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19살의 한 고등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북 전주의 한 통신사 고객센터에서 실습하던 중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같은 해 11월, 19살 다른 학생도 제주 음료 공장에서 일하다 기계에 몸이 끼여 목숨을 잃었다. 두 학생 모두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업체로 파견된 현장 실습생이다. 파견 학생들은 학교 측에 고충을 호소해도 별다른 도움조차 받지 못했다. 학교의 취업률과 이미지 관리를 위해 학생들을 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2018년 여름 한동 영어캠프에서 일한 스태프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미비한 근로계약서, 근로 수당에 비해 과도한 업무와 잦은 야근으로 피로와 스트레스에 못 이겨 쓰러진 학생들이 발생했다. 휴식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한 스태프들은 학교 법인팀에게 공식적인 사과와 정당한 대가를 요구했다. 스태프들은 항의 끝에 임금을 재산정 받았다.
‘배워서 남 주자’ 한동대에 입학하면 가장 먼저 배우는 가치다. 한동대에서 배우는 이 가치는 누군가의 이익에 이용당하기 위한 가치는 아닐 것이다. 사회에 소외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한동에서 배우고 익혔던 지식과 능력을 나누기 위한 가치다. 그런 한동인에게 돌아오는 대가는 수치로 환산하기 어려운 섬김, 사랑, 보람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배워서 남 줘야 한다면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수많은 청년 노동자들을 기억하자. 특성화 고등학교를 나온 선배들은 자신들의 후배를 위해 전국특성화고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그리고 그들의 불합리한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을 학생일 뿐만 아니라 노동자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노동자의 가치를 인정받고 안전한 노동 환경에서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은 당연히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다. 학교 내 영어 캠프와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까. 학교는 혹여나 학생의 노동 가치를 경시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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