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있는 동안 많은 선택을 해야 하고 그 선택 중에는 ‘모 아니면 도’ 같이 이것 아니면 저것, 반드시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이런 종류의 선택을 선호하는 사람이 아니다. 반드시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주로 A와 B라는 선택지가 있을 때 양쪽의 장점들을 찾아 이견을 조율하며 더 나은 합의점을 찾았다.
학교 강의평가에서 나온 피드백도 이런 선택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한다. 교수님이 피드백을 수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 피드백을 조건 없이 수용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전혀 수용하지 않는 것도 문제가 되기에 수용과 반려의 절충을 찾아야 하며 그 기준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피드백을 수용해야 한다면 여러 학생이 지속해서 올린 피드백의 경우나 비교적 정리되고 객관적인 피드백 위주로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한 수업에 여러 학년이 섞여 있거나 여러 전공의 사람들이 섞여 있는 경우(이는 단순히 수가 많은 것이 기준이 아니라 성적을 평가할 때 근본적인 차이가 날 수 있는 구성원을 기준으로 한다)에는 학년 별로 또는 소속 학부별로 채점, 평가 기준을 다르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피드백이 나올 것이다. 이런 피드백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을 법한 피드백이다. 반면, 그렇지 않은 학생의 경우 좋은 성적을 받기 힘든 구조였을 것으로 추측한다. 직접 들었던 강의 중에는 지난 학기에 들었던 ‘재료역학’ 수업이 있는데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와 기계제어공학부 학생들을 따로 채점함으로써 공간환경시스템 공학부 학생들의 부담을 조금 덜어주며 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었다. 이 강의의 경우 기계제어공학부의 고체역학의 하위 호환 버전의 강의라 할 수 있으며 기계제어 공학부 학생과 공간환경시스템 공학부 학생들 간의 평균 차이는 시험마다 5-10점 이상씩 차이가 난다.
반면, 피드백을 수용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에는 별다른 기준과 이유가 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피드백의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이 별다른 논리와 기준이 없이 단순히 강의 내용이 어렵다는 이유 하나로 강의 과정 중 한 부분을 다음부터는 가르치지 않았으면 피드백이 나왔다면 이러한 피드백은 반드시 수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강의 발전을 위해서 강의평가, 피드백의 본질을 살려야 된다. 한동대학교가 발전할 수 있는 많은방법 중 하나는 강의를 발전시켜 더 높은 수준과 양질의 강의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더 깊게 잘 배울 수 있게끔 강의 방식에 대해 자유롭게 건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용되어야 할 피드백과 반려되어야 할 피드백을 나누는 기준이 확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과 교수 간의 권리를 서로 인정하고 소통하며 교수님들은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수용하고 수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수용하지 않으면서 강의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현민지 (공간시스템,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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