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50명 신규채용에 4천여 명 몰리기도 준비 없이 꿈만 큰 당신은 예비실업자

개교 후 줄곧 ‘대기업이 반해버린 대학’, ‘취업 잘되는 대학’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던 우리학교지만, 현재 경제 상황에서 학생들의 취업은 생각만큼 순탄치 않은 실정이다. 현재 우리학교의 취업률은 학부별로 9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이는 여타 지방사립대의 평균을 웃도는 수치이기는 하나, 한 때 현재보다 높은 취업률율을 유지했고, 개교 초부터 ‘실무인재양성’을 내세워 온 우리학교로서는 분명 아쉬운 대목이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제는 ‘늘 잘되어 오던’ 우리학교 학생들의 취업에 대해 더욱 경각심을 갖고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준비 안된 학생들, 이상적 경향에 눈만 높아져

취업문제에 있어 우리학교가 개선해야 할 부분은 크게 취업에 대한 인식의 차원과 지원 프로그램의 차원으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취업에 대한 우리학교 학우들의 현실감각이 떨어진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취업부문 주임을 맡고 있는 유기선 취업담당 주임교수(경영경제)는 “우리학교 문화 자체가 ‘온실’과 같아 학생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한 박영춘 학생처장은 “취업에 대한 현실감각 없이, 영어성적이나, 입사 서류와 면접 등에 대한 실제적인 준비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눈만 높아져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대기업에서 졸업하면 입사하는 조건으로 장학생 몇 명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해도, 학생들이 기업에 발 묶이기를 꺼려해 정원조차 채우지 못하고 기회를 놓치기 일쑤” 라며 일부 학우들의 ‘나태와 오만’을 지적하기도 했다.

취업환경 변화에도 불구, ‘오로지 대기업만!’

고용관련 조사에 따르면, 한 해 신규 채용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밖에 안 되는데, 대졸자의 30%가 대기업만을 선호한다고 한다. 유기선 교수는 “취업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직업과 진로에 대한 올바른 소명의식을 먼저 갖출 필요가 있다”면서, “크리스천의 비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등 사회적으로 높은 대우를 받는 일자리만을 선호하는 우리학생들의 ‘일류병’은 고쳐져야 할 고질병”이라고 지탄했다. 더군다나 불경기의 여파가 기업의 사원모집 규모를 축소시키고, 일부 대기업이 석, 박사 중심의 채용으로 인사정책을 전환하는 등 기업환경이 수시로 변하고 있어 더욱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하는 실정이다. 한편, 취업에 있어 속칭 ‘학교 간판’의 역할에 대해 신한증권 인사부의 이상훈 차장은 “채용에서 대학의 네임 밸류가 아주 고려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 중요도가) 많이 희석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교 간판보다 학점 등 개인의 성실도와, 조직에 잘 적응할 것인가에 대한 인성을 주로 본다”고 전하기도 했다. 신한증권의 하반기 채용에는 50명 모집에 4,130명의 지원자가 대거 몰렸다.

우리학생 도우려는 취업 클리닉, 참여율 저조로 고전

우리학교 학생 291명이 응답한 본지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6%가 취업에 관심이 많거나, 매우 많다고 답했으며, 25%가 ‘보통이다’, 18%가 ‘적다’ 와, ‘매우 적다’ 에에 답했다. 그러나 지난 12일에 취업정보실에서 8학기 이상 재학중인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클리닉(clinic) 강좌에는 대상학생 530여명 중 170여명만이 참여했으며, 그 중 신청서를 낸 사람은 92명에 불과했다. 또한 이 중 실제로 클리닉을 받기 위해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를 낸 사람은 단 3명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극심한 참여율 저조현상을 보였다. 유기선 교수는 “클리닉에 신청서를 낸 학생들을 포커스그룹(focus group)으로 모아 관리하여 성과를 내보려 하는데, 참여율이 낮고, 학생들이 개인 취업정보 설문에 제대로 응하지 않아 데이터(data) 분석이 잘 안 된다”며 아쉬워했다.

사회 속의 한동대생 ‘뚝심 없다’ 부정적 평가도

사회 진출 후에 더욱 빛을 발한다는 한동대생의 아성이 이처럼 취업에 대한 학우들의 무지와 무관심 속에 위협받고 있다. 또한 취업에 골인한 이들의 직무태도 등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소문만큼 없지는 않은 실정이다. 일례로, 유 교수는 “우리학교 학우들이 대거 입사했던 A기업의 한 인사담당자가 한동대 학생들은 끈기와 뚝심이 없고, 면접 시 서류작성을 대충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 기업에 입사한 우리학교 학우들 다수가 입사 2년 내에 이직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별 취업담당교수 지정, 취업관련 정규강좌 개설 예정

한편, 박영춘 학생처장은 “올 초 우리학교 취업전선에 이상기류가 감지되었고, 학생처 측은 취업률 상승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10월 시작된 취업 클리닉을 필두로 학부별 취업담당교수 지정 및 교육활동, 취업 관련 정규강좌 개설 등이 이번 학기 또는 다음 학기부터 신생, 강화될 취업 관련 프로그램들이다. 2005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88.8%의 높은 취업률을 보인 고려대학교의 경우, 학생들을 상대로 면접 클리닉, 이력서 작성, 이미지 메이킹, 경력관리, 모의 면접, 대화기법, 프리젠테이션, 인성,적성평가 등 공통상식에 관한 강의 및 업종별 전공강의를 진행하는 중이다. 박 학생처장도 학생처가 추진하고 있는 우리학교 취업프로그램에 대해 “현재는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점차적으로 우리학교 실정에 맞는 취업준비 프로그램을 더욱 많이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대 이름 석 자 안에서 취업 잘되는 시대는 지났다. 취업 당사자인 학생들의 철저한 준비, 교수들의 관심과 협조, 학교측의 맞춤형 프로그램 마련 등의 노력이 모아지지 않는 한 ‘취업대란 속 한동의 기적’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설아 기자 gatsby0812@naver.com
신수 기자 aquarin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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