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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대의 강의실, 그 안을 들여다보다
송현지 기자, 이소영 기자  |  songhj@hgupress.com, leesy@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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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2  19: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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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르치는 사람에게는 교육할 권리가, 배우는 사람에게는 학습할 권리가 있다. 교육과 학습은 직결돼 있기에, 두 권리 또한 맞닿아 있다. 두 권리 중 교육할 권리만을 강조할 때, 이는학습권의 침해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그 역도 가능하다. 방금 있었던 강의실을 떠올려보자. 강의실 안, 두 권리가 충돌할 때 어떤 권리를 우선해야 할까?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다. 대학생들은 교정에 들어서며 ‘이전과 다른 교육’을 꿈꾼다. 이전에는 답이 정해진 공부를 하며 획일화된 시험으로 평가받았지만, 이제는 다른 학습을 기대해본다. 부푼 꿈을 안고 학생들은 수업을 들으러 강의실로 향한다.

강의실 안 풍경은 대부분 같다. 앉아있는 학생들과 강단에 선 교수. 강의실 안에는 가르치는 사람과 학습하는 사람들이 함께 있다. 가르치는 사람과 학습하는 사람은 강의실 안에서 각기 다른 역할과 권리를 가지고 있다. 두 권리는 어떤 관계이며, 어떻게 양립할 수 있을까.

수업의 개선을 원하는 목소리

지난 8월 3일 교내정보사이트 히즈넷(HISNet) 모 학부 게시판에 ‘사과와 다짐’이라는 이름으로 A 교수의 사과문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글은 ▲75분인 수업을 약 15분가량 일찍 마친 것 ▲잦은 휴강 ▲휴강에 대한 보충 수업이 이뤄지지 않은 것 등을 사과하는 내용이었다. 교무처는 A 교수 수업 방식에 관한 건의사항을 메일을 통해 확인했다. 이후 교무처는 해당 교수에게 연락을 취해 불만을 제기한 학생에게 사과할 것을 권고했다. 17-1학기 해당 수업에 참여한 김 모 씨는 “한 학기 수업 중 휴강을 두 번 정도 했고 보강은 한 적 없다”라며 “교수님이 오지 않으신 경우에는 TA가 동영상을 틀어주어 수업을 대체하였다”라고 말했다. 김 모 씨는 해당 수업에 대해 “학기 초에는 별문제를 느끼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강의를 듣기 위해 등록금을 냈는데 수업의 질과 양에 불만을 느끼고 강의를 출석하는 데에 회의감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A 교수는 이 상황에 대해 “그동안 수업 시간을 규정대로 지키지 못했던 점을 인정한다. 모든 일을 정해진 대로 이행하여 오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이로 인해 상처받은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학습권, 정체를 밝혀라

학습권 범위에 대한 해석은 학자마다 다르다. 좁은 범위에서 학습권은 ‘교육받을 권리’만을 의미한다. 반면, 넓은 범위에서 학습권은 교육받을 권리뿐만 아니라 ▲교육을 거부할 권리 ▲자유롭게 학습할 권리 ▲교육에 참여할 권리까지 포함한다. 전 서울대학교 교육학 교수 김신일 씨의 논문『학습권의 정당성과 위상』에서는 “학습권은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인격적, 지적, 기능적 향상을 위하여 자유롭게 탐구하고 기초교육에 참여할 권리이다. 여기에는 ‘학습할 권리’와 아울러 ‘교육에 참여할 권리’가 포함된다”라고 학습권에 대한 범위를 광의에서 해석하고 있다.
학습자가 학습권을 가진 것과 같이 교육자는 ‘교육을 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두 권리 중 학습자의 권리가 교육자의 ‘교육할 권리’보다 우선적으로 보장된다. 1992년 헌법재판소는 ‘대통령령인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 제5조가 위헌인지’ 여부를 묻는 교과서 제도 소송에서 학습자의 학습권이 교육자의 권리보다 우선적으로 보호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해당 재판에서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수학권이 더 우선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며 ‘국민의 수학권의 보장은 우리 헌법이 지향하고 있는 문화국가, 민주복지국가의 이념구현을 위한 기본적 토대이고, 국민이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수적인 조건이고 대전제이며, 국민의 수학권이 교육제도를 통하여 충분히 실현될 때 비로소 모든 국민은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판결했다.

