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은혜로 세워진 보아스메디컬에서 한동대학교 학생들을 만나고 진료한 지가 3년이 가까워 옵니다.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하여 학생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게 되었고, 또한 쌓여진 데이터를 통하여 문제를 구체화 할 수 있었고, 건강 전문가로서의 해결책을 다양한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는 중입니다.
 

한동 학생들의 건강문제의 핵심은 [수면장애]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설문조사를 통해서 밝혀진대로 학생들은 학기중에 평균 6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양적으로 보면 겨우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불충분한 수면시간입니다. 수면의 양도 충분치 못하지만 수면의 질이 더 문제인데,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면서 수면과 기상 시간이 불규칙한 매우 심한 [일주기 리듬 장애]가 보편적인 것이 문제이고 특히 기숙사에서는 소음 문제로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조사 되었습니다.
 

일주기 리듬장애는 낮 시간의 졸리움과 피곤함을 동반하기 때문에 낮잠을 자게 되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 되고 더욱 잠자는 시간이 늦춰지는 악순환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패턴은 중간고사 무렵부터 심화되기 시작하여 기말고사 직전까지 이어지며 이 기간에 많은 학생들이 불안감이 증가하고, 심한 경우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를 겪기도 합니다. 이런 삶의 패턴은 면역기능도 저하시켜 일반사회 집단보다 감기에 걸리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기숙사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것과, 동아리와 팀 등등 많은 모임과 팀 프로젝트 과제로 인한 복잡한 인간관계 스트레스도 학기말에 가까울수록 더해져서 건강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학생이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은 수면장애의 원인을 과제 (해야할 공부)가 많아서 그리고 다른 해야할 일과 팀프로젝트와 모임 등으로 답하고 있습니다. 교수님들께 과제를 줄여 달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고 대답한 웃지 못할(?) 의견도 있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하지만 그것은 당장의 해결책은 되지 못하지요. 소음의 문제도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과 강력한 기숙사 이용수칙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반대 의견도 상당히 있기 때문에 당장 해결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복잡한 문제이지만 저는 이 지면을 통하여 학생들에게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다소 엉뚱한 해결책을 조언하고자 합니다.
 

건강한 한동생활을 위한 저의 제언은 [삶의 질서를 세우라]는 것입니다. 삶의 질서를 세우는 것을 보다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면 첫째, 공부하는 목적을 분명히 하시기 바랍니다. 최종적인 공부의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어야 하며 이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삶의 목적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보다 구체화 한 것이 Why not change the world? 이고 ‘공부해서 남 주자’ 인 것입니다. 지금 내가 선택한 이 전공과 한동대학교에서의 여러 가지 삶은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고 도구가 되는 것입니다. 목적을 분명히 할 때 내가 공부에 시간을 얼마나 투자해야 하고 예배와 신앙훈련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을 드려야 하고 또 인간관계와 동아리 활동에는 얼마나 시간을 써야할지 우선 순위를 정하고 실천할 수 있게 됩니다.
 

둘째, 예배와 기도와 말씀공부 등 신앙훈련을 소홀히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예배가 삶의 중심일 때 그리스도인은 가장 효율적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저와 많은 신앙의 선진들의 경험이기도 합니다. 저는 대학생 시절에 CCC(한국대학생선교회)를 통하여 신앙훈련을 받았고 많은 믿음의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의과대학을 다니면서 학교 외에서 모이는 서울아가페 지구 모임에 매주일 참석하였습니다. 이로 인해서 월요일 하루 저녁은 공부를 한 시간도 못하였고, 주중의 다른 하루는 두 시간 정도를 교내 CCC 모임을 위해서 할애 하였습니다. 토요일 저녁에는 성가대 연습과 주일에는 오전예배와 오후 대학청년부 모임으로 인해 , 일주일에 한번 그냥 예배만 드리는 친구들보다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일주일에 열다섯 시간 정도가 적었습니다. 절대적인 공부시간이 부족하였기에 포기할 것을 포기하고 남은 시간에 최선을 다하였고, 우수한 성적이 되지는 못하였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졸업 이후의 진로를 선택할 때에 가고 싶은 병원에서 인턴 전공의 과정을 할 수 있었고, 학교성적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 없이 하고 싶은 일을 다 할 수 있었습니다.
 

셋째, 다 잘하려고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공부하는 목적과 우선순위를 세우고 과감하게 포기할 것을 정하세요. 이성교제나 동아리 활동 두 개의 전공과 학회 등등 너무 여러 가지를 잘 하려고 하면 학기후반으로 가면서 불안감이 높아지고 집중력과 실행력이 떨어져서 모든 것을 놓아버리게 되는 경우도 있는 것을 봅니다. 한동대학교 학생들은 두 개의 전공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압축해서 배우기도 하고 과제가 많거나 할 수 있습니다. 건강을 포기하면서 해야 할 만큼 급박하고 중요한 것인지 잘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취업직전에 졸업유예로 한 두 학기를 더 다니는 경우도 많은데 아예 처음부터 한 학기를 더 다닌다고 생각하고 공부계획을 세우는 것도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넷째, 늦은 시간에 모임하지 말고 오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면 좋습니다. 해가 뜨면 일과를 시작하고 해가 지면 일과를 정리하는 것이 창조의 원리에 맞게 사는 것임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의 몸은 생리적인 시계가 있기 때문에 영원한 야행성은 없습니다. 학생들은 아직 젊기 때문에 밤이 되어도 크게 피곤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지 계속 밤낮이 바뀌거나 불규칙한 삶을 살면 대부분의 사람은 면역이 떨어지고 피곤을 많이 느끼는 수면장애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가급적 12시 이전에 자고 아침식사는 먹고 수업시간 이전에 햇볕을 쬐고 QT나 예습시간 혹은 팀프로젝트 모임 등을 하고 난 후 강의실에 들어가서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아침에 모임을 하게 되면 이후 일정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늘어지지 않고 모임을 할 수 있습니다. 수강 신청 시에 가능하면 오전에 일찍 시작하고 오후에도 수업을 일찍 마치는 방향으로 시간표를 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에 일찍 일어나시는 부모님 때문에 초등학교 때부터 6시 조금 넘으면 강제로 일어나게 되었었습니다. 등교할 때까지 시간이 많이 있다보니 학교 숙제를 아침에 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 상대적으로 학교 다녀와서의 시간에는 다른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서 그것이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상 건강한 한동생활을 위하여 의사로서 다소 엉뚱한 답이 될 수도 있는 조언을 하였는데 마지막으로 감사를 많이 표현한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감사는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라고 합니다. 인간은 감사를 표현할 때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 등의 신경전달 물질이 분비되고 활성화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감사하는 생활(노트 쓰기 등)를 통하여 삶이 바뀌게 된 수 많은 간증들이 있고 저 자신도 정기적으로 감사 나눔 시간을 가지면서 삶의 행복이 한 단계 상승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아무쪼록 우리 한동의 학생들이 목적을 분명히 하고 질서 있는 삶으로 건강하게 공부하고 사회로 진출하여 하나님의 자랑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보아스메디컬 원장 고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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