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변현승 기자 byeonhs@hgupress.com
▲사진 변현승 기자 byeonhs@hgupress.com

 

순수한 생명체를 뷰파인더에 담을 때면, 셔터 위의 검지손가락에 한껏 힘이 들어간다.

 

누군가의 모습을 닮고 싶을 때, 담고 싶을 때가 있다.

 

크리스는 잠시 멈춰보라는 친구들의 부름에 지금은 멈출 수 없다며 발을 굴렀다. 

그의 뒷모습에서 느껴진 여유는 백발노인 부럽지 않았다.

 

나와 크리스는 가는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고 달리고 있다. 비록 '두려움'이라는 짐이 나로 하여금 크리스를 따라가지 못하게 했지만. 

 

오늘 크리스를 보면서 든 생각의 흐름은 나에게 시대를 오가는 시간 여행을 선물해주었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는데, 지금의 나는..'

 

부단히 변한 나는 얽히고 설킨 사연, 관계 속에서 홀연한 깨달음 뒤에 홀로 자유를 갈망하고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나아가고자 하는 소망이 있다. 나 역시 같은 소망을 가지고 예술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누군가 예술은 긴장과 이완 사이에 있다고 했던가. 긴장의 연속이었던 나의 삶이 예기치 못한 시간여행 속에서 잠시나마 이완되는 순간을 맞이했다. 그리고 멋진 어른이 되겠다는 당찬 소년이 성장하여 자유를 피부로 느끼던 순간을 잊지 않길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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