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현지에서의 사역
교환학생들의 이야기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믿음의 사람들이 인내력과 체력을 지켜 나가길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이미 3개월을 넘어 지속되는 전쟁 속에서 사람들을 돕기 위해 꿋꿋이 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채드 위비 선교사)

지난 5월 10일, GMI(Global Mission Institute)가 주최한 우크라이나 특별 포럼에서 우크라이나 현지인 사역자와 그들의 자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의 자녀들은 현재 위튼대학교 교환학생으로 한동대에 와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목숨의 위협을 받는 사람들의 상황을 가까이서 돕고 있는 채드 위비(Chad Wiebe)와 리아나 위비(Leanna Wiebe) 선교사는 그들의 사역을 소개하며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소식들이 우리에게는 뉴스에 등장하는 정치적 이슈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전쟁이라는 참극 속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위비 선교사 부부는 먼 땅에 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우크라이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라 말했다.

그들의 자녀인 앤 위비(Anne Wiebe)는 친구인 조리 맥(Jorie Mack)과 함께 미국 위튼대학교(Wheaton College)의 교환학생으로 한동대학교에서 한 학기동안 생활하고 있다. 조리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한 논문을 작성하였고, 앤은 여러 포럼과 기도회에 우크라이나에서의 경험을 나눴다.

 

우크라이나의 상황

2022년 2월 24일 현지 시간 오전 4시 50분경,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공세를 개시하며 침공을 시작하였다.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일방적인 침공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 평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근본적 원인에 대하여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의 *동진이 주된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미국∙유럽연합 사이의 대립 속에서 지정학적 요충지로서 자리잡고 있다. 자국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반대해 왔지만,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천명하며 러시아의 침공이 야기되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민간인에 대한 러시아 점령군의 무차별 포격과 잔혹행위들은 정당화할 수 없는 반인륜적인 전쟁 범죄이다. 우크라이나와 유엔 총회는 러시아에 민간인 보호와 인도주의적 접근을 요구하며 합의를 모색하고 있다.

 

사상자∙난민의 증가

유엔(UN) 인권 고등판무관 사무소에 따르면 5월 17일까지 민간인 사상자는 7814명으로 이 중 3752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실제 사상자는 더 많을 것이라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잠재적인 죽음의 위험에 처해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1960년대 이후 현대 역사상 여섯 번째로 큰 난민 위기를 낳았다. 우크라이나에서 62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탈출했으며, 800만명 이상의 우크라이나인들이 피난을 떠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빠른 강제 인구 이동이다.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통계의 수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전쟁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한동대학교 채플 별관에서 진행된 우크라이나 특별 포럼에서 정치적 뉴스와 통계로는 알 수 없었던 생존한 사람들이 처한 상황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포럼은 조리의 우크라이나 상황 브리핑으로 시작하여, 앤의 우크라이나에서의 경험과 삶, 그리고 위비 선교사 부부의 사역이 소개되었다. 미국인 아버지와 우크라이나인 어머니, 그리고 동생들과 함께 우크라이나에서 자란 앤은, 폐허가 되어버린 학교와 건물의 사진을 보여주며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앤의 친척들이 사는 항구도시 오데사(Odessa)까지 러시아가 진격해 왔다. 러시아군이 퇴각한 후 수백구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된 부차(Bucha)에 살던 앤의 친구들 지난 두달동안 교회 지하실을 방공호로 삼아 지내고 있. 나아가 앤은 뉴스에서 본 사진들과 영상들 속에서, 초등학교 시절 자신의 운전수였던 분이 “길거리에 늘어선 시체들 속에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며 “우크라이나의 여러 도시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하윤 PD kimhy@hgupress.com]
[▲김하윤 PD kimhy@hgupress.com]

 

 

현지에서의 사역

폴란드에서 사역하고 있는 채드와 리아나 선교사는, 온라인으로 포럼에 참석하여 소식을 전했다. 그들은 국경에 근접한 곳에서 구호 물품을 우크라이나 내부로 전달하는 일과,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는 사람들, 그리고 떠나온 난민들을 위한 사역을 병행하며 전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 절망적인 상황에도 채드는 “주님의 일하심을 교회의 사역을 통해 경험하고 있다. 교회가 팔을 뻗어 사람들의 피난처가 되어줌으로써 희망의 다리가 되고 있다”라며 희망의 메세지를 전했다.

