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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학생들의 추석은 어땠을까
박소정  |  parksoj@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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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25  01: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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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박 10일. 이번 추석 연휴는 이례적으로 길었다. 많은 한국인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 집으로 돌아갈 때 학교에 남는 이들이 있다. 바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외국인 학생들이다. 한동대 외국인 학생들은 교환학생 및 학부생, 대학원생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추석 연휴 동안 희망자에 한해 생활관에 거주할 수 있다. 외국인 학생들은 생활관에 남아 시간을 보내거나 생활관을 떠나 색다른 추억을 쌓기도 한다. 한국에서 추석을 보낸 한동대 외국인 학생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생활관에 남은 외국인 학생들 30% 돼

2015년 이래 추석 연휴마다 약 50명 정도의 외국인 학생이 생활관에 남았다.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이어진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는 55명의 외국인 학생이 생활관 거주를 신청했다. 이는 17-2학기 외국인 학생 수의 약 29%에 해당한다. 지난 2년의 추석 동안 생활관에 거주한 외국인 학생 수는 대략 50명 정도로 비슷했다. 2015년은 54명, 2016년은 50명이었다.
외국인 학생들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 이외에 ▲여행경비 부담 ▲전공 공부 ▲휴식 등을 이유로 추석 연휴 기간 생활관에 남는다. 휴식을 취할 때 외국인 학생들은 국제관 코이노니아에 모여 게임을 하고 영화를 보거나 양덕, 육거리 등으로 나가 시간을 보낸다. 4년째 한동대에서 추석 연휴를 보낸 관신란(Guan Xin Ran 창의융합 14) 씨는 “학교에 남아있을 때 서예나 그림 그리기 또는 영화를 보는 등 평소와 특별히 다를 바 없이 보냈다”라며 “여태껏 추석 연휴 동안 적은 수의 외국인 학생들만 학교에 남았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외로워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학기 중에 있는 추석과 달리 방학 중에 있는 설 연휴에는 생활관을 신청하는 외국인 수가 추석보다 적다. 2016년은 13명, 2017년은 5명이었다. 설 연휴 때는 학기가 끝나 대부분 교환학생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방학을 맞아 집으로 가는 학부생도 있기 때문이다.
생활관을 신청하는 학생 수가 적어 2017년 설 연휴 때 국제관이 폐관된 적도 있다. 국제처는 적은 수의 학생으로 국제관이 연휴 기간 폐관될 때 외부 숙소를 마련해 외국인 학생들이 설 연휴에 머무를 수 있도록 지원했다. 국제처 정예리 씨는 “명절 연휴 기간에는 상점이 문을 닫기 때문에 외국인 학생들은 직접 요리를 할 수 있는 국제관에 남아있길 원한다”라며 “2017년 설 연휴에 남기로 한 다섯 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전부 *코너스톤 장학생들이라 지원금으로 숙식비 등의 비용을 충당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 그래픽 김정은

상사태, 체계적인 대책 없어

설과 추석 등 명절 연휴 동안 국제관은 비상사태에 대한 체계적인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 이번 추석 연휴를 제외하고 지난 2년 동안 국제관은 관리자 없이 외국인 학생들만 상주해왔다. 이번 추석 연휴부터 두 명의 임시 RA가 공식적으로 생겼지만 RA 역시 외국인 학생이며 두 명이 약 50명이 넘는 외국인 학생들을 담당해야 했다. 국제처는 명절 연휴 동안 학생을 RA를 세운 이유에 대해 학생 생활에 깊게 관여할 수 있으며 빠르게 보고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으며 한국어로 소통할 수 있고 국제관에 오래 살은 학생을 RA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추석 연휴 국제관 임시 RA를 맡았던 삼소노브 브라디밀(Samsonov Vladimir Aleksandrovich 법 13) 씨는 “비상사태 시 외국인 학생들은 RA에게 연락하지만 같은 외국인 학생으로서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다”라며 “학교 근처에 계시는 교수님과 국제처 직원분들도 도와주시지만 생활관에 있는 RA의 일이 가장 많아 추석 내내 학생들을 맡아야 했다”라고 말했다. 국제관 헤드 마스터 알렉스 비숍(Alex D. Bishop) 교수는 “국제처 직원이나 교수가 포항에 남아있어 비상사태 해결에 힘쓰지만 마땅한 대비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추석 연휴에는 전 호관이 개방되면서 국제관에 야간 경비원이 오전 12시부터 6시까지 근무했으며 오후 3시부터 12시까지 간사가 당직 근무를 했으나 국제관에서 근무하는 간사는 없었다. 생활관 운영팀 전충구 과장은 “전 호관 간사가 이틀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행복관 야간 행정실에서 근무했다”라고 말했다.

“평소와 다른 것은 없어도, 기억에 남아요”

