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국제지역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면서, 에프알(FR, Field Research)을 지도하는 국제어문학부 마민호 교수를 만나 우리학교 선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우리학교 선교 활동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최근 선교 활동 참여 학우가 줄어드는 현실에 아쉬움을 전했다.

Q 우리학교 학생 선교 활동이 가지는 장점은
학생 선교에 대해 전문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일반 교회도 단기 선교를 놓고 보면 그렇게 전문적이지 않다. 학생이 가지는 자체적인 한계가 크다고도 말할 수 없다. 오히려 학생들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고,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 전공 지식을 활용하는 등 대학생이기 때문에 가지는 장점으로 교수와 연합해 좋은 선교의 모델을 제시할 수 있고, 한국 선교에 중요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한국 선교의 문제점은 ‘전략적인 접근의 부재’이다. 선교라는 것은 역사성, 시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21세기 지식정보사회의 선교는 19세기 산업사회 때와는 달라야 한다. 선교 단체는 전통적인 방법으로서의 전문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지식정보사회에 걸맞은 전문성과 정보활용능력을 가진, 우리학교의 선교 자원이 훨씬 더 중요할 수도 있다.

Q 선교 활동 참여를 어려워하는 학우가 많은데
우리학교 학생들이 여러 활동에 참여하면서 바쁘다 보니 선교를 부담스러워하게 된 것 같다. 에프알에 대해서도 ‘빡세다’, ‘어렵다’는 인상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대학에 들어오면 공부를 해야 하는 것처럼, 크리스천이라면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시간을 알차게 관리한다면 학업과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대학에서의 전인적인 교육에 이러한 선교 활동도 포함되는 거라고 본다. 선교가 시간이 있는 사람들, 일부 헌신된 사람들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부담스럽다는 핑계로 지금 기회를 놓치면 나중에는 더 바쁘고, 더 시간 안 난다. 크리스천으로서 당연한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형태로든 시작하라, 한 발이라도 내디디라고 말하고 싶다. 작은 훈련이라도 시작해야 발전할 수 있으니까.

Q 선교 활동을 나가는 학우들에게 조언하신다면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정체성, 즉 아이덴티티(Identity)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학교 학생들은 주로 단기 선교를 많이 나가는데, 하나님께서 장기 선교를 장기 선교사에게 맡기시듯이 단기 선교는 ‘단기 선교사’한테 맡기시는 것이다. 선교를 나가는 학생들이 자기가 ‘선교사’라는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니까 여행객이 되고 만다. 준비 과정부터 돌아오는 과정까지 자신이 선교사라고 생각하면, 그 모든 과정이 달라질 것이다.
또 하나 기억했으면 하는 것이 선교는 자신을 위해 가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데 몇몇 학생들은 자기가 좋은 경험을 해 보러, 그 땅을 한 번 밟아본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현장을 위해서, 그 지역의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간다고 생각해야 한다. 현장중심적 사고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려면 철저한 준비가 전제돼야 한다. 준비하지 않고 가서 은혜만 받으려고 하는 태도는 좋지 않다. 은혜 받기 위한 준비 과정이 길고 힘들다는 것을 인식하고, 너무 가볍게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Q 아쉬운 점, 앞으로의 방향
우리가 ‘하나님의 대학’으로 선포한 이상, 선교적 사명 역시 우리의 중요한 의무라고 본다. 예전에는 많은 교수님과 학생들이 선교적 사명과 비전을 이해하고, 실현하려고 노력했었다. 그런데 최근 학생들이 취업 등 세상적 문제에만 관심을 갖고, 선교에 대한 의식이 낮아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학교 차원에서 선교에 대한 역할이나 비전을 정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사실 지금까지 선교 영역은 헌신된 개별 교수들이 감당해 왔다. 대학 자체에서 이를 담당할 수 있도록 구조화, 조직화돼야 하는데 이게 안 된 것이다. 우리학교에 많은 공동체가 있고, 국제지역연구소나 전문선교인연구소가 있지만 이를 아우를 만한 선교 센터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한동대가 ‘또 하나의 대학’이 아니라 ‘하나님의 대학’으로 있으려면, 세상적 기준과는 다르지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영역도 격려돼야 할 것이다. 우리학교가 대외적으로 성장하다 보니, 드러나지 않지만 본질적인 비전 사역들이 소외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아쉽다.


정리 정한비 기자 chunghb@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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