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과연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인가?”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중 주인공 설리가 끊임없이 던졌던 질문이다. 이 영화는 여객기의 기장인 설리를 중심으로, 2009년 미국에서 실제 있었던 비행기 추락사고를 재현해냈다. 설리는 추락하는 비행기를 허드슨 강에 불시착함으로써 155명의 승객을 모두 구출했고 이후 미국의 영웅이 됐다. 환대와 추앙 속에서도 설리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설리는 계속 악몽과 두려움에 시달린다. 비행기가 도심에서 추락하는 꿈과 망상, 자신이 사실은 영웅이 아니라 사기꾼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 조종사로서 자신의 선택이 승객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들로부터 말이다.

당신이 느끼는 책임이 단지 성취에 대한 안도감뿐이라면, 이런 설리의 고뇌와 불안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설리의 선택이 그리 무겁게 다가오지도 않을 테다. 그러나, 그의 마음과 선택을 더욱 무겁게 여겨야 하는 이유는 그가 끝까지 책임을 다했다는 점에 있다. 설리는 155명의 목숨을 살린 영웅에 그치지 않았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성공에 대한 의심으로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갖고자 노력했다. 자신의 선택에 어떠한 확신이 들 때까지 계속 질문을 던지며 고뇌와 불안의 시간을 견뎌냈다.

끝을 향해 달려가는 지금, 각자의 책임을 어떻게 묻을 수 있을까. 책임감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성공에 대한 의심으로 완성된다. 우린 모두 설리처럼 책임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먼저 학생사회에서 큰 책임이 요구되는 학생대표들에게 묻는다. 학생대표들은 본인들의 말과 행동을 얼마나 확신할 수 있는가. 학생대표로서 자신의 판단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는가. 학생사회를 향한 질문의 길이는 어떠한가. 공약이나 맡은 업무를 처리하는 데만 그치지 않았는가. 전학대회나 운영위원회에 반복적으로 빠지는 일부 학생대표들. 임기 중 사라져버린 어느 학부의 대표. 심지어 생활관 내 음주로 퇴거 조치 당한 자치회장까지. 그들의 책임은 반드시 묻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신문사는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있는가. 누군가의 책임을 추궁해야 하지만, 신문사 역시 스스로에 대한 추궁을 포기할 수 없다. 이번 학기를 시작하면서 독자에게 약속했던 것을 얼마나 지켰는가. ‘소장하고 싶은 신문’, ‘뉴미디어부 신설’, ‘매주 온라인 보도’ 등의 새로운 변화를 꾀했지만, 책임을 묻는 질문에 쉽사리 대답할 수 없다. 온라인 보도를 데드를 넘겨 업로드한 점, 주관을 사실보다 앞세운 적, 여전히 발생하는 ‘바로잡습니다’에 대해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럼에도 신문사가 독자분들께 확신할 수 있는 한 가지가 있다. 임기의 끝에 서 있지만 ‘책임을 다했다’가 보다 여전히 ‘책임 다하기 위함’임을. 일이 끝날지라도 고민과 질문은 끝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 이는 계속해서 신문사가 다해야 할 책임이다. 

저작권자 © 한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