 

  1. 폴란드에서 보내는 구호 물품

현재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탈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매일 포격이 가해지고 식량과 물 부족이 발생하고 있으며, 몇몇 도시들에 대한 군사적 점령도 있습니다.” (리아나 위비 선교사)

폴란드 교회는 모금활동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돈을 후원하거나 생필품을 모아 만든 패키지 또는 *팔레트를 전달하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리아나는 “우크라이나를 떠나지 않고 서부로 이주한 많은 가족들은 돈이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매달 버는 월급으로 가족을 먹여 살리는 가족들은 전쟁으로 인해 직장을 떠나게 되며 어린 아이들을 돌볼 수 없게 되었다. 폴란드 교회는 아직까지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는 지역에 돈을 모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전쟁이 시작된 지 약 2주 반이 지난 시점에서, 채드는 우크라이나 현지 목사에게 “우리는 전기가 없고, 가스도 없고, 요리를 할 수 있는 어떤 수단도 없기 때문에 교회 밖의 불을 이용해 식사를 만들고 있다”라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마을에서 살 수 있는 음식이 없기 때문에 지금 당장 돈을 보내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채드는 더 많은 양의 음식과 생필품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채드는 재난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구호물품들을 지원하고자 전문가들과 함께 필요한 음식의 종류와 칼로리를 계산하고 분배하여, 하나에 800에서 1000 달러에 달하는 팔레트를 32개 가량 우크라이나에 사람들에게 전달했다

 

  1.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사역

우크라이나에 남은 사람 중에 안전한 곳으로 피난을 가고자 하는 사람도 있지만,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마을을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리아나는 “저축한 돈이 없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삶을 시작하기 어렵거나, 집에서 보살펴야 하는 동물들이 있다는 등의 다양한 이유로 집을 떠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라며, “많은 목사님들이 마을들을 방문하여 물품과 함께 복음도 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 남은 사람들에게 물품을 전달하고 피난을 돕는 과정에서 이동수단은 매우 중요하다. 채드는 “우크라이나 사람들 중 3분의 2가 바퀴를 타고 있다”라며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와 같은 이웃 나라들로 사람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트럭과 밴을 이용해 국경을 넘고, 물품을 전달한다”라고 말했다. 후원금과 기부를 통해 이동수단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 수가 수요에 비해 부족하며 공격 위험이 있고, 차량을 수리할 비용도 필요하다.

이 시간에도 민간인들을 구하고자 국경 너머 들판을 가로질러 운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채드는 “이동 중에 차량이 총에 맞거나 탱크를 들이받은 적도 있었다”라고 말하며, “이러한 사고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죽지 않은 것을 주님께 감사한다”라고 전했다.

[▲김하윤 PD kimhy@hgupress.com]
[▲김하윤 PD kimhy@hgupress.com]

 

 

  1. 난민들을 위한 사역

폴란드에 입국한 우크라이나 난민이 300만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다른 나라에 비해 폴란드는 가장 많은 수의 난민을 받고 있다. 폴란드를 거쳐 독일,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주변국가로 이동하는 난민들도 있지만, 폴란드에 남기로 한 난민들과 새로 유입되는 난민들이 넘쳐나고 있기에 그 수를 감당하기가 버거워지고 있다. 대부분의 교회는 난민들을 위해 그들에게 문을 열고 지낼 수 있는 공간과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리아나는 “교회에는 아파트나 집처럼 여분의 공간이 없기 때문에, 공간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매트리스를 놓는다”라고 말하며 “30명 정도 예배하던 작은 교회에서 250명 정도의 사람들이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나아가 채드는 “북폴란드 지역의 교회에서는 매주 100에서 150명의 새로운 난민들이 들어오고 있고, 그 수가 감당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란드에서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서류작업을 보조하고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며 난민들을 돕고 있다. 교회에서는 아이들과 여성들의 심리적 치료를 위한 사역 또한 감당중이다.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하는 11가지 방법

채드는 “전쟁이 시작된 지 3개월이 지나가며, 우크라이나 난민들과 그들을 돕는 사역자들 또한 지쳐가고 있다”라고 전하며 한동대에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어느 날 저녁, 키예프에서 일하는 한 목사님과 말씀을 나누던 중, 우리는 그의 목소리를 통해 그가 지쳐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지쳐가는 상황 가운데,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기도하는 많은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이야기를 듣던 그 목사님은 그들의 기도가 우리의 철옹성과도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여러분의 기도가 우리를 보호하고 힘이 되어준다는 것입니다.” (채드 위비 선교사)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하는 11가지 방법, 출처: SEND]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하는 11가지 방법, 출처: SEND]

