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늦은 밤 학우들의 출출한 배를 달래주는 그것이 있다. 그것의 이름은 바로 ‘야식’. 두 기자는 야식을 먹던 중 과연 이 야식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질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리고 학우들이 평소에 야식 먹을 때 걱정하던 부분들이 불현듯 떠올랐다. 과연 닭이 비정상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혹시 이 안에 중독성분을 넣어 우리를 중독시키는 것은 아닌가. 닭고기에 약을 써서 뼈를 녹여 발라내는 것이면 어쩌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우리 학우들이 과연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그러나, 소문만 무성하지 정확한 사실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약속이나 한 듯이 먹고 있던 야식을 내려놓고는 취재수첩을 들고 흥해로 가는 차량에 몸을 실었다.

신선함의 대명사, ECMD
학교 식당 내 한쪽 편에 위치한 ECMD 야식 코너는 밖에서 보기에도 위생 상태가 양호하다는 것이 한눈에 느껴졌다. 식당을 겸한 시스템 덕분인지, ECMD 야식 코너는 내부적으로 잘 정비돼있었으며, 조리모와 앞치마를 두르고 위생 장갑을 낀 주방 직원들은 ‘야식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구나’라는 느낌이 들게 했다. 식당 내 ECMD 사무실로 들어가 ECMD 매니저와 인터뷰를 나눌 수 있었다. 판매량을 묻는 첫 질문에 ECMD 이명준 매니저는 “(판매량이) 작년에 비해 많이 줄어 하루 평균 15마리가 나간다”고 답했다. 맛무는 거래처에서 공급받는 점에서 일반적인 야식 집과 차이점을 보였다. 식당 한쪽에 쌓여있는 기름통은 ‘ECMD는 식물성 기름을 쓴다’는 매니저의 말이 사실임을 입증했다. 닭의 공급처를 묻는 질문에 “(예전에는) 하림에서 나온 하림 생닭을 직접 공수 받았지만, 닭 껍질 이 문제시 된 후, 현재 중간 업체에게 닭 껍질을 제거 받은 후 공급 받고 있다”고 전했다. 찜닭에 사용하는 야채는 매일 죽도시장에서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었으며, 찜닭은 진공포장을 통해 위생상태를 보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체인점만의 특색, 맛그랑
우리 학우들의 중요한 야식집의 하나로 손꼽히는 맛그랑은 의외로 위치를 알기 힘들었다. 물어물어 골목길을 돌다 보니 가정집 주변에 ‘맛그랑’ 간판이 보였다. 아직 영업 시작 전이라 가게의 모습이 한산해 보였지만, 여기저기 많은 양의 닭고기와 포장박스가 눈에 띄었다. 맛그랑 김기 사장은 “우리 가게는 한동대학교 야식집 중에 유일한 체인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다 보니 사용하는 닭고기나 소스 등이 모두 대구 유통망을 통해 공급받고 있었다. 그는 “본사에서 정기적으로 시설에 관한 전체적인 위생, 청결검사를 받고 있다”며 깨끗하다는 점을 연신 부각했다. 일일 판매량에 대해서는 평균 35마리 정도라고 대답했다. 맛무 같은 경우에는 "(과거에) 공급됐던 제품이 위생적이지 못하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해 4년 전부터 직접 담고 있다"라고 답했다. 튀김기름의 교체시기 여부에 대해 질문하자 기름은 치킨 생산량에 상관없이 매일 교체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기자가 튀김솥을 들여다보니 새로 넣은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기름이 들어 있었다. 맛그랑에서는 “(야식집에선) 손해를 보아도 먹는 사람의 건강을 위한 투자를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 전통의 야식, 캡션
흥해로 가는 버스가 지나가는 곳에 파란색의 ‘캡션 후라이드 치킨’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모두 세 번을 찾아갔지만, 그때마다 항상 분주하여 부득불 전화로 인터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일일 판매량을 묻는 질문에 캡션 손철호 사장은 “그건 잘 모르겠고, 맛그랑의 70%정도 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04년 말부터 06년 초까지 조류독감 파동 등으로 인해서 계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고 주장했다. 닭의 공급처를 묻는 질문에도 “장사하는데 남는 것도 없다. 그런 것까지 물어볼 필요가 있느냐”며 답변을 회피했다. 튀김 기름은 매일 하루 일과를 끝내고 청소할 때마다 기름을 바꾼다고 대답했다. 맛무에 대해서는 직접 만들어 담그는 형식이었으며, 담는 시기는 “재고를 확인하면서 담는다”고 대답했다. 캡션의 가장 큰 특징은 100% 다리살만 사용한다는 점이었다. 그는 “살로만의 특징상 뼈를 발라내기 쉬운 부분인 다리살만 사용하고 그 외에는 섞어쓰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자, 대학관 2호점
환여동 대학관에서 곡강리로 장소를 옮겨 작년 9월에 처음 문을 연 대학관 2호점은 아직 공사가 다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외관은 일반 가정집을 개조해 주방을 만드는 방식으로 조금은 허름해 보였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는 메뉴의 다양화를 위해 추가적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일일 판매량은 아직 타 업체에 비해 적어 “치즈 찜닭은 20마리, 탕수육은 7~8그릇 정도”라고 대답했다. 조미료의 경우에는 깊은 맛을 내기 위해서 다시다와 미원보다 농도가 약하다는 아이미를 사용한다고 했다. 식재료 공급에 대한 질문에서 최상수 사장은 “(식재료는) 공급처가 따로 있어서 굳이 장을 보진 않는다. 각각의 식재료의 질을 꼼꼼하게 따져서 구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담아 놓은 맛무를 보여줬다. 그는 “제주도산 무라 좋은 것이다”고 하며, 직접 담그고 있다고 언급했다. 대학관에서는 중화요리용으로 사용되는 동물성 기름인 쇼트닝을 사용하고 있었다. 최사장은 “중식요리에서는 쇼트닝을 사용해야만 맛이 더욱 좋다”고 말했다.

