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거와 재재선거의 연속

학생 정치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누군가에게는 학생 정치라는 단어가 설레고 굳은 결의를 주는 단어일 것이고, 또 누구에게는 어렵고 무겁기만 단어일 것이다.정치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특이한 특징이 있다.

 

정치는 너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막상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못 한다. 학생이라는 애매한 신분을 가지고 있을 때 이는 더 심해진다.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누군가는 할 것이라는 만연한 생각이 더 쉽게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서지 않은 만큼 참여하는가. 이에 대한 답은 매 학기 말 혹은 학기 초에 이뤄지는 학부 대표, RC 대표 심지어는 총학생회 투표를 촉구하는 카카오톡 메시지, 학생 커뮤니티(에브리타임) 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한동대학교의 학생 정치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

 

RC 대표단 입후보자 등록

2022년 11월 2일 중앙선거위원회(이하 중선관위)는 히즈넷 공지(73617)를 통해 2023년도 RC 대표단 모집을 공고했다. 후보자 등록 기간은 공지를 올린 바로 다음 날인 11월 3일부터 11월 11일 20:00까지였다. 선거 일시는 RC 선거 세칙 31조 1항에 따라 종강 2주 전인 2022년 11월28일, 14주 차에 치러지는 것으로 공지되었다.

 

2022년 11월 16일 중선관위는 RC 대표단 선거 입후보 현황을 히즈넷 공지(73875)를 통해 알렸다. RC 총 6개 중 토레이RC 와 손양원RC 입후보 후보 자체가 없었다. 이에 중선관위는 11월 18일까지 공지를 업로드 한 16일 기준 이틀을 더 연장하여 18일까지를 입후보 등록 기간이라고 정했다. 이러한 상황은 2021년에도 반복됐었다. 2021년 RC 대표단 모집 당시에도 토레이RC, 손양원RC, 카이퍼RC의 대표단 입후보가 나오지 않아 입후보 등록 기간을 더 연장했다.

 

하지만 11월 19일까지도 손양원RC의 대표단 입후보가 등록되지 않아 중선관위는 입후보 등록 기간을 2023년으로 연장하였다.

 

RC대표단 선거

2022년 11월 28일을 중선관위는 히즈넷 공지(74047)를 통해 손양원 RC를 제외한 RC 대표단 선거 링크를 안내하고 학생들이 선거 참여를 독려했다. 그뿐만 아니라 각 RC 단톡에서도 투표 링크를 공유하며 선거 참여를 유도하고 있었다. 선거는 RC 선거 세칙에 따라 11월 28일 09시부터 21시까지로 총 12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하지만 투표 진행 결과 열송학사RC 40.51%▲ 카이퍼RC 41.52%▲ 토레이RC 37.39%▲ 카마이클RC 23.67%▲장기려RC 50.41%로 실시 된 다섯 개의 RC 중 4개의 RC의 대표단 투표율이 50%가 넘지 않았다. 중선관위는 RC 세칙 제7장 제31조(투표일과 시간)(V)3항 그리고 제10장(재선거) 2항에 따라 하루 더 연장 투표하여 11월 29일 화요일 09시부터 21시까지 재선거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RC 대표단 선거는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선거 링크를 접속해서 간단히 본인인증 후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RC 대표단의 경우 모두 단일 후보가 등록되었음으로 선거 링크 접속 후 선거까지는 5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라는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아 재선거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학부 대표단

2022년 11월 29일 중선관위는 히즈넷 공지(74096)를 통해 23-1학기 학부 선거 일정 및 진행에 대해 공지하였다.

 

▲ 23-1 학부 선거 일정
▲ 23-1 학부 선거 일정

학부선거결과

국제어문학부의 경우 일정표대로 종강총회 현장에서 후보자를 등록받아 국제지역학 대의원 2명, 영어전공 대의원 2명을 선출했다. 하지만 대표와 부대표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 경영경제학부의 경우 국제어문학부와 같게 12월 1일에 선거가 진행되었고 대표와 부대표가 선출되었다.

