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구조개혁을 당겨올 누리사업

누리사업은 한 지역의 산업이 경쟁력 있는 것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업체와 대학교, 산업육성기반, 금융 지원 시스템이 함께 발전을 해야 그 지역의 산업이 발전을 한다는 ‘산업 클러스터 이론’에 바탕을 두고 진행되었다. 지금까지는 대기업, 서울 중심으로 발전해 왔던 산업을 지역 개발 될 수 있도록 그 지역의 전략 사업을 정하여 전략사업에 맞는 기술이나 인재를 제공하는 대학교를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이 사업에 우리학교도 지원했지만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시게 되었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사업 특성에 따른 다양한 규모의 사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대형, 중형, 소형 사업으로 구분을 했다. 그리고 공고문에 대형 사업은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에 의한 광역시?도별 지역발전계획과 반드시 연계되어야 한다고 발표를 했다. 하지만 중형 이하의 사업에 대해서는 지역 산업?경제의 기반을 이루는 인문, 사회, 자연과학, 공학 등 전 학문분야의 인적자원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선정하겠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에 우리학교 사업추진위원회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학부를 대상으로 우리학교 고유의 특색인 전인교육과 관련된 ‘21세기 기업이 바라는 Glocal Leader 양성사업’이라는 제목으로 제출했다. 심사에 필요한 서류 작성을 담당했던 제양규 교수는 “정부에서 요구하는 누리 사업이 ‘대형 사업은 미리 선정된 개별 전략 산업별로 지원해야 하지만, 중형사업 이하는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고, 그 대학의 특색에 맞게 참신한 아이디어로 지원하면 채택할 수 있다’고 이해했다. 하지만 중형사업 또한 특정한 한 개의 개별 산업에 관련되어 있지 않으면 채택되지 않았다. 이것은 지역발전을 이해하는 교육부와의 근본 패러다임의 차이였다”라고 탈락의 원인을 밝혔다.

누리사업 결과에 대하여 김영길 총장은 “우리학교가 누리사업에서 탈락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건대, 오히려 잘 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누리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학교의 예산이 한군데에 집중되어 타 학부와의 균형 발전을 이루기 어려우며 기타 연계전공의 학생들에게는 예산을 지원할 수 없는 등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고 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하여 김재홍 교수는 “채택이 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한 것이다. 지금 그렇게 말하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며 “누리사업 탈락을 하나의 신호로 받아 드려야 한다. 우리가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지만, 내실이 없다는 진단이며, 우리가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해왔던 것의 한계라고 받아들여야 한다. 누리사업에 떨어졌다고 해서 당장 우리학교가 위기를 맞는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학교가 삼류 지방 대학으로 남을 것이 아니라 경쟁력이 있고, 발전적인 대학이 되기를 원하는 것이라면 이번 누리사업 탈락이 가지는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특단의 조치를 마련 해야 한다.”고 뜻을 밝혔다.

누리사업 탈락 이후 학교측에서 제시한 당장의 대응 방안은 ‘긴축정책’이다. 배건웅 기획처장은 “누리사업에 채택되어 30억 원 가량을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실제 학교 살림에 도움이 되는 돈은 5-6억 원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이번 누리사업에 채택되지 않아서 받지 못하는 지원금 때문에 학교가 위태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긴축정책으로 인해 필요한 곳에 돈을 쓰지 못하는 일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의 목소리에 “돈을 써야 할 곳에 돈을 쓰지 못하는 일은 없다. 학교 발전에 필요한 돈을 쓰지 못할 일은 없을 것이다”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대학구조개혁의 도구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이번 누리사업은 돈을 주되 국가에서 원하는 요건을 충족시키는 대학에 우선 지원하여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학은 자연 도태하도록 하는 의도가 저변에 깔려있다. 누리사업에 탈락한 우리학교는 당장에 통, 폐합을 해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에 처해있는 것은 아니지만, 누리사업을 통해 강화된 역량을 지닌 다른 지방대학에 뒤쳐지지 않는 경쟁력이 있는 대학으로 발전해 나가는 데는 영향을 줄 것이다.

우리는 현재에 안주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참된 인간성과 창조적 지성을 갖춘 지도적 인재를 양성하는 목적을 가진 학교’가 되려면 가야 할 길이 멀다. 대학으로서 뛰어난 학교가 ‘탈락은 곧 자연도태’라는 인식이 확산되어 있는 가운데 앞으로 우리학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우리 모두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권애경 기자 coricori040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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