학내 찜닭 판매 1위의 신성찜닭
흥해를 빠져 나와 달려나간 이 곳은 곡강리에 위치해있는 신성찜닭. 학교와의 거리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야식 집에 비해 시간 상의 이점이 있어 보였다. 배달 나가는 신성찜닭의 박주욱 사장을 뒤로 한 채, 그의 부인 정성희씨와 인터뷰를 나눴다. 야식집 내에서 주방을 살펴보며 인터뷰를 하고 싶었지만, ‘관계자 외 주방 출입 금지’의 철저한 원칙에 따라 실외에서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하루 판매량을 묻는 질문에 “일정치 않지만 하루 평균 30마리쯤 나간다”고 답했다. 닭의 공급은 죽도 시장 내에 위치한 일정한 거래처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야채는 곡강 내에 위치한 거래처에서 공급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미료 사용량을 묻는 질문에 “(신성찜닭은) 아무 조미료도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에 덧붙여 “(야식집 중에) 전국에서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집은 매우 드물 것이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편 맛무는 다수의 야식 집처럼 직접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찜닭 용기는 내부 한 켠에 쌓아놓고 하나씩 꺼내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깔끔한 인상, 만나와 메추라기
학교에서 흥해로 가는 길에 좌측에 아기자기한 성곽 모양의 유치원이 보인다. 유치원 옆에 약간은 쓸쓸해 보이는 5층 정도의 건물 하나. 그 1층에서 만나와 메추라기의 간판을 발견했다. 처음 건물에 들어서니 마치 깨끗한 일반 식당에 들어서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기자를 마중 나온 이승철 주방장 겸 대표는 요리모에서 앞치마까지 깔끔하게 입고 있었다. 식사류가 대부분이라 일일 판매량이 공기밥 기준으로 50인분 정도라고 대답한 주방장은 “몇몇 교수님들께서도 즐겨 드신다”고 전했다.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고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용기의 경우에는 뚝배기와 일반 그릇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조미료 사용에 대한 물음에서는 “화학조미료인 미원은 일절 사용하지 않으며, 다시다를 매우 약간 사용하는 정도”라고 언급했다. 직접 들어서 본 주방의 모습은 막 점심시간을 보내고 난 후였지만 매우 정갈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이씨는 5년 정도 교내 분식당에서 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어 실력 또한 검증 받은 베테랑. “개점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홍보가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 우리집식당은 취재를 전면 거부했습니다.

야식집 취재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다행히 우리가 걱정했던 위생상에 대한 문제점이 크게 발견되지 않아서 안도하게 되었다. 각각의 야식집들이 예상보다 깔끔했고, 또한 그들이 많은 고민과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맛과 건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대부분 야식집 주인들이 생계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민감한 사항에 대해서는 입을 열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로 인해 인터뷰에 대한 신뢰성 여부를 가늠하기 힘들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러나, 어머니의 마음으로 음식을 만드는 부분은 모두가 같은 의견을 나타냈다. 식재료나 조리방법에 대해서 우리학교 학우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것만큼은 어느 곳 할 것 없이 모두 동일했다.

손일영 기자 silkyguy.hgupress.com
김용주 기자 endless2zi.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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