 

 

교환학생의 이야기

위튼대학교의 교환학생인 앤 위비(Anne Wiebe, 20)는, 토목 공학과3학년이다. 앤은 여러 문화에 관심이 많으며, 전세계에 기반시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글로벌 엔지니어링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앤은, 교환학생으로 갈 대학교를 찾던 중에 한동대가 위튼대학교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을 알았다. 더욱이 자신과 같은 전공생이 한동대에 교환학생으로 간 전례가 있고, 듣고자 하는 수업 또한 일치했기 때문에 한동대학교를 선택했다. 그러나 앤이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오자마자,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앤은 “우크라이나에 있는 부모님과 미국에 있는 여동생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무력감을 느낄 때도 있지만, 한동대학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공유하고 기도를 부탁하며 힘을 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앤은 한동국제 ISD 화해중재원 포럼, GMI 우크라이나 특별 포럼, 선교축제 기도회 등 여러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에서의 경험과 부모님의 사역을 소개해 왔다. 그는 “여러 번 발표를 하며 익숙해지긴 했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마음 아픈 이야기들을 나누며 많은 용기와 필요했다”라고 밝혔다.

앤은 한동대학교에서 생활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선교 축제였다고 말하며, Global Worship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해 한국학생들과 국제학생들이 함께 열정적으로 기도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대학사회의 반응이 내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말하며, 여전히 금전적인 지원과 영적인 지원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도움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나아가, 앤은 처음 한국에 처음 생활하며, 언어적인 어려움과 같은 불편함이 있었지만, 자신이“무언가를 필요로 할 때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항상 한 명 이상이 있었다”라며 생활하는데 큰 어려움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리 맥(Jorie Mack, 20)은 22-1학기 위튼대학교의 교환학생이다. 그는 국제관계학과 3학년으로, 앤과 함께 한동대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다. 조리는 미래에 국제 변호사가 되어, 형법 혹은 인권과 관련된 일을 하고자 한다. 그는 한 교수님의 추천과 매력적인 법학부 수업에 이끌려 한동대학교로 오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조리는 앤 곁에서 우크라이나 관련 행사들에 참석하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작성한 논문과 조사를 바탕으로 사태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통계들을 소개했다. 조리는 논문에서 국제법 체계, 인도주의 단체, 정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발생한 인권침해와 국제 인도주의법 위반 사례들에 어떻게 개입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조리는 한동대학교에서의 생활이 마치 “세발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 같다”라고 말하며, 언어의 장벽과 문화적 차이로 인해 자신감이 떨어질 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사용할 수 있고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리는 “UIL 전공설명회의 바베큐에서 보낸 시간이 정말 즐거웠다”라고 말했다. 그는 “교환학생으로서 전공설명회에 참석하는 것을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한 교수님의 초대를 받아,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또한 조리는 “한국학생들과 국제학생들이 모여 밤 늦게까지 배구를 즐긴다”라고 하며, 사람들과 교류하며 힘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선교기금 증정식, 제공: 원재천 교수]
[▲우크라이나 선교기금 증정식, 제공: 원재천 교수]

 

미션 네트워크
채드와 리아나 위비 선교사는 “지난 30년 동안 우크라이나에 교회와 신학교를 세우며 구축한 넓은 네트워크를 통해 여러 사역자들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일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동대에서도 원재천 교수님팀에서, 정승훈 팀장의 인도 아래 학생 경매를 하여 그 수익금을 위비 선교사 부부에게 기증하였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머무르고 있는 가정과 전쟁으로 고아가 된 아이들을 돌보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사용될 예정이다. 비록 학생이지만 앤과 조리는 자신의 위치에서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알리고 있으며, 이에 대학사회는 반응하고 있다. 수천명의 사람들이 죽어가고 집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평화를 되찾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 전쟁 속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과 마음으로 연대하여 각자의 자리에서 뻗는 도움의 손길이,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닿기를 기도한다.

 

*동진: 민족이나 부대, 세력 따위가 동쪽으로 나아감.

*팔레트: 화물을 쌓는 틀이나 대. 지게차로 하역 작업을 할 때에 쓴다.

 

정예원 기자 jungyw@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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