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M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으로 본 한국CCM의 위치와 방향성 진단

윤도현, 김범수, 박정현…. 이들의 공통점은? ‘나는 가수다’에 나오는 가수라는 것. 한가지 더 있다. 기독교인이라는 점이다. CCM가수로 알려져 있지만 가요계에서 유명한 아티스트도 있다. 소향, 김 브라이언 등이다. CCM과 가요계의 크로스 오버가 증가하고 있는 요즘, CCM의 위치를 진단해 본다.

비기독교인도 좋아하는 CCM
CCM은 컨템퍼러리 크리스천 뮤직(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의 줄임말로 현대적인 음악 스타일에 기독교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음악을 일컫는다. 20년 전만 해도 ‘가스펠 송’이나 ‘복음성가’ 라는 말로 불렸다. ‘가시나무새’로 유명한 하덕규는 CCM을 ‘예배하고, 간증하고, 교제하고 선포하며, 또한 그들의 실존에 관해서 묻고, 그리스도의 살아계심으로 대답하는 음악’이라고 정의했다. 개인의 신앙을 신에게 고백하는 수직적 의미와 개인이 개인과 나누는 수평적 의미를 함께 지닌다.

CCM은 대중적이다. 연령층과 장소에 큰 구애를 받지 않는다. 같은 CCM은 광고 음악으로도 사용됐다. 현대 음악의 흐름을 따르고 요즘 유행하는 악기와 멜로디를 사용한다. 가사와 멜로디만 좋으면 비기독교인도 큰 거부감 없이 듣는다. 마음을 울리는 가사가 있는 CCM은 복음을 전하는 좋은 통로다. CCM은 비기독교인들이 기독교의 복음과 만나는 하나의 접촉점 역할을 한다. 예배사역연구소 최지호 목사는 “동시대 사람들과의 소통에 CCM 정신이 있다”며 “젊은이들이나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머무를 수 있는 장점을 가진 교회의 콘텐츠로는 CCM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찬송가에 비해 자유롭다는 것도 CCM의 장점이다. 가사와 멜로디, 몸 동작 등으로 하나님에 대한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한다. 찬송가나 성가는 CCM에 비해 가사와 멜로디가 절제돼 있어 운신의 폭이 좁다. 전주대학교 ‘경배와 찬양’ 학과장 김문택 교수는 “젊은 청소년들이 CCM을 통해 여러 가지 모습으로 하나님과 훨씬 더 가까워졌다. 하나님께 헌신하는 젊은이들이 여러 분야를 통해 늘어났으며, 예배의 새로운 회복을 통해 한국 기독교에 좋은 영향력을 미쳤다”고 밝혔다.

CCM, 이젠 세상과 소통해야 할 때
CCM이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머물러 있어 근본적인 한계를 가진다는 견해도 있다. 문학, 미술 등 다른 예술 분야는 그렇지 않지만 유독 음악만 크리스천 음악이라는 이름이 따라다닌다. 우리학교 국제어문학부 교수이자 싱어 송 라이터(Singer-song writer)로도 활동하는 조준모 교수는 “크리스천 작가가 쓴 작품을 크리스천 소설이라고 하지 않는데 왜 유독 음악에만 CCM이란 용어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세상 음악, 교회 음악이라는 구분 없이 기독교 메시지를 담은 음악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하나님께서 주신 창작 활동의 범위를 제한하지 말고 세상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문택 교수는 “음악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는 기독교와 어떤 모양이건 연결이 된다고 생각한다. 경배와 찬양, 미술, 문학(Worship&Praise, Worship&Fine arts, Worship&Literature)등을 모두 포함하는 워십 예술(Worship art)이 존재한다”며 “음악을 활용한 찬양이 다른 분야에 비하여 조금 더 우리 일상에 친숙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다.

CCM시장의 폐쇄성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교회나 CCM사역자들이 세상에서 빛의 역할을 감당하려 하기보다 안정적인 환경에 머무르려고 하기 때문이다. 최지호 목사는 “지난 몇 년간 나온 CCM앨범을 보면 아직도 일반 음반에 비해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앨범을 만드는 것 자체가 기적일 정도로 제작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제작자와 가수가 긴 안목을 가지고 모든 사람들이 즐기고 누릴 수 있는 CCM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CCM의 역사도 20년이 넘었다. 그 당시 20대였던 청년들이 이제 40대 중년층이 되었다. 20년 전의 20대와 현재 20대의 문화는 다르지만 음악이라는 창문으로 소통할 수 있다. 세상을 향해서 한 걸음씩 발을 내딛는 한국CCM의 내일을 기대한다.


김예성 기자 kimys2@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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