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의 아너코드, 캠퍼스 안의 감시카메라

우리학교는 고유의 명예제도인 아너코드(Honor Code)와 팀 제도, 그리고 기숙사 생활 등에 의한 인성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김 없이 발생하는 도난사건에 대해선 우리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2004년 교내 도난사건 현황(생활관 이외)을 살펴보면 4월 국제언어교육센터 PC본체 1대와 현금 도난, 8월 총학생회의 PC서버 1대 도난, 그리고 9월 중순 이후 연이어 발생한 4 건의 도난사건까지 집계 건수가 6건에 이른다.

또한 근래의 우리학교 생활관 내 도난사건은 정확한 집계가 나오지 않았을 뿐,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발생한 교내 도난사건에서 도난 당한 품목의 대부분이 노트북 등 PC이다. 이러한 도난사건이 비단 PC도난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닐 것이며, 더욱 큰 피해를 낼 수 있는 사항이기에 현실적 대응 방안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우리학교 학생들은 한동 인트라넷 아이투(i2) 등에 도난 방지책으로 노트북에 추적 프로그램 장착, 감시카메라 설치 등의 방안을 내놓으며, 최근 빈번하게 발생한 도난사건에 대해 심각히 고민하는 분위기다.

생활관 운영과의 황정국 계장은 “실제로 지난 4월에 생활관 감시카메라에 설치에 대한 기안을 냈으나, 기획처와 전 생활관장 측에서 비용 문제 및 우리학교 아너코드 등을 이유로 보류시켰다” 라며 “또한 1학기에 실시한 자치회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 학생 중 과반수 이상이 감시카메라보다 아너코드로 도난사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근래 들어 빈번하게 발생되는 도난사건으로 또다시 감시카메라 설치 이야기가 오가는 실정이다” 라고 말했다.

우리학교 후생과에서도 도난 예방 등의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후생과 박정욱 계장은 “도난사건이 발생한 연후에 도둑을 잡는 등으로 문제해결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러므로 예방에 의한 도난 방지가 중요하다” 라며 문단속 미흡 등의 사용자의 부주의를 도난사건의 핵심원인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철저하지 못한 문단속이 주요인으로 꼽히는 생활관 도난사건 외의 교내 도난사건에서는 드라이버 등의 장비로 문을 뜯어내거나, 복도에서 공공연히 PC분해가 이루어진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문단속 부주의 이외에 보안시설과 경비 미비 등의 문제 또한 도난사건의 요인으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정욱 계장은 “도난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경비순찰 강화 등의 대비책을 마련해 왔지만 완벽하게 도난을 방지할 순 없었다” 라며 “이제 교내 행정실, 실습실, 연구실 등에 추적 가능 한 센서나 감시카메라를 설치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적재적소에 배치될 이 시스템은 11월 중순 안에 운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감시카메라와 우리학교의 아너코드, 양립이 어색해 보이는 이들이 우리 속에 공존할 상황에 이르렀다. 혼잡하고 타락한 세상과는 다른 곳이라는 우리 학교, 과연 어떤 모습에서 다른가. 이 다름을 위해 우리는 오늘도 방문을 열어둔 채 도서관에 가고 도난사건 벽보를 보며 한숨 짓는가.

문설아 기자 gatsby08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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