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하고도 중독적인 집밥의 맛: 대화식당(죽도동 2-586)

정겨운 소리가 흘러넘치는 죽도시장 내 ‘닭·젓갈’ 거리. 거리 안쪽, 대화식당이라는 작은 팻말이 걸린 골목으로 들어서면 골목을 사이로 마주 보고 있는 두 가게가 보인다. 크기와 배치가 비슷한 두 가게는 모두 보리밥 정식집 ‘대화식당’이다. 가게의 영업시간은 오전 여섯 시 반부터 오후 네 시. 점심 시간대는 사람이 많이 붐비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이 집의 특색은 물 대신 작은 항아리에 숭늉이 담겨 나온다는 것. 숭늉으로 밥 먹기 전 비어있는 속의 허기를 달래다 보면, 갖가지 반찬이 담긴 쟁반과 함께 양이 넉넉히 담긴 양푼밥이 나온다. 밥은 보리밥, 쌀밥 혹은 두 종류를 반씩 섞은 것 중 선택할 수 있다. 반찬은 콩나물무침, 멸치볶음, 물김치를 비롯한 각종 나물무침으로 이뤄져 있으며, 생선을 제외한 반찬은 모두 무한 리필이 된다.

대화식당은 이름만큼이나 중독성 있는 마약 비빔밥과 마약 김밥으로 유명하다. 마약 비빔밥을 만드는 법은 어렵지 않다. 보리밥 정식(1인분, 5천 원)을 주문해 밥이 담긴 양푼에 각종 반찬을 넣고, 상마다 비치된 참기름과 양념장을 넣어 비벼주면 완성. 마약 김밥의 종류는 일반야채마약 김밥(2천 원), ‘땡초+진미’(3천 원), ‘땡초+멸치’ 김밥(3천 원)으로 총 세 가지다. 야채마약 김밥의 경우 시중에서 파는 김밥과 속 재료의 차이가 거의 없지만 중독성 있는 맛으로 인기가 좋다.

 

 

#오고 가는 이들을 향한 한 그릇의 정: 수제비 골목(죽도동 2-587)

 

죽도 시장 입구에서부터 수산시장 방향으로 직진하다 보면 좌측에 식품 아케이드 거리라는 큰 간판이 보인다. 간판을 따라 조금 더 걸어 들어가니 길게 늘어선 수제비 골목을 따라 서로 등을 지고 식사하고 있는 손님들이 보인다. 골목길 사이로 즐비하게 자리 잡은 가게들은 대여섯 곳. 가게의 메뉴와 가격은 모두 동일하다. 메뉴는 총 세 가지로, 손수제비(3천 5백 원), 국수(3천 원), 칼수제비(3천 5백 원)가 있다. 칼수제비는 흔히 ‘칼제비’라고 불리며, 칼국수에 수제비가 들어가 두 가지 음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다.

손님들 틈 사이로 비어있는 자리를 찾아 앉으면 아주머니께서 생수 대신 시원한 보리차를 건네주신다. 칼제비는 삶아놓은 면과 부드러운 수제비에 멸치 육수가 부어져 주문과 동시에 바로 나온다. 손수 빚어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수제비와 그 밑으로 자리 잡고 있는 부드러운 국수를 고명과 어우러지게 잘 섞어 먹으면 된다. 칼제비는 저렴한 가격에 비해 양 또한 푸짐하며, 고명으로 올라간 김과 간장 양념은 짜지 않고 담백한 국물에 간을 더한다. 밑반찬으로는 갓 담근 듯한 깍두기가 먹기 좋게 담겨 나온다. 만든 이의 정성이 느껴지는 손맛과 좁은 골목길 사람들과 나누는 정이 함께 들어가 더욱 맛있는 칼제비다.

 

정말 먹을 만 했네요.

소고기와 치즈의 고소함까지 더해져 맛있었어요.

[출처] 포항 영일대 맛집 핫플레이스 토마틸로 (카페 파우더룸 [ 화장품.뷰티.쇼핑.일상 ]) |작성자 사뿌리스

건물 뒤편에 정원이 있어 시원하게 자연 바람 만끽하며

식사할 수도 있었고요.

건물 2층에서는 바다 감상하며 식사할 수 있어

분위기 정말 최고~

[출처] 포항 영일대 맛집 핫플레이스 토마틸로 (카페 파우더룸 [ 화장품.뷰티.쇼핑.일상 ]) |작성자 사뿌리스

 [출처] 포항 영일대 맛집 핫플레이스 토마틸로 (카페 파우더룸 [ 화장품.뷰티.쇼핑.일상 ]) |작성자 사뿌리스

색다른 인테리어가 마치 멕시코 현지에 와 있는 느낌 팍팍 들었답니다

[출처] 포항 영일대 맛집 핫플레이스 토마틸로 (카페 파우더룸 [ 화장품.뷰티.쇼핑.일상 ]) |작성자 사뿌리스

#계속해서 손이 가는 만두: 이가손만두(대신동 61-21)

 

