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변현승 기자 byeonhs@hgupress.com

 

삶이 한없이 가볍던 유년 시절, 문득 날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다.

 

바람이 부는대로, 발 밑에서 기어가는 개미가 가는대로 따라갈정도로 마음의 추가 가벼웠을 때다.

 

15층 창가에서 우산을 쓰고 뛰어내리면 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잘못되면 죽을 수도 있다는 현실과 타협 할 수 있는 정도의 의식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타협해야할 수많은 상황 속에서 현실의 무게를 그대로 느끼고 있다.

 

흔들리지 않는 신념으로 중심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책임져야 할 상황들을 단 한번도 외면하지 않았던 덕분이다.

 

마음 속 한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못하도록 하는 무거운 추가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문득 날고 싶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삶의 무게를 가늠할 수 없을 때, 한없이 가벼워지고 싶다.

 

바람을 따라 살랑이던 풀잎 같던 마음의 한 때, 이미 날고 있었음을 이제야 실감한다. ⠀⠀⠀⠀⠀⠀⠀⠀⠀ ⠀⠀⠀⠀⠀ ⠀⠀⠀⠀⠀⠀⠀⠀⠀⠀⠀ ⠀⠀⠀⠀⠀⠀⠀⠀⠀⠀⠀⠀⠀⠀⠀ ⠀⠀⠀⠀⠀⠀⠀⠀⠀⠀⠀⠀⠀⠀⠀⠀ ⠀⠀⠀⠀⠀⠀⠀⠀⠀⠀⠀⠀⠀⠀⠀⠀ ⠀ ⠀ ’지금 네 나이면 못할 게 없다는 어른들의 말처럼, 언젠가 지금 이 순간도 날고 있었던 나를 기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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