콘텐츠 융합디자인학부의 경우 12월 1일 이뤄진 선거에서 3학년 여자 대의원 후보가 당선 되었을 뿐 대표, 부대표를 포함한 대의원 3명을 뽑히지 않았다. 공간시스템학부의 경우 12월 2일에 대표와 남자 대의원이 당선되었다. 이 학부 또한 부대표를 포함한 다른 대의원을 후보가 없어 선거가 이뤄지지 않는다. 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의 경우 유일하게 12월 1일에 대표, 부대표를 포함한 모든 대의원이 선출되었다. 기계제어공학부의 경우 12월 2일에 대표, 부대표, 대의원 2명이 선출되었으나 대의원 1석에 대한 후보자가 없는 관계로 선출되지 못했다. ICT창업학부의 경우 대의원 없이 대표와 부대표만 선출하며 12월 5일 대표와 부대표가 모두 선출되었다. 생명과학부의 경우 12월5일 대표와 부대표가 선출되었고 나머지 대의원 2명은 후보군이 없어 선출되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대의원을 뽑지 않는 ICT 창업학부와 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를 제외한 모든 학부가 예정된 직책을 뽑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어문학부, 콘텐츠융합디자인학부, 공간환경시스템 학부의 경우 대표 혹은 부대표가 선출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커뮤니케이션학부, 법학부, 전산전자공학부의 경우 2022년에 학기 말에 선출된 직책이 없는 관계로 대표 혹은 부대표가 뽑히지 않은 학부와 함께 3월 3일 재선거를 실시했다. 재선거를 위한 입후보자 후보는 2월 24일 18:00까지 받았다.

 

그런데도 재재선거가 치러졌다. 재선거에 대한 히즈넷 공지 이후에도 법학부 부대표, 국제어문학부 대표 후보가 나오지 않았고 결국 중선관위는 3월 15일 히즈넷 공지(75268)를 통해 전례 없는 재재선거에 대해 공지해야 했다. 다행히 3월 24일 4주 차 금요일 재재선거를 통해 법학부 부대표와 국제어문학부 대표가 선출되었다.

 

총동아리연합회

 

“2023년도도 작년과 같이 임시집행부로 시작되었지만 추후 원활한 정집행위원회의 활동을 위해 국장을 먼저 모집하고 있습니다.”

 

2023년 1월 6일 제28대 총동아리연합회(이하 총동연)은 히즈넷 공지(74500)를 통해 국장 리쿠르팅 일정을 공고했다. 하지만 입후보자가 나오지 않았고 2월 6일 중선관위는 재선거를 위한 입후보자 모집 일정을 히즈넷을 통해 알렸다. 총동연 국장 재선거 입후보 일정은 2월 6일부터 2월 15일 20:00까지이다.

 

총동연 국장 재선거 입후보 마감 하루 전인 2월14일 ‘제29대 총동아리연합회를 위해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히즈넷 공지(74719)를 통해 업로드되었다. 글의 저자는 총동연 임시집행위 회장 김하은 씨였다. 김하은 학우는 공지를 올리는 2월 14일 당시까지도 입후보가 나오지 않았으며 후보자가 나오지 아니하여도 현재 남아있는 임시집행위원회 또한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2월 26일에 해산함을 알렸다.

 

총동아리연합회 집행위원회가 구성될 수 있도록 제29대 총동아리연합회 회장단 재선거에 관심 가져 주시기를 간곡하게 요청드립니다.”

 

이에 덧붙여 김하은 씨는 총동연는 교내 동아리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지원 및 행정업무를 총괄하기 위하여 없어서는 안 될 학생기구이며, 계속해서 후보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한동의 문화를 만들어준 동아리 운영에 있어서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국장 입후보자가 모집되지 않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이후 중선관위는 재선거 입후보 모집 시간을 3월 2일 20시로 연장하였으며 해당 기간 동안 입후보자가 등록되었으나 국장 입후보 등록을 위해 갖춰야 할 서류 중 하나가 준비되지 않아 중선관위에 의해 입후보자 등록이 불허되었다. 이에 중선관위 구정모 부위원장은 명확한 선거의 진행과 회칙을 위반하는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총동연 국장은 공석인 상태로 학기가 시작되었다. 28대 총학생회(With)는 전체학생대표자 회의에 ‘총학생회 중앙집행위원회의 총동아리연합회 업무 인계 승인’ 안건을 내놓았고 찬성 19 반대 0 기권 1로 해당 안건이 가결되었다.