   
▲ 랏심바자피 페노소아(Ratsimbazafy Manaoa Fenosoa GLS 17), 윤예준 사진기자 yunyj1@hgupress.com

17-1학기 한동대에 입학한 랏심바자피 페노소아(Ratsimbazafy Manoa Fenosoa GLS 17)는 동아프리카의 섬나라, 마다카스카르에서 왔다. 그는 타국에서 시작된 대학 생활을 재밌게 보내면서도 코너스톤 장학생으로 한동대에 온 만큼 공부 또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추석 연휴에도 그는 어김없이 생활관에 남아 공부해 전념했다. 대다수의 외국인 학생들이 긴 연휴를 맞아 여행을 떠났지만 여행 경비를 따로 마련하기 어려웠던 그는 생활관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연휴 동안 평소 뒤처져 있던 수업을 따라잡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부도 열심히 했지만 때론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추석이 시작되기 전 그는 친구들과 함께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생활관으로 돌아와 요리하며 고향에 대한 향수와 외로움을 달랬다고 말했다. 그는 “추석이 시작되면 교내 시설을 거의 이용할 수 없어 미리 장을 봐야 한다”라며 “나는 마다카스카르 전통 음식을 만들고 친구들은 그들의 전통 고향 음식을 만들어 이를 함께 나눠 먹었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한국의 추석 연휴는 생활관에 남은 외국인 학생들끼리 서로를 도우며 더욱 알아가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하루는 생활관에 남아있는 친구들과 함께 노래방 기계가 있는 국제관 코이노니아에 모여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다가 옆 생활관으로부터 민원까지 받았던 이야기도 즐겁게 말했다. 그는 “잘 부르지도 못하는 랩을 불렀는데 친구들이 호응을 잘해줘 즐거웠다”라며 “여러 국적의 학생들이 모여 한국, 일본, 영어 노래를 부른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생활관을 떠난 학생들

지난 2년 추석 연휴 기간 국제관 거주를 신청하지 않은 외국인 학생들은 여행을 가거나 한국인 학생 집에 머무르기도 했다. 17-2학기 외국인 학생 단체 ISU(International Student Union) 유디 예(Youdy EA) 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의 다른 도시들을 여행하고 탐험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총학생회에서 주관하는 *홈스테이(Home-Stay) 사업은 15년도부터 추석 명절마다 진행됐지만 이번 학기 홈스테이는 진행되지 않았다. 최대 5일이었던 이전 추석 연휴와 달리 올해 추석은 최대 10일까지 이어진 긴 연휴였기 때문이다. 홈스테이를 담당하는 총학생회 글로벌국 최주영 국장은 “이번 연휴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10일 동안 홈스테이 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이 때문에 한국 학생들과 외국 학생들이 특별히 더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켄터키(Kentucky)주에 있는 캠벨스빌 대학교(Campbellsville University)는 홈스테이 문화가 잘 구축돼 있다. 한국의 추석과 같은 미국의 명절인 추수감사절 때 외국인 유학생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17-2학기 캠벨스빌 대학교로 교환학생을 간 박재형(경영경제 12) 씨는 “이번 추수감사절 때 재학생 친구의 집에서 머물게 될 것 같다”라며 “어느 재학생은 외국인 유학생을 학교하고 먼 플로리다(Florida)인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즉흥적으로 떠났지만 결과는 성공적”

   
▲ 트렌 헤이디(Tran Haidi 콘텐츠융합 17), 윤예준 사진기자 yunyj1@hgupress.com

트렌 헤이디(Tran Haidi 콘텐츠융합 17)는 17년 3월 교환학생이다. 그는 부모님의 고향인 베트남을 제외하고 동양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한국에 첫발을 디뎠을 때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다고 한다.
그가 더욱 낯설게 느낀 것은 생전 처음 맞이한 한국의 명절, 추석이다. 유난히 길었던 추석 연휴 탓에 기숙사에만 있기 싫던 그는 무심코 삼 주 전에 떠오른 곳을 가기로 결심했다. 아무런 계획 없이 그는 친구들과 함께 오로지 핸드폰 하나만 의지해 기숙사를 떠났다. 트렌 헤이디는 “기숙사에 남거나 떠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고 학생들이 알아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라며 “구글을 통해 어디를 갈지 정하고 구체적으로 정하지 못한 채 무작정 떠났다”라고 말했다.
먼저 이들이 도착한 곳은 포항 가까이 있는 부산이었다. 그는 부산에서 봤던 거대한 지하상가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열차만 있는 영국의 지하철역과 다르게 한국의 지하철역 안에는 여러 사람이 모여 어묵부터 시계, 신발, 옷 갖가지를 팔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서울로 올라가 한복을 입고 경복궁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그는 특히 한복이 좋았다고 말했다. 위아래 옷을 같은 색이나 비슷한 색으로 맞춰 입는 영국식 스타일과 다르게 위아래 옷의 색깔을 다른 색으로 화려하게 맞춰 입는 한복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트렌 헤이디는 “평소 포항이나 학교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들의 즉흥적 여행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었다.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탔던 지하철이 마감 시간이 되자 그 자리에서 멈춰버렸다. 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지하철에 덩그러니 남겨졌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가 묵었던 찜질방은 충격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찜질방에서 모두가 옷을 입고 있지 않은 것이 그에게 충격이었지만 다행히 한국말을 할 수 있는 친구가 찜질방에 대해 설명을 해줘서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즉흥적 여행은 일주일 만에 끝났지만 그는 다시 여행을 갈 것이라 말했다. 트렌 헤이디는 “대구도 가고 싶었지만 돈이 부족해 갈 수 없었다”라며 “추석 여행 때 가보지 못한 곳을 꼭 다시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학기 중에 있는 추석 연휴는 외국인 학생들이 마주해야 하는 명절이다.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한국에 남은 외국인 학생들에게 추석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한국에서 어디 갈 곳 없는 외국인 학생들은 학교가 몸과 마음의 고향이다. 그러나 명절 연휴 동안 학교를 떠나는 한국인 학생들 속에, 외국인 학생들은 학교를 더 이상 고향이 아닌 향수와 외로움의 공간으로 느끼곤 한다. 타국에서 홀로 지내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국의 명절을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 그래픽 김정은

*코너스톤 장학생: 개발도상국 순수 외국인 학생 중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여 경제적 어려움 없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교육의 기회를 부여하여 한동대에서 받은 교육과 훈련을 받은 후 다시 본국으로 귀국하여 그 나라를 변화시키는 크리스천 지도자로 교육하고자 하는 학생.
*홈스테이(Home-Stay):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인 학생들 집에 머무르며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총학생회에서 주최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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