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신문을 준비하면서 우연찮게 한동의 옛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발견했습니다. 95년 총장님의 머리가 완전히 까맣던 시절의 사진으로부터 시작해서 선배들이 운동장 흙바닥에서 농구를 하던 모습, 포항공대와 연계하여 육거리에서 길거리 축제를 벌였던 사진, 교수님과 선배들의 옛 모습을 보며 잠시나마 한동의 과거를 그려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방학 동안 있었던 자체 세미나에서 한 선배님을 초청해서 한동의 여러 이야기를 들었던 시간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개척자의 입장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정체성을 고민했던 선배들의 이야기는 많은 도전이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한 시간 남짓 이어지던 선배님의 결론은 이것이었습니다. “후배 여러분, 열심히 공부하십시오.”

‘공부 열심히 하는 대학교 한동대학교’ 우리 모두가 약간의 부담을 느끼면서도 자부심을 가지고 내세울 수 있는 우리학교의 수식어입니다. 하지만 이 수식어는 어쩌면 선배들만의 것일지도 모릅니다. 시험기간을 제외하곤 언제나 넉넉하게 좌석이 남아있는 오석관, “시험기간에만 잠깐 공부하면 학점은 잘 나온다”는 학우들, 하루에 다섯 시간 정도 공부한다고 답한 이웃 포항공대 새내기들. 현실에 안주하기엔 어느새 우리를 둘러싼 현실이 만만치 않음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동은 공부하는 학교입니다. 하지만 저마다의 청운의 꿈을 품고 머나먼 포항땅까지 온 이유를 생각한다면, 우리는 여기서 멈추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조그만 학교, 풍족하지 못한 학교, 역사가 짧은 학교. 이 모든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결국은 실력이라는걸,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 우리는 또 쉽게 잊어버리는 듯 합니다.

화살 같은 속도로 방학은 가버리고 어느새 서늘한 기운과 함께 가을과 가을 학기가 다가왔습니다. 가을. 어느 때보다 맑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서, 각자 가슴에 품고 있는 꿈의 색깔과 비교하기 좋은, 그런 계절입니다. 문득 하늘을 보니, 오늘따라 오석관쪽의 하늘이 더욱 푸르게 보입니다.

도병욱 편집국장 do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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