 

RC 대표, 학부 대표, 총동아리연합회 국장이 선출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섬기는 자도 함께하는 자 없는 한동의 실태를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섬김의 자리에 나온 법학부 부대표 정주영 학우와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학부 대표 이지현 학우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소감을 들어보았다.

 

법학부 부대표 정주영

Q. 학부 대표에 나오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 설명해주세요.

 

3학년이 되면서 학부에 좀 더 적극적으로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후보로 등록하는 데까지 망설임이 컸지만 대표도 선출된 마당에 부대표가 공석이어서 출마를 하게 되었습니다.

Q. 현재 당선 된 학부에 대표가 왜 계속 안 나오는 것 같나요?

 

우선 학부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법학부 특성상 공부해야 할 양이 많아 학업에 지장이 가지 않고 전념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런 것 같습니다.

 

Q. 현재 당선된 학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주세요!

 

헌신하고픈 마음에 출마하였고 뽑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 개인으로는 부족하지만 든든한 우리 법학부 임원, 대표와 함께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부대표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커뮤니케이션 대표 이지현

Q. 학부 대표에 나오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 설명해주세요.

 

가장 큰 계기는 커뮤니케이션학부를 사랑해서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커뮤니케이션은 어릴 때부터 정말 배우고 싶고 꿈꿔왔던 전공입니다. 하지만 막상 지난 학교 생활을 돌아보니 제가 사랑하는 학부를 위해 진심을 다해서 시간을 쏟은 적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얼마 남지 않은 대학생활에서 우리 학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일까 고민했고, 학부대표가 공석이라는 소식을 듣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학부를 위해 봉사하자는 생각으로 지원했지만, 대표직을 하면서 오히려 여러 가지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업무 전반을 알아가고 있기도 하고, 학부생분들과 소통할 기회를 통해 책임감도 함께 배워 나가고 있어요. 학부 행사를 기획할 때마다 뿌듯함에 대표직에 지원하기를 잘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Q. 현재 당선 된 학부에 대표가 왜 계속 안 나오는 것 같나요?

많은 학부생분들이 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지만, 망설임도 조금씩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업무 강도를 예상하지 못해서 대표 지원을 꺼리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해야 되는 일들을 잘 몰라서 주저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임원단을 소개하는 카드뉴스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한동대학교는 전공생들보다는 팀원들끼리의 결속력이 높잖아요. 대표가 되었을 때 한 학기 함께 일할 임원단을 꾸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임원단 모집이 잘 되지 않았을 때, 그만큼 일인당 배정되는 업무량도 많아질 것이라 그 부분에 대한 걱정도 있을 것 같아요.

 

Q. 현재 당선된 학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주세요.

 

커뮤니케이션학부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대표로 섬기고 있는 이지현입니다.학부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덕분에 학부가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다른 학부보다 대표직이 늦게 선출되어 미숙한 부분이 많지만, 학부생 여러분들께서 깊은 관심을 보내 주신 덕에 많이 배워가고 있습니다.

학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스스럼없이 임원단 측으로 의견 나누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분의 피드백을 통해서 저희도 성장하고, 학부생분들께 더 와닿는 사업들을 많이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이번 학기 계획 중인 사업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항상 학부생 여러분께 실질적인 도움이 될 사업들을 운영하려 노력하겠습니다. 학부생 여러분들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앞으로의 사업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4월이 되었습니다. 포근해진 날씨처럼 커뮤니케이션학부생 여러분들께 언제나 따뜻한 일들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두 당선인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맡은 자리가 여전히 많이 부담스럽지만 그런데도 섬김의 자리에 나와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이 잘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생 정치는 곧 섬김의 영역이다. 그 자리가 무겁고 힘듦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섬김은 결국 모두의 영역이며 학생과 학생이 마주하는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섬김은 일방적인 것이 아닌 서로를 향한 것이어야 한다. 조금 더 건강한 섬김 문화와 학생 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는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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