영일대 북부시장 골목에 위치한 이가손만두는 현지뿐만 아니라 타지에서도 찾는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시장 입구로 들어오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이곳은, 어느덧 북부 시장에 자리하게 된 지도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이가손만두의 메뉴 중 만두류에는 고기만두(4천 5백 원), 김치만두(4천 5백 원), 군만두(5천 원), 비빔만두(6천 원)와 만둣국(6천 원)이 있다. 손님들이 식사하는 동안에도 사장님의 손은 만두 빚기로 여념이 없다. 맛도 맛이지만 만두를 빚는 법도 독특하다. 만두소가 비칠 정도로 얇은 피는 감칠맛을 내며, 속이 꽉 찬 만두소는 촉촉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함을 자랑한다. 김치만두는 매운맛이 강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으며 목 넘김이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군만두는 주문과 동시에 튀겨져 더욱 바삭하고 껍질 부분이 부드럽다는 점이 기존의 군만두와 다르다. 식사 후 남은 만두는 포장할 수 있다. 손님들이 남기고 간 만두는 버려지기 때문에, 사장님은 잊지 않고 만두를 포장해 손님들에게 챙겨 주신다고. 추운 겨울, 남녀노소 함께 즐길 수 있는 만두로 따뜻함을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한편, 만두 외에 메뉴는 찜닭류와 식사류가 있다. 찜닭류로는 안동찜닭(소, 만 8천 원), 고추장 야채찜닭(중, 만 8천 원), 돈닭도리탕(중, 2만 3천 원)이 있다. 식사류로는 육개장(7천 원), 쫄면(5천 원), 우동(5천 원)이 있다. 참고로, 오후 세 시부터 다섯 시까지는 저녁 식사 준비 시간이기 때문에 이 시간을 피해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기력과 함께 입맛까지 보충해 줄: 유화초 전복죽(죽도동 576-2)

 

예부터 많은 이들에게 힘을 주는 보양식으로 전해져 내려온 전복죽. 사장님의 성함을 따 이름 지어진 유화초 전복죽은 죽도시장 한 켠에서 30년째 자리를 지키며 손님들의 영양 보충과 피로 회복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곳의 메뉴는 전복찜, 전복구이, 전복회 등으로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전복죽이 가장 유명하다. 한 그릇 가득 담겨 나온 전복죽(만 5천 원)은 내장이 노란 수컷 전복을 사용해 먹음직스러운 노란빛을 띤다. 한 술 뜨자마자 올라오는 고소한 향은 죽의 감칠맛을 더하고, 해산물이 들어갔지만 비린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죽 위에 한 숟갈 얹어져 있는 아마씨 가루는 고소한 죽의 비결이다. 곱게 다져진 가루를 길고 얇게 썰어진 전복과 함께 섞어 먹으면 고소함과 더불어 씹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간이 적절해 따로 반찬을 곁들여 먹지 않아도 맛이 좋지만 밑반찬으로 나오는 꼴뚜기 젓갈, 멍게 젓갈, 물김치 등은 고소한 죽에 짭짤한 맛을 더한다. 죽을 먹을 때는 소화제 역할을 하는 발효식품인 동치미와 젓갈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사장님의 말씀. 가게에서는 철마다 담근 다양한 젓갈을 따로 판매하고 있다.  

넉넉한 인심만큼이나 솜씨 좋은 실력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유화초 전복죽. 포장과 전국 택배가 가능하다고 하니, 맛있는 보양식을 원하는 분들이 있다면 어디서든 맛볼 수 있다.  

 

 

#그 시절의 따스한 추억을 담아: 시민제과(대흥동 732-1)

 

세월이 많이 흘렀음에도, 그 시절의 추억과 맛은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의 마음까지도 따뜻하게 만져준다. 포항 최초의 제과점 시민제과는 올해 8월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다시금 손님들을 맞았다. 1949년 창업한 이곳은 2005년에 문을 닫았다가 북포항우체국 거리에 위치한 기존의 건물에서 자그마치 13년 만에 부활했다. 포항의 명물이자 만남의 장소였던 시민제과를 그 시절, 그 자리에서 다시 만나볼 수 있다.

모든 빵이 인기가 많지만 단연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단팥빵(천 4백 원)과 밀크셰이크(3천 5백 원), 팥빙수(8천 원)다. 특히, 국산 팥을 직접 삶아 만든 시민제과의 팥빙수는 전국적으로도 유명했었다고. 밀크셰이크는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달지 않고 깊은 우유 맛이 특징이며,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고소함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빵에 담긴 추억을 찾아온 손님들의 눈길을 끄는 런치사라다(3천 5백 원)는 양배추 등을 마요네즈 소스에 버무린 샐러드가 든 빵으로, 먹고 나면 기분 좋은 든든함을 느낄 수 있다. 사장님의 추천 메뉴는 크루아상이다. 다양한 종류의 크루아상 중에 프랑스 버터와 고르곤졸라 치즈로 풍미를 살린 블랙 고르곤졸라 크루아상(4천 원)이 독특한 매력을 지닌다.

사장님이 생각하는 시민제과의 역할은 지금의 자리에서 각 세대에게 다양하고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는 것이다. 추억과 가치가 담긴 맛 좋은 빵을 경험할 수 있는 곳, 시민제과다. 

 

 

 

본 기사의 시민제과는 11월 6일부터 8일까지 구글폼을 통해 진행된 죽도·북부시장 먹거리&놀거리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선정됐습니다. 시민제과를 제외한 나머지 가게는 본지의 기자가 블로그, 현장 취재를 통해 주제에 적합한 맛집으로 선정한 가게입니다.

 

송수빈 기자 songsb@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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