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에이지의 어원부터 현재의 모습까지



뉴에이지 음악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뉴에이지. 그렇지만 가사가 없는 차분한 음악이라는 어렴풋한 이미지만 있을 뿐, 정작 뉴에이지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뉴에이지가 어떻게 시작됐고,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자.

왜 ‘New Age’ 인가
뉴에이지의 어원은 점성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점성학에서는 한 세대를 황도의 이동시간으로 측정한다. 황도는 우리가 흔히 별자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 황도가 한 좌에서 다른 좌로 옮겨가는 2,100년의 시간을 한 에이지(age)라고 한다.
뉴에이지 운동을 창시한 이들은 현 세대가 12황도 중 마지막 좌로 향하는 11번째 물병자리의 세대인 ‘새로운 세대(New Age)’라고 주장한다. 물병자리는 한 남자가 오른손에 물병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 물병은 곧 인간의 정신적 갈증해소를 상징한다. 즉,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인간 영혼의 참 자유가 실현되는 새로운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반문화운동에서 인본주의까지
1960년대와 1970년 초반 미국과 유럽 사회에는 히피문화로 대표되는 반문화운동(counter culture movement)이 유행처럼 번졌다. 기성문화에 대립한다는 의미에서 대항문화라고도 일컫는 반문화는 사회의 지배적인 문화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하위문화의 일종이다. 뉴에이지 운동은 이러한 반문화운동의 영향을 받아 미국에서 출현한 대체종교로, 구체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70년대 초이다. 그러나 그 기원은 매우 다양한 서구의 비술적 전통과 형이상학적 사상, 그리고 동양사상에 뿌리 박혀 있다. 이러한 전통은 뉴에이지 운동이 우주의 영적 에너지의 존재를 주장하면서 이 에너지를 통해 우주와 인간, 인간의 몸과 정신, 그리고 물체와 정신이 하나라는 만유일체 사상을 갖게 했다.

또한 뉴에이지 운동은 인간의 초월성에 대한 흥미를 돋우어 현대종교의 신 중심사상에서 벗어나 우주적 인본주의를 낳았다. 그럼에도 이 운동의 주된 관심사는 종교사상이 아니다. 이 운동은 인간 안에 있는 무한한 잠재력과 신적 능력을 개발시켜 인간을 무지에서 해방시켰고, 결과적으로 종교를 인간의 필요와 상황에 따른 치료방법으로 변하게 했다.

대중문화 속의 뉴에이지
1995년 한 방송국이 “파르테논 신전에서 울려 퍼지는 뉴에이지 음악의 진수인 <야니 아크로폴리스공연>을 내보낸다”는 뉴스를 내보내면서 국내 방송 매체에서도 ‘뉴에이지’라는 단어가 빈번하게 등장하게 됐다. 그 이후로 뉴에이지는 사상으로 여겨지기보다 뉴에이지 연주가, 뉴에이지 소설과 같이 연주가나 작품의 성격을 규정하는 수식어로서 사용됐다. 이런 국내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뉴에이지의 사상을 담은 저작물들은 꾸준히 존재해왔다. 과거로의 회귀와 현재와의 연계 등을 주제로 한 영화들이 인기를 끌었는데 대표작으로 1996년 개봉한 영화<은행나무 침대>가 있다. 국내에서 유명한 영화<백투터퓨처>에서는 주인공이 타임머신을 타고 자신의 의지대로 과거, 현재, 미래를 바꿔나간다. 이러한 작품들은 신적 능력을 인간이 발휘하게 하면서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에 대한 관심과 욕구를 반영한다.

뉴에이저(New Ager)들은 서로 단합된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것이 뉴에이지 운동의 일환이라고 정의하기는 힘들다. 뉴에이지라는 단어가 붙었다고 해서 무조건 어떠한 사상적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독교에 반하는 가치들을 추구하는 뉴에이지라는 사상에 대해서는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김호민 기자 kimhm@hgupress.com


자료참고: 고려대 한국학연구소 연구논문 <뉴에이지 운동의 한국 수용과 포스트모더니즘>, 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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