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에 들어갈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은 제목처럼 ‘우당탕탕’이었다. 특히, 이번 270호 지면에 실린 두 편의 기사 중 ‘일회용품 없는 삶 가능할까?’를 작성하는 과정은 정말 다사다난했다. 270호 아이템 회의가 끝나고 난 후 나의 기획서를 본 기자들의 반응이 범상치 않았다. “왼쪽면에는 기획기사를, 오른쪽면에는 르포를 작성할 것이고요, 오른쪽면에 들어갈 기사는 제가 직접 일회용품 없이 사는 삶을 살아보고 직접 작성해볼 것입니다!”아이템 회의 때 했던 이 말이 엄청난 고생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회의 이후, 편집국장님이 나에게 찾아와서 “괜찮겠어?”라는 말을 했을 때 직감했다. 이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5월 15일부터 19일, 총 5일간 진행된 NO 일회용품 챌린지(일회용품 없는 삶 살기)를 진행했다. 이를 진행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일회용품의 종류와 범위를 조사하면서 ‘생각보다 일회용품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물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던, 진짜 없으면 안될 것 같은 것들도 죄다 일회용품이라는 걸 알고 잘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정말이지 예상대로 챌린지는 고난의 시작이었다. 매점과 편의점을 못가는 것은 물론, 교내 음식점에서도 일회용품이 나오는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빨간너구리의 컵밥은 일회용품으로 포장된 소스가 나와서 먹을 수 없었고, 버거킹에선 햄버거를 감싸는 종이가 일회용품이었다. 이뿐만이었을까, 빨간너구리의 토스트, 팜스발리의 피자도 일회용품 포장이다. 학관에서 부식으로 나오는 김이 일회용품 포장이라 못먹는 그 순간은 정말이지 현타가 세게 왔다..

 

한번은 이성의 끈을 놓고 치킨을 시켰다. 치킨의 포장소재가 일회용품이라는 것을 망각한 채 말이다. 다른 친구들은 나무젓가락으로 먹는데, 챌린지는 진행중인 난 방에서 수저통에 담긴 스테인레스 수저를 가져왔다. 정말 치킨 먹는데 이렇게 시선이 한몫에 집중된 것은 난생 처음이었다. 남들이 내가 수저통을 들고 온 모습을 사람들이 지켜보는데, 마치 내가 외계인이라도 된 것만 같았다. 하지만, 치킨 한 조각을 먹고 나서 포장지가 일회용품이라는 사실을 알아버렸고, 챌린지 기간인 탓에 더 이상 먹을 수 없었다. 원래 아는 맛이 더 무서운 것이라고 했던가. 먹는 장면을 지켜보는 그 순간은 정말 지옥같았다. 그 순간은 내가 하나님을 믿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해탈의 경지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챌린지 진행기간은 고생길 천지였지만, 일회용품에 대한 경각심을 느낄 수 있었던 기간이었다. 일회용품이 우리의 삶 구석구석에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알 수 있었다. 이 기회를 통해 느낀 일회용품에 대한 경각심을 독자들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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