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6일 제23대 총학생회장단 선거가 실시된다. 11월 22일로 예정돼 있던 선거는 11월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학사일정이 중지되면서 두 주 미뤄졌다. 제23대 총학생회장단 단독 후보 ‘힘 (HIM)’(이하 힘)이 입후보했으며 정회장 후보는 김광수(법 10), 부회장 후보는 이지혜(국제어문 15)다. 선거는 단독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로 진행될 예정이다. 힘은 ‘고민하고 미리 가서 그 방향으로 학생들을 초대하는 총학’이 되려는 ‘팔로워 리더십’을 이야기한 바 있다(본지 249호 1면 참조). 과연 힘이 다짐하는 총학생회의 모습은 공약 속에 어떻게 담겨 있을까?

▲ 제23대 총학생회장단 정회장 후보가 출마의 변을 밝히고 있다. 윤예준 사진기자 yunyj1@hgupress.com

힘은 총 21개의 공약을 내세웠고 해당 공약을 ‘소원’, ‘선물’, ‘연결’로 분류했다. ‘소원’에는▲글로벌▲신앙▲통일 분야에 해당하는 아홉 개 공약이 있으며 ‘선물’에는▲문화▲복지▲사회협력▲소통 분야에 해당하는 아홉 개 공약이 있다. ‘연결’에서는 총장인선 절차 관련 정관 개정, 교수 충원 등을 해결하겠음을 약속하고 있다. 힘은 전체 공약 중 문화 분야에 해당하는 공약을 가장 많이 내세웠으며 지난 5년간 총학생회장단 후보 공약에 제시된 적 없었던 통일 관련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반면, 학내 사안에 관해 공론장 형성을 약속하는 공약은 제시되지 않았다.

▲ 그래픽 김정은

현실성 떨어지는 복지 분야

복지 분야 공약 중 ‘128,000원 줄여보겠습니다’와 ‘러브하우스’ 공약은 포항시청과 생활관운영팀 등 타 단체와의 협조가 필수적이나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힘은 ‘128,000원 줄여보겠습니다’ 공약을 통해 포항시로부터 버스 요금을 지원받아 교내 버스 요금을 인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포항시청 관계자는 해당 공약은 실행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11월 24 일 기준). 포항시 대중교통과 이원우 과장은 “(해당 공약은) 절대 불가능하다”라며 “지방단체에서 어떤 지원을 해주든지 하려면 반드시 법률 근거가 있어야만이 할 수 있는 사항인데 이런 법 자체가 없다”라고 말했다. 힘은 포항시로부터 버스 요금을 지원받지 못 했을 시 ▲지역 교회 및 학부모 모임에서의 버스 요금 지원 ▲한동대 셔틀버스에 광고판 부착 ▲포항시 시내버스 증차 요구 등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총무인사팀 박동규 과장은 “1년에 버스 이용객 수가 80만 명쯤 돼 현재 금액으로서 6억 정도 있어야 학생들이 버스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라며 “학교 셔틀버스는 학교 이미지다. 학교 로고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외에는 승인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힘은 ‘러브하우스’ 공약을 통해 생활관 공실을 활용하고 교내 공간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생활관 1층을 다목적실로 만들 것을 약속했다. 생활관운영팀은 ▲해당 공약 실행에 필요한 예산 부재 ▲생활관운영비 쓰임의 방향과 맞지 않음 ▲공간 확보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러브하우스’ 공약 실행이 어렵다고 밝혔다. 생활관운영팀 이종만 팀장은 “(공약을) 진행할 다목적실 설치에 대한 예산은 생활관 예산에서 지원해줄 수 없으며 1학기에는 공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라며 “현재 생활관 운영을 위해 사용되는 예산은 입주생들이 납부하는 관비로 충당되기 때문에 외부거주자를 위한 생활관 내 다목적실 설치나 운영에 생활관 예산 사용은 불가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생활관운영팀은 해당 공약의 실행에 대해 힘이 문의한 적 없다고 밝혔다(11월 28일 기준). 생활관운영팀 이 팀장은“(후보단이) 문의한 적이 없었다”라며 “생활관 관련해서는 생활관 관장의 허락 없이는 실행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힘은 다음 학기에 자치회가 구성되면 ‘러브하우스’ 공약 실행을 자치회에 부탁할 계획이다. 김 후보는“자치회가 주축이 돼서 이 사업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라며 “자치회나 생활관 운영팀과 같이 논의를 한 후 필요한 부분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분야, 실현 가능할까?

힘은 글로벌 분야 공약으로 ▲‘그리운 고향의 맛!’ ▲‘한국은 처음이지?’ ▲‘외국어 하는 교수님 말고, 외국인 교수님’ 공약 등을 제시했다. ‘그리운 고향의 맛!’ 공약은 매달 마지막 날 대륙별 음식을 학생회관에 마련하겠다는 공약으로 ㈜신세계푸드(이하 신세계푸드)는 해당 공약에 대한 협조 의향을 밝힌 상태다. 신세계 푸드는 후보가 당선되면 매달 한 번씩 샐러드 바 자리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세계 푸드 박소윤 점장은 “사업의 지속가능성은 한 두 번 시행해봐야 알 것 같다”라며 “외국인 학생들의 참여와 준비, 음식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과 수요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힘은 ‘한국은 처음이지?’ 공약과 ‘외국어 하는 교수님 말고, 외국인 교수님’ 공약에 대한 실천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명확히 마련된 것은 없다. 힘은 ‘한국은 처음이지?’ 공약을 통해 외국인 학생들이 하계방학 중 한동대 학생과 동행하며 한국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학습 여행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힘은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해당 공약을 학점이 부여되는 수업의 형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힘은 해당 공약의 실행 방향에 대해 교무처와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11월 28일 기준). 해당 공약이 수업의 형태로 진행 되기 위해서는 강의계획서 및 담당 교수가 정해져야 하며 이후 학부장 회의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해당 공약이 교양과목일 경우 글로벌리더십 학부장 회의에, 전공과목일 경우 전공 학부의 학부장 회의에 통과돼야만 신규과목으로 등록될 수 있다. 한편, 힘은 ‘외국어 하는 교수님 말고, 외국인 교수님’ 공약을 통해 외국인 교수를 확충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힘이 제시한 총장인선정관 개정안

