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학교(이하 한동대)는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교육을 실시하는 종합대학으로써, 도덕성과 가치관 교육을 중시하며,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을 교육개혁방향으로 공식 홈페이지에 명시하고 있다. 한동대는 21세기 교육이 학생과 교수가 미지의 해답이나 검증되지 않는 정보를 분석, 예측하여 한가지 해답보다 여러 가능성이나 불확실성을 찾아내는 교육에 역점을 두어야 하며, 미지의 해답을 창의적으로 찾아내는 교육은 바로 학교가 목표하는 방향이라 선언한다. 순수학문보단 실용학문을 중시하는 추세 속 의무가 되어버린 대한민국의 대학은 진리 탐구의 역할이 아닌 취업준비생을 양성하는 훈련소 역할을 도맡고 있다. 그렇기에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참된 탐구를 강조하는 한동대의 비장한 목표는 분명 눈에 띈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목표를 실제 수업 가운데서, 특히 기독교 교양 필수 수업에서 전혀 느끼지 못하겠다는 한동대 학생들의 고백을 필자는 많이 들어왔다. 그들은 현재 한동대의 기독교 필수 교양 과목들이 현대 사회의 여러 사상과 현상들을 획일적인 정통 기독교의 관점만으로 해석하고 연구하도록 제한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필자 또한 깊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현재 기독교와 현대사상(이하 기현사)을 이수하고 있는 필자는 수업이 지극히 ‘기독교 중심적’이라 이외의 사상들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었다. 수업은 제임스 사이어의 관점을 중심으로 기독교 유신론을 우선적으로 탐구한 뒤, 나머지 현대 사상들을 재평가하도록 구성되어있으며, 그 재평가는 "현대 사상의 단점들을 기독교가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로 나아간다. 또한 수업의 교재에 해당하는 사이어의 “기독교와 현대사상”은 기독교 유신론에 관한 내용에 절대적으로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반면, 나머지 사상에 대한 탐구는 비교적 적은 분량으로 두었다. 기독교 유신론을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된다는 점은 다양한 세계관을 탐구하여 자신을 돌아보고자 하는 기현사의 수업 목표, 나아가 여러 가능성과 불확실성을 경험하여 창의적인 사유로 진리를 탐구하게 하려는 한동대의 교육 방향과 모순이 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물론, 모든 수업은 교수의 주관과 영향 아래 놓여있다는 점을 필자는 이해한다. 따라서 그러한 교수의 권한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한동대의 기독교 필수 교양 과목들이 교육 목표와 일관될 수 있는 방법은 학생의 주체적인 인식과 선택이 우선되어 여러 방향의 사유를 할 수 있도록 학교가 자유로운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학교가 ‘진리’에 대한 확실한 견해를 갖고 있더라도 진리 탐구의 과정은 지극히 학생의 선택으로 이뤄져야 한다. 필자의 경험에 미루어 보았을 때, 주체적인 선택과 판단에 따른 배움이야말로 우리에게 실(實)로 다가온다. 다양한 사상을 탐구하여 사유를 확장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관점만으로 사유를 축소시키는 것은 주입식 교육에 더 가깝다고 본다. 만약 한동대가 자유로운 사유를 통해 찾아낸 고유의 진리가 아닌 단면적인 주입식 진리를 가르치고자 한다면 차라리 홈페이지에 있는 교육개혁방향을 바꿔보는 것을 추천한다.

 

진하영(언론정보,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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