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한 1학년. 막 학교생활에 적응할 시점에서 나는 희한하고도 재미있는 말들을 배웠다. 예를 들면 ‘빡세다’ , 혹은 ‘말린다’ 는 표현들이 그것이다. 빡세다? 빡빡하다? 힘들다라는 의미인가? 어느새 난 이 말이 입에 붙어 쉽게 내 입 밖을 나가곤 한다. 그리고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마다 ‘빡세다’ 라는 말을 계속 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러던 중 약간만 힘들게 느껴져도 '빡세다' 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추측해 보건대 우리 학교 학생들이 타 학교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이 말을 사용하는 빈도수가 더 높을 것 같다. 어렵고 힘들 일만 마주하면 어김없이 새어 나오는 ‘빡세다’. 그러면서 점점 더 이 말의 뜻은 '너무 힘들어서 하기 싫어.' 라는 의미로 까지 내게 다가왔다.
먼저, 그러한 말들을 무분별하게 사용한 나 자신부터 반성하고 이 글을 시작하려 한다.

빡세다-[형용사] ‘힘들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
어떤 일이 힘들어 힘에 부친다는 뜻과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철저하고 빈틈이 없어 무척 하기 힘들다는 의미로 쓰인다. 주로 경상도 방언에 쓰이고 강원도에서도 쓰인다.

새 학기가 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강신청 하느라 바쁘다. 이것을 들을까 저것을 들을까 한번쯤은 고민해 보았을 것이다. 과목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후배들 혹은 그 과목에 대해 듣지 않았던 학생들은 대부분 주변친구나 선배들 혹은 방순이, 방돌이 에게 묻고 조언을 듣는다.
(수강편람을 보면서)
"형(언니)! 이 과목 어때요?" 자신이 그 과목을 어렵게 수강했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야! 그 과목 진짜 빡쎄! 할 수 있겠어? 그 과목 좀 빡쎈데, 좀 쉬운 거 들어.”
처음에는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관심을 갖게 되지만 곧 머뭇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어 그러한 말을 듣고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사례들이 상당히 존재한다. 하지만 막상 겁먹었던 것과는 달리 그 과목을 수강해 들어보면 꼭 그렇지 만은 않다는 경우가 많은 편에 속한다. 즉, 학생들이 따라가지 못할 만큼 어려운 과정은 절대 아니 라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학생들 의식 속에는 한동대학교는 과제가 많고 수업도 어려우며 타 학교가 1년 배우는 과정을 한 학기 동안 배우기 때문에 일반 학생들보다는 해야 할 일들이 더 많다는 사실이 굳건히 존재하는 것 같다. 또 그것을 자랑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일정 부분 맞는 사실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것 같이 다른 대학교 학생들은 우리만큼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일까? 이 곳을 벗어나 주변의 대학생들만 보아도 우리만큼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언어 습관이 사고 의식을 지배할 수 있다
또한 내가 문제의식을 느낀 것은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는 언어 습관이 전체의 의식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빡세다' 라는 말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함으로써 학생들의 인식 가운데 ‘힘들고 지치는 일은 나중에 하자’ 라는 의식을 형성하는데 조금은 일조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심지어 이 문제는 학업적인 면을 포함하여 나아가 '업(業)과 길(道)을 선택할 때에도 쉬운 길만을 택해 가려는 안이한 의식들을 발생시킬 수 있다. 조금만 힘들어도 무심코 내뱉는 힘없는 그 ‘말’. 그것은 우리를 격려하기 보다는 우리의 도전정신을 앗아가고 우리를 지치게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빡세다’ 라는 언어사용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무분별한 언어사용은 우리의 의식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한동인. 무차별적인 도전은 문제가 있지만 어려운 것에 도전해 보면서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정신이 한동대학교 학생들 안에 강하게 뿌리 박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속담이 있지 아니한가! No pain No gain.

정혜미(국제어문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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