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건전한 숙박문화를 위협하는 불법 숙박업소
유설완 기자  |  yusw@hgupres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3.13  23:44:04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가정집을 활용해 여행자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게스트하우스와 에어비앤비(Airbnb) 숙박문화가 성행이다. 게스트하우스는 값싼 가격과 관광지와 가까운 위치 덕분에 여행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 에어비엔비는 공유 숙박 플랫폼을 통해 쉽게 개인의 집을 여행객에게 빌려주고 대가를 받을 수 있어 이를 활용해 수익을 얻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게스트하우스와 에어비앤비 숙박업소 중 탈세 및 지자체의 점검을 피하기 위한 미신고 숙박업소가 나타나면서 여행객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A 씨는 최근 방문한 숙박업소에서 불쾌한 경험을 했다. 이불은 제대로 안 빨았는지 냄새가 났고 공동으로 쓰는 샤워장은 온통 녹으로 얼룩져있었다. A 씨가 요금을 결제 하려 하자 숙박업소 주인은 현금 결제만을 고집했다. A 씨는 어쩔 수 없이 ATM을 들러 현금을 줄 수밖에 없었다. A 씨는 나중에 그곳이 미신고 불법 숙박업소인 것을 알게 됐다.
B 씨는 공유 숙박 플랫폼을 통해 객실을 예약했다가 사정이 생겨 취소하던 중 위약금에 혀를 내둘렀다. 자신이 예약한 객실 금액의 50%를 위약금으로 내야 했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 B 씨는 이에 대해 항의하고 싶었지만, 현재 공유 숙박업에 대한 관련 법규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보상받기 어려웠다.

가정집과 숙박업 사이에 선 게스트하우스

게스트하우스는 법적으로 명확하게 정의된 용어가 아니다. 현행법상 게스트하우스라는 숙박업종은 존재하지 않는다. '게스트하우스(GuestHouse)'는 가정집에서 여유 있는 방을 여행자들에게 제공하는 외국의 숙박문화이다. 이 문화가 한국으로 들어와 민박과 유사한 숙박업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현행법상 사업주가 거주하면서 가정집 일부를 관광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숙박업은 ‘외국인 관광 도시 민박업’과 ‘농어촌 민박업’이다. 하지만 게스트하우스의 모호한 개념 탓에 *일반 숙박업 등에서도 게스트하우스라는 상호를 혼용해서 사용한다. 포항시청 관계자는 “상호가 게스트하우스라고 해서 다 민박업인 것은 아니에요”라며 “(대상 숙박업소)가 무엇으로 등록됐는지 확인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게스트하우스는 일반 숙박업보다 숙박 등록 기준이 까다롭지 않다. 게스트 하우스는 일반 숙박업이 적용받는 공중위생관리법이 아닌 관광진흥법 또는 농어촌 정비법에 적용받기 때문이다. 게스트하우스 등록 기준은 ▲주택 연면적 230m2 미만 ▲외국어 안내 서비스 가능 ▲소화기 1개 이상 구비 ▲객실마다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다. 또한, 게스트하우스와 에어비앤비는 화재 및 기타 재난보험 가입의무가 없다. 일반 숙박업이 ▲비상경보·피난·스프링클러설비 설치 ▲환기설비 설치 ▲재난배상 책임보험 의무가입 대상 등인 것과 비교된다. 서울시 지역관광진흥팀 정효진 주무관은 외국인 관광 도시 민박업 등록 기준에 대해 “호텔 같은 숙박 건물은 사업 승인, 준공, 등록까지 시간이 걸려 (외국인 관광 도시 민박업을) 법적으로 완화해 일반 국민 집에서 외국인이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지낼 수 있게 했다”라고 말했다. 농어촌 게스트하우스의 경우 외국어 안내 서비스 대신 농어촌지역 또는 준농어촌지역이라는 조건이 붙는다. 제주도 친환경농경정과 관계자는 “농어촌 민박업은 농업인들이 농외소득 창출 차원에서 민박사업을 시행하기 때문에 단독주택 내에 여유 있는 방만 활용해 일반 숙박업과 구별된다”라며 “여유 있는 방을 제공하기 때문에 다른 공중위생법에 의한 숙박업보다는 조금 법령이 까다롭지 않다”라고 말했다.
도시의 게스트하우스와 에어비앤비에서 내국인을 받아들이는 것은 대부분 불법이다. 게스트하우스는 2012년 관광진흥법 개정 당시 외국인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인 관광 도시 민박업으로 규정됐다. 규정에 따라 외국인이 아닌 내국인은 게스트 하우스 이용이 제한된다. 내국인은 농어촌 게스트하우스와 도시지역의 마을기업으로 지정된 곳에 한해 이용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더 심각하다. 에어비앤비는 현행법상 관련된 법 조항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에어비앤비 등록 숙박시설들은 소방안전등 관련 사안을 포함한 민박업 등록 의무가 없다.

