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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로 돌아가는 길
한동대학교학보사  |  hgupress@handong.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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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5  23:2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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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현
(언론정보, 11)

‘기독교 대학에서 공부하기’란 말을 들었을 때, 나는 기독교가 무엇인지, 공부하기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단어의 뜻을 모른다면 그 문장의 뜻도 알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기독교에 대해서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 기독교를 자신의 종교 이상으로 삼는 사람들은 자신의 편안함과 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를 위하여 욕망과 싸우고 핍박의 고통을 감내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에게 학문이 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바울은 세상의 모든 가르침을 초등학문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독교 대학에서 배우고 있는 학문은 초등학문이 아닌가?
학문은 구체적인 기술이 될 때 현실적인 의미가 있다. 기술은 실제로 우리 손에 쥐어지는 물건이나 삶의 행태를 만들거나 바꿀 수 있다. 기술을 통해 인간을 확장하고 자원효율성을 높여 많은 목숨들을 살릴 수도 있다. 또한 학문은 인문학, 언어의 정렬로서 사람의 가치관과 생각을 만들거나 바꿀 수 있다. 언어가 생각이 되고 생각이 정신이 된다. 정신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역사가 바뀐다.
이처럼 학문은 꽤나 구체적이고 강력한 무기이며 힘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의 탐욕의 대상이 되어왔다. 진리를 추구하려는 갈망, 곧 옳고자 하는 갈망은 불완전한 인간을 넘어 홀로 완전한 신이 되고자 하는 갈망과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학문도 가장 깊은 곳 사람의 내면, 존재 그 자체에 이르러서는 허무해진다. 기술이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줄 순 있지만 기술이 사람을 구원 할 수는 없다. 인문학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 줄 순 있지만 인문학이 사람을 예수답게는 만들어 줄 수 없다.
그 모든 학문들은 신화를 배척한다. 곧 학문은 진지하고 진짜이며 모든 사람들에게 보편적이며 현실에 적용 가능하고 정신적으로든 물질적으로든 변화와 이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입장에서, 기독교는 도무지 학문의 대상이 아닌 것 같아 보인다. 신과 창조와 예수와 부활 같은 허무맹랑한 신화를 믿는 사람들에게 학문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학문을 추구하는 것도 진리를 추구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 믿는다. 그러나 진리를 학문으로 찾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는 학문이 이미 진리다. 학문의 추구를 통해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면 학문이 진리의 충분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경은 예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진리)께로 올 자가 없다고 말한다. 길이며 생명이며 진리인 예수가 학문보다 더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답을 정해놓고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은 전혀 학문답지 않다, 그것은 이유 없는 전제이자 믿음이요, 학문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므로. 그러나 기독교 대학의 답이 '예수'말고 다른 것이 될 수 있는가?
그러므로 '기독교 대학에서 공부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 결국 정해진 답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멀리멀리 돌아가야 하는 모순된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도 우리가 기독교 대학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면 우리는 그 모순된 길을 나아가는 사람들일 것이고, 그 길을 가는 이유는 그 끝에 뭔가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며 또한 그 믿음은 그 길을 걷는 사람을 배반하지 않을 거라고 나는 믿는다. 그러므로 나는 아직 '기독교 대학에서 공부하기'에 희망을 건다. 그 돌아가는 과정의 끝에 조금의 아름다움이라도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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