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확보에 대한 방법들 의견이 다양해

우리학교는 기독교 대학으로써 재정확보는 어떤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하나? 실제로 이에 대해 교수들뿐만 아니라 전 학교 구성원들이 다양한 입장을 많이 보이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학교의 모습이다. 탄생 10년을 넘어선 우리학교에 이제 재정확보와 정체성 사이의 긴장관계에 대해 고민해보자.

정체성과 재정확보에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의문을 품는 학우들이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한윤식 교수(전산전자)는 “학문적 수월성을 갖춘 기독교적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교수대 학생비율이 결정적인 요소이다. 따라서 재정확보 없이 이런 기독교적 정체성 유지가 쉽지 않으나, 또한 우리학교가 기독교대학으로써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면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소스가 제한된다”며 “재정을 지원할 때, 일반적으로 학교의 방향성을 요구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종배 교수(생명식품)는 우리학교 재정확보에 대해 “재단이사의 역할을 총장 혼자 감당하기에 너무 벅찬 일이다”며 “학교구성원 모두가 함께 고민해 재정확보에 대한 방향과 대책을 다시 세워야 한다. 이러기 위해선 의사결정구조를 바꾸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김종배 교수는 재정확보에 대한 방법으로 특정조직이나 기관에 의존하는 것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앞으로의 우리학교는 졸업생이 사회에 나가서 자리를 잡고 그들이 키울 것이다. 우리학교 학생들은 그러한 저력이 있다고 믿는다”고 더했다.

한윤식 교수는 “대가 없는 돈은 없으므로 재정확보 시 신중해야 한다”며 “교회나 그리스도인 개인이 주는 후원금은 ‘하나님 나라의 건설을 위한 인재의 양성’이라는 대가를 요구하므로 우리학교의 방향에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재정을 확보하기 위하여는 '기독교대학으로서의 정체성 강화'가 그 비결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그렇다면 재정확보를 위해 국가기관에 사업서를 제출하고 예산을 받는 일은 어떠한가? 한동신문사는 이에 대해 지난 29일부터 31일까지 939명의 학우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사업목적이 우리학교 정체성이나 방향을 침범하지 않는 한도라면 받아야 한다”가 66%(622명)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재정이 많아지므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받아야 한다”가 30%(282명)인 반면, “교회후원금, 갈대상자 등 순수 후원금으로 재정을 확보해야 한다”는 1%(12명)에 그쳤다. 그 외 기타의견(3%)으로는 “받을 수 있을 만큼 받고 제대로 쓰자”, “연구목적의 대학이 아니라면 안받아도 상관없겠지” 등이 있었다.

김종배 교수는 사업서 제출을 통한 재정확보에 대해 “적극적으로 제출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제양규 교수(기계제어)는 “사업서 제출로 재정을 확보해서 정체성을 버린다던지, 정체성을 위해 사업서를 제출 안 한다는 등 극단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며 “2~3개 학부가 재정을 지원받으면 결국 다른 학부도 간접적으로 도움을 받게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빛나 학생회장은 “누리사업 같은 국가 보조를 받게 되면, 학교운영에 제한이 가해진다”며 “갈대상자 운동의 의미를 더욱 강조하고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갈대상자 재학생 1구좌이상 갖기 운동은 우리학교를 우리 손으로 일구자는 취지가 있다”며 “재학시절부터 후원을 하면 졸업 후에도 구좌를 늘려가면 지속적인 후원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판단한다”고 갈대상자로 모인 재정의 중요성을 전했다.

한동은 가난하다. 지난 10년 동안 학교의 전 구성원들은 그것을 인정하고 인내하고 기도했다. 세상이 우리를 원하는 일은 반갑지만 우리학교 방향에 대한 참견은 싫다. 해답도 없고 옳고 그름도 분명하지 않는 선택, 그 선택의 기로에서 학교 구성원들의 나눔과 기도가 더욱 필요하다.

진영균 기자 rbsrj@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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