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재 마련 방법, ‘제본’ 31.9%

책값 부담에 불법 제본하는 학생

 

 

한동대 학생 A 씨는 새 학기를 시작하면서 여러 수업 교재들을 준비해야 했다. A 씨는 책을 구매하기 위해 인터넷에 책 제목을 검색하다가 책의 무료 파일을 찾을 수 있었다. 수업 교재를 전부 책으로 구매하면 A 씨는 이번 달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것이 분명하다. A 씨는 돈을 절약하기 위해 무료 파일을 복사해서 제본하기로 했다. 그러나, 영화나 음악을 무료로 내려받는 것이 불법인 것처럼 저작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내지 않고 책을 제본하는 것은 불법이다.

일부 한동대 학생들은 교재를 마련하는 방법의 하나로 제본을 선택했다. 본지가 한동대 학생을 대상으로 이번 학기에 교재를 어떻게 구했는지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약 31.9%(179명)는 ‘제본을 하거나 제본된 책을 산다’에 답했다. 이번 학기에 몇 권을 제본했는지 묻는 설문조사 항목에서 약 76.0%(136명)가 1권에 응답하며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어 ▲2권에 약 17.3%(31명) ▲3권에 약 3.9%(7명) ▲4권에 약 2.2%(4명) ▲5권 이상에 약 0.6%(1명)의 응답자가 답했다. 또한, 학생들은 저작물에 대한 사용 허가 없는 제본이 저작권 침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교재를 마련하는 방법의 한 가지로 제본을 선택했다. 응답자의 약 80.9%(437명)가 사용 허가를 받지 않은 저작물을 제본하는 것은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최소 42.5%(76명)는 제본을 한 것이다.

불법 제본하는 이유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책값에 대한 부담이다. 제본하는 이유에 응답한 232명 중 약 62.9%(148명)는 ‘책값이 부담스러워서’에 응답했다. 2015년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전국의 대학생을 상대로 시행한 대학생 전공 서적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학생 한 명이 한 학기에 교재를 구매하는데 드는 비용은 평균 구만 사천 원이다. 이는 전국 대학생 한 달 평균 생활비인 48만 원의 1/5에 해당한다. 노주영(생명과학, 16) 씨는 "일주일 생활비가 8만 원 정도니까 일주일 생활비를 책에 한 번에 쓰면 부담감이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교재를 제본하는 다른 이유도 존재한다. 본지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교재를 제본하는 이유를 묻는 설문에서 ▲‘수업 교재가 처음부터 제본 형태라서’에 약 34.9%(81명) ▲‘책으로 된 교재를 구하기 어려워서’에 약 30.6%(71명) ▲‘책 중에서 필요한 페이지만 편집해서 볼 수 있어서’에 약 9.9%(23명)의 응답률을 보였다.

한편, 서울대학교 생활협동조합은 매 학기 오프라인으로 중고 교재 매매 장터를 열고 있다. 직거래 장소를 이용함으로써 개별적으로 거래하지 않아도 된다. 중고 교재 매매 장터는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좋은 학생회관 서점 앞에서 진행된다. 지난해 중고 장터에 위탁된 도서는 1학기 172권, 2학기 155권이다.

 

<어떻게 조사했나>

본지는 재학생 3,946명을 대상으로 ‘수업 교재 제본’에 대해 조사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9월 7일부터 12일까지 6일간 실시됐으며, 총 응답자는 563명으로 약 14.3%의 응답률을 보였다. 설문조사 방법은 문자와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URL 페이지 주소를 전달하고, 응답받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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