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행 버스는 정류장 대신 체열 측정소가 있는 주차장으로 간다. 버스에 탄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린다. 버스 출입문 앞에서 차례차례 체온측정을 한다. 점심시간이다. 맘스 키친과 학관 식당의 의자는 한쪽 면만 남아있다. 넷이 먹으러 가서 둘씩 먹는 상황이 연출된다. 오석관의 스터디룸은 다시 폐쇄됐다. 열람실 내부엔 대각선으로 앉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지 않은 채 온라인 강의를 듣는 모습이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신체적, 물리적 거리를 주변 사람과 둬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른다. 이 불편함은 공동체 구성원들이 합의한 것들이다. 공동체의 감염을 막기 위해 오늘의 만남, 여행, 외출을 자제한다.

 

한동신문은 이번 지면과 영상에서 공동체 내 합의와 배려가 필요한 곳을 주목했다. 학내 국제 학생들은 코로나19 속에 더욱 움츠러든다. 국제 학생들은 급변하는 학기 초 학사 일정 변동에 한국인 학생보다 민첩하게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제 학생들의 기숙사 입주 안내, 온라인 강의 수강, 목소리 대면 문제에 관한 인터뷰 영상을 준비했다. 

 

학내 상황은 여전히 구성원들 사이의 합의가 필요하다. 등교 연기로 인한 온라인 강의 기간이 어느덧 7주차에 접어들었다. 학내 기숙사 입주자 수가 증가했다. 4월 10일 자치회 공지에 따르면, 기숙사 입주생의 4분의 1 인원이 입주했다. 기숙사 입주생이 많아지면, 이에 따른 집단 감염 우려가 커진다. 학교 당국이 발표한 ‘다중이용시설 수칙’은 다수의 학생이 밀집하여 집단 감염 가능성이 있는 강의실, 생활관 등에서의 강화된 방역 수칙을 제시했다. 강화된 생활관 수칙은 23시 이후의 출입 통제, 편의점 및 야식 반입 금지, 잠시 외출 불가, 코이노니아실 및 세미나실 사용 금지 등 출입통제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강화된 생활관 수칙은 학생들과 합의의 과정을 거쳤다고 보기 힘든 모양새다. 몇몇 학생들은 생활관 규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비효율성을 제기했다. 히즈넷 원클릭민원에는 4월 9일 기준 총 4건의 생활관 출입통제 완화를 요구하는 민원 글이 게시됐다. A학생은 ‘평소와 달리 외박신청을 특별한 사유로만 신청할 수 있고, 신청하더라도 1시 전에 들어와야 한다’며 ‘23시 이후 생활관 밖에서 공부하는 것이 왜 위험하다고 규정하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B학생은 ‘학생이 외박 신청에 타당한 이유를 적었다면 1시 이후 출입을 허가해줄 것’, 이것이 어려우면 ‘외박 신청 없이 1시까지 출입을 허가해줄 것’을 요구했다. 학교 당국이 학생들의 이동 경로를 단속하려는 취지는 이해한다. 다만, 학교 당국은 학생들이 제기하는 문제들에 협의하려는 태도가 조금은 부족했다.

 

결정되지 않은 것이 산적한 학사 일정 속 학생 개개인 선택의 무게는 버거우나, 고민할 시간은 적다. 온라인 중간고사 방식, 전면 온라인화 여부는 여전히 결정되지 않았다. 온, 오프라인 수업이 병행되면, 학생들은 당장 오프라인 수업과 온라인 수업의 질 차이를 고민할 것이다. 몇몇은 기숙사 입주, 휴학 여부를 여전히 고민중일 수 있다. 학생과 학교 당국이 이룬 소통의 향방에 따라 구성원들은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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