 등 신체적 특징과 나아가 목소리와 몸짓까지 보는 포괄적 개념이다. 이 같은 관상은 인간 내면의 세계, 곧 마음가짐과 신체의 기운, 오장육부의 상태가 사람의 외향적인 모습으로 표출된다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역사적으로 중국의 요·순시대부터 인재를 등용할 때 관상학을 활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인도에서는 아시타 선인이 석가모니의 관상을 보고 왕위를 계승하면 천하를, 출가하면 부처가 될 것이라 예언한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서양 최초로 관상을 보았다는 히포크라테스는 얼굴색을 보며 병을 읽고 치료에 임했으며, 현재의 마음, 건강, 가까운 미래까지 읽어냈다고 전해진다.

좋은 관상이란 무엇인가

관상학에서 코는 자신을 의미하여 관상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코가 높으면 자존감이 높아 고독하나, 코가 낮으면 줏대가 없는 상이다. 그러나 코가 낮은데 광대뼈가 발달한 사람은 오히려 고집이 세다. 그리고 코의 면적이 넓으면 재물을 둘 공간이 많은 관상으로 재물운이 많은 상이다. 코 옆의 광대는 자신을 보필하는 신하를 의미하는데, 광대뼈가 잘 발달된 사람은 주변에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 인복이 있다. 눈동자는 검을수록, 눈의 형태는 물결치듯 깊고 길게 뻗을수록 좋은 관상이다. 눈빛은 사람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부분으로 사람의 컨디션과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해 환자의 눈빛으로 병의 차도를 예측할 수 있어 눈 또한 관상을 볼 때 주의깊게 보는 부분 중 하나이다. 턱은 넓고 인복이 많으나, 턱이 과하게 발달한 사람은 의욕이 왕성하며 욕심이 과할 수 있다. 그와 반대로 뾰족한 턱이나 턱이 좁은 사람은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다. 이마는 넓을수록 하늘의 운세가 강하여 일찍 출세하고 재물과 관직의 영화가 오래 지속된다. 이마가 좁은 경우 매사 열심히 노력은 하나, 결과가 저조하고 몸과 마음이 고생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귀는 둥글고 크고 두텁고 색이 밝아야 복이 있으며, 각이 진 귀는 복하고는 거리가 있다. 입 역시 부드럽게 또한 너무 작거나 얇지 않아야 좋다.

구시대의 유물이 아닌가

오늘날 관상은 사람의 인상과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요긴하게 쓰인다. 관상은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관상성형’이라 하여 취업을 앞둔 혹은 결혼을 앞둔 사람들의 성형외과를 찾는 발길이 늘어나고 있다. 애니메이션 산업에서도 캐릭터의 성격에 따른 관상대로 그리면, 관객이 무의식적으로 캐릭터에 더 몰입할 수 있게 되어 관상학이 활용되고 있다. 또한 한의학에서도 인체의 외형으로 드러난 특징들을 기반으로 인체 내부의 오장육부의 상태를 진단하고 치료법을 제시한다. 실제로 <동의보감>이나, 이제마의 사상체질의학은 국내 한의대학에서 독립된 연구과목으로 채택되어 실생활에 이용되고 있다.

관상은 운명을 결정하는가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위연은 유비의 수하가 되기 위해 그를 찾아갔을 때, “위연은 반골(反骨)의 상입니다. 중용하지 마십시오”라며 제갈량은 그의 중용을 말렸으며, 자신이 죽은 후 위연의 반란을 예언했다. 실제로 반란을 일으킨 위연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골상학적으로 반골이었던 위연, 그런 두개골의 생김새 때문에 배신자의 운명을 타고 났으며 뼈 속에 새겨진 운명에 맞춰 인생을 산 것일까? 과연 관상은 운명을 결정할까?

이에 대해 원광 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주선희교수는 “관상의 30% 정도는 타고난 것이지만 나머지 70%는 후천적인 환경이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나이 40이 되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져야 한다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며, 이어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습관이 그리고 인격이 바뀌게 되며 결국엔 그 사람의 운명까지 바뀌게 된다”며 인생은 정해져 있지 않은 스스로 개척해 나아가는 것임으로,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갖길 주문했다. 옛말에도 ‘수상보다는 족상이요, 족상보다는 관상이요, 관상보다는 심상이다’는 말이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가짐이다.

한경석 기자 hangs@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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