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의 최대 관심사 ‘취업’. 올해 취업생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핫한 소식이 들려온다. 차별과 편견을 야기할 수 있는 요소, 직무와 관련 없는 스펙을 지원서에 기입할 수 없게 함으로 지원자의 온전한 ‘실력’만을 평가하겠다는 블라인드 채용이다. 정부 주도로 올해 9월부터 모든 공기업에서 블라인드 채용이 시행될 예정이다. 블라인드 채용, 취지와 시작은 좋다. 오래전부터 지속된 취업난으로 취업생들은 취업을 위한 무분별한 스펙 쌓기에 시달렸다. 온라인상에는 취업 스펙 쌓기 끝판왕 ‘취업 9종 세트’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취업 9종 세트는 학벌, 학점, 영어점수, 어학연수, 자격증, 공모전 입상, 인턴 경험, 자원봉사 심지어 취업성형까지 해당됐다. 2004년부터 시나브로 천천히 진행돼오던 채용 방식도 올해 정부 주도로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니 좋은 취지와 빠른 시작, 취업생이라면 두 손 들고 환영이다. 하지만 한편에선 블라인드 채용을 그리 반기지 않는 이들도 있다. 학력을 가리고 일정한 비율의 지역사람을 채용하는 지역인재할당제에 대한 역차별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라인드 채용은 단순히 변화된 채용방식을 넘어선 의미를 가진다. 존 롤스는 자신의 저서 ‘정의론’에서 사회의 모든 가치는 평등하게 분배돼야 하며 이에 ‘무지의 베일’이라는 원칙하에서 사회의 빈곤층을 소외시키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라인드 채용은 무지의 베일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블라인드 채용은 한국 사회에 만연한 학력 위주의 차별 채용문화 탈피의 발돋움이 될 수 있다. 취업준비생들은 지방대학교라는 학력만으로 지원서 단계에서 광탈을 당하기도 한다. 지방, 여성, 인문계는 지원서 단계에서 빠르게 탈락해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지여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학력에 대한 편견 없이 직무와 관련된 실력만을 보는 적합한 채용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 실제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한 KBS와 공공기관의 경우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하기 전보다 서울권과 지방권 소재의 대학 출신의 비율의 편중이 이전보다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이제 점차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 많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에 좋은 취지와 더불어 변화된 채용방식에 대해 역차별을 느끼는 이들에 대한 정책의 개선점도 필요하다. 보완된 방향으로 블라인드 채용이 앞으로 좋은 취지에 더욱 부응하는 길을 걷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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