학습권 침해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학습권 침해에 해당하는 경우는 학습권에 대한 합의된 개념이 없어 판례를 통해 파악할 수밖에 없다. 판결문을 통해 학습권 침해가 명확해진 경우는 교원이 수업거부를 한 경우, 교육자원을 제공하기로 한 기관이 예정된 교육자원을 제공하지 않은 경우 등이다. 2007년 대법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수업 거부를 학습자의 학습권 침해로 판결했다. 안대희 대법관은 판결문을 통해 ‘교사들은 학내 비리를 바로잡으려는 행위가 학생의 인격 발현을 위한 포괄적인 학습권이라고 주장하지만 위법한 방법으로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까지 허용될 수는 없다’라고 밝히며 전교조 소속 교사들에게 금전적 배상을 판결했다.
학습권 침해는 크게 강의실 밖이나 강의실 내에서 발생한다. 강의실 밖에서는 ▲갑작스러운 폐강 ▲수업 부족 ▲교수 부족 등이 있다. 강의실 내에서는 ▲타 수업 학습권 침해 ▲강의계획서 미이행 등이 있다. 이번 학기 ICT창업학부 전공과목인 A 수업은 강의계획서에 포함돼있지 않은 견학을 갈 예정이다. 해당 수업을 수강했으며 익명을 요청한 취재원 C 씨는 “결석에 대한 공문은 학부 차원에서 보내겠다고 했지만 견학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학생들과 협의 과정은 없었다. 견학으로 인해 해당 시간에 있던 다른 수업에는 가지 못하게 됐다”라고 했다. 또한, 교수가 강의계획서에서 명시되지 않은 평가 항목을 학기 중 추가 공지하는 사례도 있었다. 17-1학기 신앙 및 세계관 과목을 가르쳤던 B 교수는 예정되지 않은 추가 점수(extra point) 10점을 학생들에게 부과했다. 당시 본 수업의 수강생이였던 C 씨는 “과도한 추가 점수는 상대평가에서 추가 점수를 얻지 못하는 학생에게 큰 피해를 준다”라고 말했다. D 교수는 이 상황에 대해 “강의계획서에 추가 점수가 있다고 처음 학기 시작할 때에 학생들에게 공지하였다. 또한 추가 점수는 그냥 주는 것이 아니고 교수가 원하는 추가 과제(extra work)을 할 때 주는 것이다”라며 “추가 점수에는 정해진 비율이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너무 많은 점수를 주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전체 점수의 10% 정도의 추가 점수를 주는 것은 교수의 권리이다”라고 말했다.

수용 여부 알 수 없는 수업만족도 평가

학생은 수업만족도 평가를 통해 직접 수업에 대해 평가를 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수용 여부에 대해 알 수 없다. 수업만족도 평가는 수업성실도, 적절한 교재 및 자료 사용 등의 평가 항목을 통해 학기 말에 평가된다. 수업만족도 평가 결과는 학교 당국을 거쳐 교수에게만 공개된다. 현재 교수가 평가 결과를 반영했는지에 대해 따로 마련된 확인절차는 없다(17-2학기 기준).
동국대학교(이하 동국대)는 강의평가 시스템 보완을 위해 강의평가 결과를 학생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시행 초기에는 교수들의 반대가 극심했으나 학교 당국의 주최 간담회를 통해 학생들과 교수들은 이견을 조율했다. 현재 동국대는 강의평가 문항을 전문가와 함께 작성하며 강의평가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교수를 ‘강의평가 우수교원’으로 뽑아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17-1학기 기준).
논문『학생의 평정에 의거한 대학 강의평가의 의의와 한계』를 통해서 서강대학교 양미경 교수는 강의평가는 교수가 자신의 의도와 기대가 실제 학생들에게 전혀 다른 방식을 작용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교수가 본인이 학생들에게 전달하려는 것과 실제 전달되는 것이 일치할 수 있게 노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교가 존재하고 학생과 교수가 존재하는 한 학습권에 대한 논쟁은 계속될 것이다. 학습권은 각자의 생각이 다양해 하나의 기준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 가르치는 것과 배우는 것은 직결돼 있어 배울 권리인 학습권과 가르칠 권리인 교수권은 부딪히기 쉽다. 이 문제는 교수와 학생이라는 관계 속에서 당사자들끼리 해결하기 어려워 학교 당국의 제도적 도움 또한 필요하다. 한동대 구성원들은 어떻게 하면 다른 권한을 해치지 않으며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다.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 제5조: 1종도서는 교육부가 편찬한다. 다만, 교육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1종도서는 연구기관 또는 대학 등에 위탁하여 편찬할 수 있다.

