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학회 언로너스
언론정보학부 15학번 최은솔
 
지난 2010년 G20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할 기회를 주었다. 의장국인 한국의 기자들을 위해 특별히 질문할 기회를 주었지만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고, 기자회견장엔 침묵이 감돌았다. 매주 수업시간 기대감 넘치는 표정으로 질문을 기다리시는 교수님의 눈을 피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언론인 강연에서 한 교수님은 “언론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상대를 만나도 적절한 질문을 던져서 유의미한 답변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질문하는 순간에만 서면 나의 무식이 탄로 날까 두려워 제발 질문할 기회가 없었다고 생각하는 지금의 나의 상태는 언론인이 되기엔 거리가 먼 것 같다. 언론인이라는 막연한 꿈을 가졌지만, 내게 필요한 언론인의 자질이 무엇인지, 공부해야 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잘 모르겠는 사람들이 학회에 모였다. 언론인을 꿈꾸는 학회 ‘언로너스’는 언론계에 발을 걸쳐보고 싶지만 아직 그 길을 몰라서 함께 방황하면서 찾아보고자 발버둥 쳐보려는 학회이다.
학회에서는 언론사 취업에 필요한 시사 공부를 위해 한 주의 이슈에 대해 발제를 한다. 학회원들 앞에서 이슈에 대한 ‘발제’를 할 때, 대충할 수가 없다. 내가 선정한 이슈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면 그 이슈는 학회원 모두가 모르고 지나가기 때문이다. 3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복잡한 이슈 중에서 핵심만을 골라서 설명하는 작업은 연습과 시간이 들어간다. 매주 논술문을 작성하고 피드백을 주고받기도 쉽지가 않다. 글의 주제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글 쓸 때 느끼는 자괴감은 언론인의 꿈을 꾸었다는 나 자신을 한심하게 만든다.
지난 1년간 학회 활동을 하면서 나의 “무지”를 인정하는 법을 배웠다. 매주 쏟아지는 이슈들을 발제할 때마다 ‘국회 본회의 절차’, ‘국회의 운영방식’, ‘소득주도성장’ 등 내가 모르는 개념들이 여전히 많다. 쏟아지는 뉴스 기사 속 팩트 너머에 있는 의미와 함의에 대한 접근방식에 대해 전혀 모를 때가 많다. “정준영”의 구속 이슈를 발제하면서도 ‘구속’의 의미와 ‘형사 소송 절차’의 의미에 대해서도 잘 모른 적도 많다. 사소한 용어부터 제대로 알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배우는 게 언론인이 되는 데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거로 생각한다.

지난겨울 나는 세명대학교 저널리즘 스쿨 ‘대학 언론인 캠프’에 참석했다. 한동을 벗어나 처음으로 다른 학교의 언론인을 꿈꾸는 학생들, 일반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언론인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범위는 다양했다. 35세의 아이 어머니도 있었고, 30세에 다른 언론사를 다니다가 퇴사하고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 국내 최고의 공대를 졸업하고 언론사에 취업하려는 사람 등 언론인이 될 수 있는 “특정 배경”의 사람은 없다는 것을 느꼈다. 캠프에서 면담해준 교수님께서는 “언론인을 선택한 이유가 기자의 사회적인 권위, 워라벨이 있는 삶 때문이라면, 진로를 다시 생각해보는 게 좋다고 하셨다. 생계가 목적이 아닌 직업은 결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언론인이라면 생계를 넘어서서 타인의, 지역사회의, 국민의 공공 이슈에 대한 호기심과 질문을 하려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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