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경제학부 14

이광호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세계 전역으로 전파되면서 주식시장은 공포에 휩싸였다. 3월 한 달 동안 2,200포인트를 기록하던 코스피지수가 1,500선 아래로 내려가고, 불과 3달 전 62,000원 근처에서 거래되던 삼성전자 보통주가 42,000원까지 하락하였다.

 

주가의 하락은 기존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던 플레이어들에게는 큰 손실을 안겨주었지만, 주식에 큰 관심이 없던 일반인들에게는 2008년 금융위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였다. 2007년 2,000포인트를 기록하던 코스피지수는 미국주택시장의 붕괴로 발발한 금융위기로 인해 1,000포인트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3년만인 2011년 2,100포인트를 회복하면서 금융위기 당시 주식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큰 이익을 얻었다.

 

이러한 과거의 경험은 주가는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고 그 결과, 국민들 사이에서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불리는 주식 매수운동이 벌어지게 되었다. 동학개미운동은 1884년 봉건세력과 외세타도를 목표로 일어난 농민들의 사회개혁운동인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말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3월 한 달 동안 계속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우량기업의 주식을 판매할 때, 개인들은 지속적으로 매수한 현상을 말한다.

 

동학개미운동의 영향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은 역대 최대규모를 갈아치우고 있으며, 외국인이 주식을 매도하면 주가가 떨어진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개인들의 주도로 주식시장이 회복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식에 대한 관심과 기대의 이면에는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와 공부가 없이 단지 군중심리와 시류에 편승해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삼성전자 ‘정품’ 주식을 사기 위해 삼성증권에 가서 주식계좌를 개설했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는 주식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이 투자하는 사람들까지도 주식시장에 참여하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례이다. 주식에 대한 이해 없이 일확천금을 노리고 어제 산 주식을 조금 오르면 파는 식의 이른바 ‘단타’ 투자방법은 결과적으로 큰 손실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주식투자는 소액이든 고액이든 자금이 필요한 회사의 주식 매입을 통해 자본을 대주고, 회사의 경영활동 결과로 발생한 이익을 배당 등을 통해 공유하는 것을 기본 원리로 한다. 회사의 미래 경영활동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가 증가하면 더 높은 금액에 그 회사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늘어난다. 이처럼, 배당을 통해 이익을 공유하고 회사의 미래 경영활동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면 그만큼 더 이익을 볼 수 있는 것이 주식투자다.

 

우리는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체제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좋든 싫든 기업이 성장주체인 삶을 살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지 않고는 개인이 경제적으로 자유로울 방법이 없다. 자본시장에서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방법은 주식을 구매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식투자는 대한민국에서 알게 모르게 터부시되어왔다.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을 도박하는 사람과 비슷하게 인식하거나, 혹은 노력이 아닌 불로소득을 얻고자 하는 사람처럼 생각하여 멀리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주식의 기본이 되는 금융시장에 관한 공부를 마치 경영경제학부생 혹은 주식이나 재무투자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만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김동환 경희대 교수는 부자의 정의를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필요한 돈이 얼마인지를 알고 그것을 열심히 모아 목표를 이루는 데 돈이 걸림돌이 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촉발된 제로금리의 시대가 대한민국에도 성큼 다가온 지금, 소득에 대한 재투자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그러나 주식에 대한 오해와 불신으로 인해 금융공부를 시작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회사에 취직해 많은 소득을 얻는다고 하더라도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부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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