송현지 기자 songhj@hgupress.com
이소영 기자 leesy@hgupress.com
그래픽 김정은

한동대의 학습권을 묻다

강의실에서 교수는 가르치며 학생은 배운다. 교육의 이러한 특성상 학습권과 교수권은 서로 결부돼있어 충돌을 피할 수 없다. 스승과 제자라는 관계 속에 있는 당사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쉽사리 해결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한동대의 수업계획 수립 및 관리와 교원 인사관리 등을 담당하는 교무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곽진환 교무처장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최근 학교에서 학생이 교무처에 메일을 통해 직접 수업에 불만을 제기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들었다. 여기에 대해 학교 측에서는 어떠한 조치를 취했나?

학교 측에서는 우선 교수 수련회를 통해 교수들에게 일의 발생 경위를 설명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휴강이 생기지 않게 부탁했다. 하지만 혹시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휴강이 생기더라도 철저히 보강을 할 수 있도록 교수들에게 당부했다.

Q 현재 학내에서 강의계획서가 임의로 변경되는 경우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

강의계획서를 변경하는 것은 교수의 권한이다. 이를 임의로 변경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보기 힘들다. 강의계획서를 임의로 변경하는 것은 강의계획서를 수정함으로 더 좋은 수업을 학생들에게 진행하기 위함이다. 이는 학습권을 침해한다기보다는 더 좋은 학습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다.

Q 학생이 학습권을 침해당하게 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학습권이 침해당하는 일이 발생하게 될 때를 대비하여 히즈넷에 학습권침해신고게시판을 만들고 있다. 신고게시판은 히즈넷 캠퍼스 정보 안에 포함될 예정이다. 학생 보호를 위해 익명과 실명을 선택하여 신고할 수 있고, 신고 후 처리 절차도 세세하게 만들고 있다.

Q 그 외에도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나?

우선 학교의 수업만족도 평가 시스템을 수정했다. 예전에는 10문항 중 마지막 문항으로 교수 평가를 했다. 하지만 10문항을 제시해놓고 그 문항을 다 쓰지 않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해서 10문항을 모두 반영하는 대신에 문항 각각에 가중치를 부여해 놓았다. 그리고 학교 수업의 종류가 다양한 것에 비해 강의평가는 하나의 형식으로 돼 있어 일반강의, 영어 100%인 일반강의, 프로젝트, 실험실습, 공동체리더십으로 세분화해서 각각에 어울리는 항목으로 수업만족도 평가를 하도록 했다. 이는 저번 학기부터 시행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평소에 불편하다고 한 점들에 대해서도 학교 측에서 해결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Q 한동대의 학습권은 잘 보장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한동대는 학습권이 잘 보장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동대 교수들은 학생들의 수업을 위해서는 다들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비록 몇 번의 실수는 있었지만 그 실수들을 통해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으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한동대 학생들이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한동대는 교육중심대학으로 항상 학생들의 교육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지금도 학생들이 불편해하는 사항들에 대해 고치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으면 좋겠다.

정리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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