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열정적이다, 단 회사 밖에서!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1위 아마존 재포스에서 선정한 올해의 VHP(Very Happy Person), TEDxSeoul와 TEDxSamsung의 공동창립자, 미국 Wired지 편집장이 단독 인터뷰한 사람, 경영경제 베스트셀러 <화난 원숭이들은 어디로 갔을까?>의 저자 ㈜퓨처디자이너스 송인혁 대표… 한 문장으로 그를 표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는 “어찌 되었든 누군가는 행동해야 한다”고 말하며 실천하는 창의적인 사람인 것만은 분명하다.

열정과 창의성은 어디서 오는가

책 <화난 원숭이들은 모두 어디에 갔을까?>에서 송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연결은 가치다. 누군가가 아무리 IQ가 높고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 해도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그가 필요한 곳, 그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 연결이 될 때 그의 능력은 비로소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내 안의 열정과 창의성은 어디에서 올까? 송 대표는 “기발한 아이디어란 머릿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간의 ‘연결’ 속에서 발견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창의라는 것은 공기 중에 떠있는 것과 같습니다. 들끓고 넘치는 정보들과 공기 중에 떠있는 아이디어들이 대화하는 과정에 서로 엮이는 거죠” 모든 것은 우리 사이에 있다. 이것이 바로 송 대표를 이끌어 온, 그리고 이끌어 갈 철학이다.

“학교의 지리적 환경이 좀 아쉬워요. 한동대는 포항에서도 외진 곳에 있는데 이 곳에서 어떻게 더욱 창의적이고 열정적으로 살 수 있을까요?” 기자가 물었다. “어디에 있더라도 비록 몸은 힘들고 갇혀 살더라도 생각과 가치관이 살아있다면 재미있어져요. 한동대 학생들 또한 자기가 공감하고 동조할 수 있는 부족(tribe)을 먼저 찾았으면 좋겠어요” 라고 송 대표는 대답했다. “같은 또래끼리는 시간이 지나면 마인드맵이 비슷해져요.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엮길 원하는 ‘다른 또래’를 만날 수 있는 판을 만들어보세요. 우리는 어떤 행사를 하면 꼭 학교 전체가 들썩들썩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어떤 형식이어도, 사람이 몇 명 없어도 좋아요. 나가는 게 힘들면 안에서든 밖에서든 끌어들여야죠”

송 대표는 기자에게 “본인이 가지고 있는 숙제부터 묻고 싶어요. 우리 둘을 연결할 수 있었던 건 우리 내면에 숙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반문했다. “거창한 이야기보다는 내가 가진 상처와 숙제를 해결하는 것이 제일 우선이에요. 나의 문제들이 현재를 만들고 또 앞으로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 아닐까요” 서로의 마음에 있는 숙제들이 우리의 만남을 연결했고 또한 그 숙제들을 함께 나눌 때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그는 확신했다.

Idea worth spreading, TED

송 대표는 대학시절, 일을 하며 조직의 모습을 빨리 깨우칠 수 있었던 기회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렴풋이 기억나네요. 대학생 때는 하고자 하는 것은 다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정작 회사 안에서 직함이 있는 사람들은 그냥 가만히 있더라고요” 그는 학위를 따야 한다는 중압감과 함께 한 대학원 시절을 지나 삼성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삼성이라는 조직 속에서 임직원들의 학습된 무기력을 보았다. 사람들은 참 열정적이며 창의적이었다. 단, 회사 밖에서. “열정을 가져라, 창의적인 사람이 되라고 하지만 회사라는 곳은 이미 사람들에게 열정을 뺏어가는 공간이었어요” 그는 조직 내의 *화난 원숭이들을 보며 조직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새로운 기업 문화를 만들기란 정말 쉽지 않았다. “우리 삶의 대부분을 머무는 일터를 이렇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느낀 사람 6명이 모여 시작했어요. 처음엔 많은 좌절과 갈등이 있었지만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의 생각들이 ‘연결’됐기에 테삼이 가능했던 거죠” 여기서 테삼이란 TEDxSamsung, 즉 삼성에서 독자적으로 열린 TEDx 이벤트를 말한다. TED란 미국의 비영리 재단으로 ‘Ideas Worth Spreading’이라는 모토로 세계적인 연사들이 18분씩 강연을 펼치는 컨퍼런스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각지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TEDx라는 형식으로 각 도시 또는 특정 지역에서 독자적인 강연회를 열기도 한다. “TED는 ‘연결’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지식은 연결되어 있고 통찰은 지식이 서로 연결될 때 나오는 것이죠. TED는 단순 지식콘서트가 아니라 사람들 간 네트워크를 연결시켜주는 겁니다” 연결, 이것이 송 대표가 세계 지식의 공명 TED에 매료된 이유다.

마지막으로 송인혁 대표는 한동인들에게 흔하지만 특별한 스펙 ‘쌓기’에 대한 충고를 했다. “사람들은 소위 스펙을 ‘쌓는다’고 표현하지만 많은 대한민국 대학생들은 쌓아도 쌓아도 흘러가버리는 남들과 똑같은 스펙을 쌓고 있어요. 이제는 서로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시대잖아요. 내적 동기가 연결되는 사람들과 만나서 쌓이는 스펙을 만들어보길 바랍니다”

권세경 기자 kwonsk@hgupress.com

*화난원숭이 실험: 조직의 학습된 무기력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실험. 우리 안에 바나나를 매달아 놓고 원숭이들이 따먹으려고 시도할 때마다 찬물을 끼얹어 원숭이들이 시도를 포기하도록 한다. 새로운 원숭이가 우리 안에 교체되어 바나나를 따먹으려 하면 기존의 원숭이들이 나서서 새로운 원숭이들이 바나나를 따먹지 못하도록 위협한다. 결국 우리 안의 모든 원숭이들이 교체되고 아무도 찬물을 맞아본 적이 없음에도 바나나를 따먹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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