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 교수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1. 문제의 제기
지난 7월 샘물교회의 의료봉사 팀 23명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에서 칸다하르 도시를 향해 가는 도중에 텔레반에 의해 인질로 피랍된 사건이 발단이 되어 한국기독교가 "교만, 독선, 이기심으로 해외 선교의 허영에 부풀어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의 의미를 살펴보면, 첫째, 절대 가치관을 부정하는 이 시대에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으며, 둘째, 희생과 고난을 마다하지 않는 한국인의 이미지를 온 세계만방에 심었고, 셋째, 한국 기독교계 뿐만 아니라 우리 한동대학교에도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선교를 해야 하는가?''라는 명제를 던져 주었다.
우리 한동대학교는 칸다하르 대학과 5년 전부터 자매결연을 하고, 방학 때마다 일 년에 두 차례씩 단기 선교 팀이 가서 그들과 교제하며 봉사를 해온 터이다. 특히 올해는 피지에서 순교한 학생들을 기념하는 10주년 특별행사로 조원철 학생처장님의 인솔 하에 총학생회 지도부 12명이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 대학에 가서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왔다. 사건 당시의 상황을 살펴보면, 한동대학팀이 겨우 몇 시간 사이에 샘물교회 청년들이 납치된 장소를 통과해서 무사하게 돌아온 것이다. 이것은 우리에게는 참으로 다행한 일이었다. 그러나 피랍된 샘물교회 청년들의 경우는 참 안타깝고 애통할 일이었다.
그런데 성경 마태복음 5장 4절은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다"고 말씀하고 있다. 그리고 44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고 예수님께서는 명령하신다. 애통한 사건에 대한 우리의 시각과 예수님의 시각이 이처럼 다르다. 서로 상반된 관점(Perspectives)으로 사건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서로 다른 관점들 사이에서 접촉점을 찾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2. 한동의 선교
한동대학교는 '하나님의 대학'이라는 깃발을 내걸고,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목표로 삼고 "Why Not Change the World?"라는 비전을 향하여 달려왔다. 그런데 "세상을 변화시키자"는 비전 속에는 "세상을 구원하자"는 '하나님의 마음'이 내재되어 있다(디모데전서 2:4). 그래서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하여 자비량으로 단기선교를 나가기 시작한 것이 방학 때마다 약 400여 명씩 참여하는 전통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예수 믿고 손해 볼 요량'이 아니면 일어날 수 없는 현상인데 우리가 예수 안에 거할 때에는 어두움(환난)이나 빛(평안)이 같은 것이 되기 때문이다(시편139:12). 이러한 이해와 믿음을 바탕으로 한동은 개교 초기부터 "배워서 남 주자"는 봉사 정신과 "학문과 신앙의 통합"이라는 전통을 세워 온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 믿고 손해 보자"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손해를 보는 할 곳으로 나서는 한동인들이 같은 문화권에 있으면 전도요, 다른 문화권에 가면 '한동선교'가 되는 것이다.

3. 맺는 말
지구의 북반구 위도 10도와 40도 사이를 선교적 용어로 10/40창이라 일컫는다. 이 10/40창에 속한 나라들이 참으로 원하는 것은 '학문과 신앙의 통합'을 지향하는 한동대학교와 같은 대학을 세워 달라는 것이다. 이들 개발도상국가에 전문지식 (지성교육)을 바르게 전수하기 위해서 우리에게는 두 개의 에너지 탱크가 붙어 있는 삼단로켓처럼 사랑(영성교육)과 섬김(인성교육)이라는 에너지 공급 탱크들이 장착되어야한다. 한동대학교는 '학문과 신앙의 통합'이라는 '교육-로케트'를 제작하여 전 세계를 향하여 쏘아 올리는 발사 기지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한동대학은 세계를 변화시킬 글로벌 크리스찬 리더들을 배출하여 세계를 짊어져야하는 책임의 중심에 서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영성, 인성, 그리고 지성훈련이 공동체 안에서 효과적으로 이루어져야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사도적 세계화'(Apostolic Globalization)를 이루어 다시 오실 주님의 길을 평탄케 하는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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