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신문사에 사회문화부 기자로 한 학기를 시작하게 됐다. 사회문화부에 지원한 이유는 교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소식과 이야기를 접해 한동에 전하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도 한몫한다. 하지만 사회문화부는 외부 사람들을 상대하는 특성상 교내 사람들에 비해 취재 요청이 쉽지 않다. 구태여 외부인들이 우리들의 취재에 응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첫 기사로 벽화마을에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시청과 동사무소에 연락했다. 하지만 동사무소와 시청은 서로 자기네 소관이 아니라며 서로에게 담당을 미뤘다. 그렇게 난 4번 이상의 전화 끝에 내일 다시 연락해주겠다는 시청의 답변을 끝으로 귀에 대고 있던 전화기를 가까스로 뗐다.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다음으로 벽화마을 관련 전문가들의 코멘트를 따기 위해 메일을 썼다. 우선 벽화마을과 관련된 교수의 논문을 읽어보고 교수님의 전공과 기사에 나온 여러 소식을 분석했다. 수집한 정보를 메일로 정리한 뒤 교수님들에게 조심스럽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하지만 대부분 답장은 오지 않았다. 뭐 이 정도는 예상했다. 그래도 메일을 보낸 다른 교수님 한 분과 약속을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약속 하루 전 교수님이 예상치 못한 사정이 생겨 인터뷰를 못하게 된다고 하셨다. 물론 이것은 예상 못 했다. 그저 조금 씁쓸할 뿐이다.
두 번째 기사로 블라인드 채용 인터뷰를 위해 공기업에 메일을 돌렸다. 메일을 돌리기 전에 블라인드 채용과 관련된 기업을 선정하고 기업과 관련된 채용정보를 분석하여 기업마다 내가 기업에 대해 관심 있다는 것을 최대한 드러내며 정성스럽게 썼다. 그렇게 보낸 메일의 답장은 역시나 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메일과 함께 전화도 같이 돌렸다. 몇몇 기업은 일방적으로 바쁘다며 나중에 전화 준다고 했다. 다른 기업은 그 주제에 대해 딱히 할 말이 없다고 한다. 그래도 마지막 기업은 메일을 검토해보고 답을 준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받아 조금은 기뻤다. 물론 답장은 오지 않았다.
‘거절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누가 나 대신 취재원 인터뷰 요청만 해줬으면 좋겠다.’ 등 취재 요청이 거절당할 때마다 많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신문사에서뿐만 아니라 학기 중에도 많은 낙방과 거절을 경험했다. 수강신청을 위한 페이퍼부터 대외활동, 동아리 등 많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거절을 당했다. 특히 가고 싶었던 학회에 떨어지고 나서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그날은 초코우유를 3개나 먹은 것으로 기억된다. 하여튼 이러한 거절은 경험해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겪을 많은 거절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기대를 다 내려놓아야 하나 아니면 그저 거절에 무덤덤해지려 애써야 하나.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답을 얻기도 전에 내일도 거절을 각오하고 사람들에게 취재를 요청해야 한다. 시련은 준비가 되든 안되는 찾아오는 법. 그렇기에 지금 당장 답을 찾을 수 없지만, 시간이 흐른 후에 거절을 능숙하게 대하는 나만의 방법을 찾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한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