불법 숙박업소, 건전한 숙박문화의 걸림돌

지방자치단체에 신고 없이 운영되는 불법 숙박업소 사례가 매년 적발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불법 게스트하우스 등록 및 단속 결과’에 따르면 미신고된 게스트하우스는 2014년 59곳, 2015년 65곳, 2016년 31곳, 2017년 18곳이다. 그 외 사업자 부재로 단속조차 못 한 게스트하우스가 4년 동안 115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에어비앤비 객실은 늘어나는 데 비해 지자체에 신고된 숙박 객실은 적은 편이다.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객실 수는 2013년 약 2,000실에서 2016년 1만 8,000실로 증가했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 2016년 외국인 관광 도시형 민박업으로 등록된 객실은 3,169실이다. 서울의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객실이 약 1만 실인 것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공유숙박 객실이 지자체에 신고 없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불법 숙박업소를 이용한 고객은 피해가 발생할 경우 보상받기 어렵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공유숙박 플랫폼 관련 민원은 총 194건이다. 2017년 공유 숙박 플랫폼 관련 소비자 민원은 108건으로 2016년 36건에 비해 3배 증가했다. 계약 취소에 따른 위약금 민원이 137건(70.6%)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용 불가한 숙소 예약 등이 34건(17.5%), ▲서비스 ▲시설 ▲위생상태 불량이 12건(6.2%)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은 ‘공유숙박 플랫폼 계약 취소 시, 위약금 주의’ 보도자료를 통해 공유 숙박 플랫폼과 숙박업소 이용 시 환급 정책과 규정을 꼼꼼히 확인할 것, 예약 취소 시 취소 시점을 증빙할 수 있는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보관할 것 등을 당부했다.
이와 같은 미신고 숙박업소는 ▲위생 ▲소방 ▲세금 등의 문제를 가진다. 숙박업소가 음식을 제공하는 것은 불법이며 제공하기 위해 지자체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숙박업소 중 신고 없이 음식을 제공하거나 숙박업 등록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제주 경찰은 지난 2월 19일부터 도내 게스트 하우스 명칭 사용 민박과 숙박업소 총 243개소에 대한 일제점검을 시행했다. 그 결과 야간 파티 등 음식 주류 제공 행위 등 불법 음식점 영업행위 36건, 미신고 숙박 영업행위 4건 등 총 40건을 형사입건했다. 또한, 유통기한이 열흘이나 넘긴 식재료 등을 손님들에게 조식으로 제공하는 행위 등 위반사항 46건을 적발했다.
미신고 숙박업소는 법령에 따른 시설 미비와 소방안전 점검에서도 제외돼 안전사고에 취약하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안전과 법적인 문제를 집주인의 자율에 맡긴다. 에어비앤비는 집주인의 법 위반 사실에 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 에어비앤비는 집주인에게 숙박업과 관련된 소방 법령 등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불법 게스트하우스 등록 및 단속 결과’에서 미신고 된 게스트하우스의 경우 대부분 단독화재경보기나 소방시설이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신고 숙박시설은 임대와 객실 판매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는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숙박업소로 따로 신고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개인이 플랫폼을 통해 쉽게 방을 빌려주고 소득을 챙길 수 있다. 정 주무관은 “미신고자는 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세금을 내지 않는다”라며 “오히려 (불법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관이나 시에서 홍보하는데 효과가 많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래픽 옥녹현 일러스트 기자 oknh@hgupress.com

법률 개정이 필요한 시점
공유 경제시대에 발맞춰 공유 숙박업 관련 제도와 법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기획재정부는 2017년 12월 ‘2018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공유 민박업 부문을 신설해 숙박공유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자유한국당 이완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유숙박업 관련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법안은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에서 내국인 숙박을 허용하는 대신 일수를 180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정책과 김혜진 주무관은 “민박업은 가정의 주택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숙박업종과 같은 조건을 마련하기 어렵다”라며 “법이 도입된다면 안전, 위생, 보험 등을 시행령을 통해 보완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1인 여행객의 증가와 공유경제 시대에 발맞춰 호텔, 모텔 등 기존 숙박업과는 차별화되는 다양한 숙박업종이 생겨났다. 하지만 관련 법은 빠르게 변화하는 숙박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와 법 아래에서 공유 숙박업을 운영하는 일부 사업주들은 불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여행자들은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정 주무관은 “법이 현실을 못 따라가면서 불법이 양산될 수밖에 없다”라며 “법령을 개정해 (불법 숙박업소)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있다”라고 말했다.

*일반 숙박업: 모텔, 여관 등 손님이 잠을 자고 머물 수 있도록 시설(취사시설은 제외한다) 및 설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

   

학생식당 퇴식구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게스트하우스와 에어비앤비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윤예준 사진기자 yunyj1@hgupress.com


 
유설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791-708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한동로 558 한동대학교 학생회관 102호, 한동신문사  |  대표전화 : 054-260-1241~2  
발행인: 장순흥  |  주간: 허명수  |  편집국장: 박소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전광준
Copyright © 2013 한동신문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