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심리 15 박성휘

매해 하반기에는 ‘입시 전쟁’이 항상 시작된다. 수시 입학을 위해 다양한 서류를 준비하는 학생이 있을 것이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을 위해 불태워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 있을 것이다. 이 두 입시 전형 다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수시 전형의 강화가 오히려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시와 수시는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정시는 대학교에서 대개 고등학교 내신을 반영하지 않고 오로지 수능 점수를 반영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많은 대학교에서는 면접조차 보지 않는 곳도 많다. 반면, 수시에는 중요시하는 입시 전형이 다양하다. 어떤 전형은 내신 성적을 중요시할 수 있으며, 어떤 전형은 지원자의 학생기록부가 중요할 수도 있다. 전형의 종류는 그 학교 특성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한동대는 그 특성을 비롯해 ‘해외 선교사 자녀’ 전형이 있다. 정시와 수시의 차이점만 봐도 이 두 전형이 무엇을 중요시하는지가 보인다. 정시는 성적, 수시는 지원자의 특성을 주요 평가요소로 두고 있다.

한동대의 수시 전형 강화는 다양한 배경에서 자란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수험생을 인문계열 또는 이공계열로 분류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제도가 강했다면 정시 선발 인원을 다른 수시 전형 정원을 늘리거나 새로운 전형을 만드는 데에 할당함으로써 다양한 성장배경 및 공부환경에서 생활한 신입생을 선발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다양성은 *고등교육법 제28조에 기술한 대학교의 목적 달성에 필수조건이다. 특히 사회에 변화를 주고자 한다면 사회가 얼마나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졌는지 알아야 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사회의 첫걸음을 준비하는 배움터인 대학교에 가지각색의 수험생들이 입학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019학년부터 한동대는 수시 100%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걱정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대학교에서는 아직 정시를 유지하고 있는 시점에서 수시로 신입생이 모두 선발된다면 정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한동대 입학 기회가 없을 수 있다. 또한 수시로 한동대 입학에 실패한 수험생들이 수능을 통해 재도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단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동대가 수시 전형을 강화한 여러 목표 중 하나가 대학 구성원의 다양화에 있다고 생각한다. 같은 교육과정, 비슷한 성장배경에서 자란 학생들만 모여있는 대학이 아닌 여러 사회 구성 계층이 모인 대학이 됐으면 한다. 한동대에 입학해 학업에 충실할 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서로 존중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이 배움을 토대로 더욱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 많은 사람은 이 글이 이상에 몰입됐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학 시절에 이상과 현실의 꿈을 동시에 꿀 수 있는 공간이 어디에 있는가?

*고등교육법 제28조: 대학은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국가와 인류사회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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