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들은 성경을 읽으면서 안식일에 대한 하나님의 명령에 접하게 된다. 그렇지만 기독교인들은 안식일이 아닌 주일을 지킨다. 어느 것이 옳은지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안식일은 히브리어의 ‘샤바트’라는 말로 ‘휴식(休息)’이란 뜻이다. 성경 외적인 안식일의 기원은 ‘혹성 이론’과 ‘범 바빌로니아 이론’과 ‘달 축제 이론’이 있지만, 성경은 이러한 이론들을 지지하고 있지 않고 오직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창세기 1장과 2장에는 하나님의 천지창조에 대한 기록이 담겨 있는데 “하나님은 6일 동안 천지 창조 활동과 작업을 끝내시고, 제 7 일에는 안식하셨고, 그 날을 복 주사 거룩하게 하셨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주신 십계명의 네 번째 계명에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제 칠일에 쉬었음이라(출20:11)”고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 나와서 만나를 먹었을 때 하나님께서 “내일은 휴식이니 여호와께 거룩한 안식일이라”(출16:23)고 말씀하심으로 안식일은 하나님께 그 기원을 두고 있고 인류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형성된 것임을 성경은 밝히고 있다.

모세 시대에는 안식일에 불도 필 수 없었고(출35:3), 안식일을 어기면 목숨까지 잃기도 했다(출31:14: 민15:32-36). 그리고 안식일에는 특별 제사를 드리고, 할례식도 거행되었고, 하나님의 성소에서 예배를 드렸다. 그러나 후에는 안식일은 형식적인 날이 되었고, 특히 출16:29절 “안식일에는 너희는 각기 그 처소에 있고, 아무도 그 처소에서 나오지 말지니라”라는 말씀을 왜곡하면서 안식일은 사람들의 삶을 발목 잡는 역할을 하였다.

신약시대에는 안식일 문제는 예수와 유대 지도자들간의 충돌로 나타났다. 예수는 구약의 율법의 권위와 정당성을 지지하면서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마2:28)이라고 주장했고,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막2:27)는 입장을 분명히 밝힘으로 안식일의 진정한 의미를 부여했다. 즉 인간적인 필요가 안식일의 율법적 규범에 우선한다고 가르쳤다.

그런데 안식일의 주인인 예수는 십자가에 달려 죽은 후에 무덤에 장사되었고, 장사된 지 사흘 만에 부활하였는데 이 날이 바로 ‘안식 후 첫 날’(마28:1)이었다. 복음서를 보면 부활한 예수가 제자들에게 나타난 사건이 여덟 차례 있었는데 그중 여섯 번이 ‘안식 후 첫 날’ 일어났다. - ① 막달라 마리아에게 ② 향유를 붓기 위해 온 여인들에게 ③ 엠마오 도상의 두 제자들에게 ④ 베드로에게 ⑤ 도마가 없었던 열 명의 제자들에게 ⑥ 도마가 있었던 열 한 명의 제자들에게 - 그리고 부활한 예수는 제자들에게 “성령을 받으라”는 위대한 선포를 하는데 그 날이 바로 ‘안식 후 첫 날’이었다. 그리고 사도 요한이 밧모 섬에서 환상을 보고 요한 계시록을 기록할 때에 “주의 날에 내가 성령에 감동을 받았다”(계1:10)고 하였는데 ‘주의 날’은 바로 주일을 의미한다. 그래서 예수를 따르던 초대 기독교인들은 ‘안식 후 첫 날’(행20:7)을 기념하면서 하나님을 예배하게 되었는데 이 날이 바로 주일인 일요일이다. 그렇지만 교회는 일요일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주의 날’, ‘주님께 속한 날’인 주일을 지키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초대교회부터 지금까지 주일은 기독교회의 예배일로 지키고 있다.

기독교회는 주일을 지킴으로 안식일을 지키는 유대교와 구별되었다. 그러나 주일이 안식일에서 유래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예수는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했는데 안식일의 주인인 예수가 안식 후 첫 날 부활한 날을 지켜 예배함이 옳은 것이다. 신앙적으로 말한다면 안식일은 안식신앙과 창조신앙을 고백하는 것이고, 주일은 안식신앙과 창조신앙과 부활신앙을 고백하는 것으로 안식일 신앙을 완성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조종건 목사 (대전서부성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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