‘2022년 제7대 총장님 취임식 준비하기’ 공약은 총장인선절차 관련 정관(이하 총장인선정관)에 대한 개정안을 준비하는 공약이다. 힘은 2016년 8월 26일 개정된 학교 법인 한동대 학교 제74조에 명시된 *총장인선위원회의 구성을 유지하고 총장 최종 후보 공개 및 학생들의 의견 수렴 등의 인선 절차만을 추가해 개정안을 구성할 계획이다. 힘이 제시한 개정안에는 ▲총장인선위원회가 선정한 최종 총장 후보 공개 ▲공개된 총장 후보에 대한 교수 평가 ▲교수 평가 기반 최종 총장 후보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 수렴 ▲수렴된 학생 의견을 이사회에 전달 등의 절차가 추가됐다. 힘이 제시한 총장인선정관 개정안은 총장인선 절차 제정TFT(이하 총장인선TFT)가 이사회에 요구한 총장인선정관 구조와 다르다. 총장 인선TFT는 기존 총장인선정관의 총장인선위원회 위원 구성을 이사회 3인 외 교원 3인, 학생 2인, 직원 2인, 동문 2인, 외부인사 2인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를 포함해 완성된 규정안을 2014년 12월부터 8차에 걸쳐 이사회에 전달했다.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총장 인선TFT 백이삭 학생 위원은 “현재 개정된 정관상으로는 인선위 단계가 이사와 외부인사들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최종 후보 등록에는 학내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본지 232호 1면 참조). 힘은 현재 구상한 개정안을 바탕으로 총장인선정관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힘은 타 학생대표기구와 일부 교수와 협력해 최종 가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힘은 만들어진 가안을 공개한 후 타 학생대표기구와 교수들의 평가를 반영해 최종 개정안을 만들 예정이다. 최종 개정안은 이사회에 전달될 계획이다. 김 후보는 “교수와 학생이 참여할 수 있으며 이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가안을 만들 계획”이라며 “학내 구성원이 이사회의 결정을 신뢰하고 이사회도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신뢰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후보 공약집 속 낯선 등장 ‘통일’

힘은 통일 관련 사업을 확대 및 공식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통일 관련 공약은 총학생회장단 후보 공약집에 최근 오 년간 명시된 적 없다. 힘은 통일 분야 공약으로 ▲Let’s go! Unikorea! ▲청소년통일캠프 ▲2학기 북한중보주간 공식화 등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해당)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 총장님과의 면담 통해 승인받은 뒤 교목실과 협력 통해 일을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 후보는 “통일을 준비하는 대학이라는 정체성이 한동대 정체성 중 하나이다. 그게 어려울 수 있고 명확한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나아가야 할 일이면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공약에 명시되지 않은 공론장

힘이 제시한 공약에 학내 사안에 대해 공론장을 열겠다는 공약은 없다. 토론 관련 공약인 ‘본질에는 일치를, 비본질에는 자유를’ 공약은 학내 사안이 아닌 기독교를 주제로 다루며 대상은 전국 대학생이다. 김 후보는 “소통 관련해서 공약집에 명시하지 않은 이유는 총학생회의 당연한 본연 업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힘은 학생들이 총학생회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했지만 논의 의제와 논의 진행 시기 및 횟수 등은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않았다. 힘은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 및 구글 양식으로 된 설문조사 등의 여러 채널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타 학생대표기구들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힘은 타 학생대표들과 논의한 것을 학생들에게 공개하고 해당 논의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 했다. 김 후보는 “어떤 주제로 (한동 아고라와 같이) 열렸으면 좋겠다라는 (학생들의) 의견을 페이스북이나 구글 폼 같은 것들을 통해서 받고 어느 정도 모아졌다고 생각할 때 진행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힘은 교내 사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 대두되지 않을 시 전학대회 등을 통해 타 학생대표기구와 학교 발전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교수충원이나 기숙사 공석 같은 문제는 빠른 시일 내에 논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3년간 총학생회장단에 출마한 선거 캠프들은 학내 사안과 관련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거나 학교 리더십과 소통할 수 있는 공약을 공약집에 명시했다. 지난 3년간 선거 캠프가 제시한 소통 관련 공약에는 ▲제20대 총학생회 ‘더하기’의 ‘여론 수렴’ ▲제21대 총학생회 ‘하늘’의 ‘한동아 어디가’ ▲제22대 총학생회 ‘기대’의 ‘한동 아고라, 한동을 논하다’, ‘한동행’ 등이 있다.

▲ 학생들이 후보 공청회에 참석해 패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윤예준 사진기자 yunyj1@hgupress.com

*총장인선위원회: 대학교에 총장을 두고 총 장을 선임하기 위해 법인에 총장인선위원 회를 두며, 이사 5인과 총장 경험이 있는 이사 2인으로 이사회의 의결로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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