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도 아이템을 여덟 번 정도 바꿨다. 기사 쓴다고 미루고 미루다가 기자수첩 첫 문장 적고 있는데 오전 4시 42분이다. 항상 이 맘 때쯤 이면 신문사에 도대체 왜 들어왔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계속 신문사를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부끄럽지만 처음에 지원할 때 단순히 멋져 보여서 지원했다. 언론에 뜻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동신문사를 좋아했다. 사회문화부 부장이었던 팀 언니와 언정이었던 방 언니 말을 듣고 무턱대고 신문사에 지원했다.
막연한 동경심으로 시작한 기자생활에 막중한 책임감이 따랐다. 신문사 하면서 정말 숨가쁘게 살았다. 생각보다 힘들었다. 발행을 해도 다음 호가 기다리고 있었다. 취재할 때도 녹록지 않았다. 특히 정식 기자로써 처음 쓴 불법촬영 기사에 대해 취재할 때 가장 힘들었다. 외부 취재 나갔을 당시 “학보사라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실제로는 별거 아닙니다” 라는 말을 듣고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도 국장님이 주신 편지와 부장님의 격려로 이겨낼 수 있었고, 아직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 후로도 기사 쓸 때나 취재하는 과정에서 지칠 때도 있었지만 행복했다. 한동대학교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 간다는 게 좋았다. 알게 된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게 좋았다. 같이 있으면 즐거운 사람들과 함께 일해서 좋았다. 하나님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이라는 사시가 마음에 들었다. 바쁘게 살아도 보람이 있었다.
도중에 슬럼프가 왔다. 책임감 하나만으로 신문사에 남아있는 건 아닌가 하고 고민하던 찰나 국장님이 말했다. 나도 한동신문사에 책임감으로 남아있다고. 문득 책임감도 일종의 사명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힘들어도 계속 한다.
책임감이 있는 이는 역사의 주인이요, 책임감이 없는 이는 역사의 객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 하신 말씀이다. 비록 신문사 역사의 미미한 부분일지라도 주인으로 함께하게 돼서 기쁘다.
힘들게 살다 보면 문득 이 순간이 추억으로 남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한동신문사를 했던 기억이 추억이 될 날 까지 책임감 있게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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