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아프다. 이 자리에 앉아야 하는 순간이 점점 눈앞에 선명해질 때부터 긴장감에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했다. 왜였을까. 슬슬 걱정되기 시작한 쌓여있는 재이수, 리더로서 남을 배려하기에 모자란 성격, 부족한 경험 등. 머릿속을 떠다니며 나를 긴장시킨 이유는 다양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긴장하게끔 만든 것은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마치 손님인 듯, 나는 잠시 머물렀다가 떠나게 될 것이고 그 후의 일은 남겨진 사람들의 몫이라는 사실. 그 사실이 가장 큰 부담이었다.
한동신문은 1996년 3월 창간호를 발행했다. 대략 존재한 지 20년쯤 됐다. 그동안 수많은 기자가 이곳을 지나쳐갔다. 매사에 열정적이었던 기자, 기사를 안 써 부장의 속을 썩였던 기자, 항상 완벽하게 데드라인을 지켰던 기자 등등 그들은 한동신문의 짧은 순간들을 책임지고 사라졌다. 남겨진 이들 역시도 책임지고 떠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해 왔다. 창간 이래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 역시도 이 순간을 책임지고 사라질 것이다.
현재 이곳에 있다고 해서, 주인인 양 함부로 행동할 수 없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이번 학기 한동신문사가 발행할 7개의 신문을 감히 함부로 대하지 않겠다. 혹 알려야 할 사실을 그냥 지나치진 않을까,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전달할 수 있었음에도 게으르게 그냥 넘겨버리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한 학기를 보내겠다. 사실을 보도해야 한다는 그 무게를 충분히 인지하겠다.
이번 개강호가 위 다짐에 대한 증명이 되었기를 바란다. 한 기사, 한 기사 모두 아이템을 선정한 이유부터 취재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구구절절 설명하고 싶으나 그러지 않겠다. 기사를 봐 달라.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사견인지 새벽 밤을 새우며 고민해왔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아낌없이 피드백해달라. 피드백이 아깝지 않은 이후의 행동을 보여드리겠다.
믿어달라는 것이 아니라, 지켜봐달라는 부탁의 말을 전한다. 지면이 12면에서 8면으로 줄어든 만큼 더 깊은 분석을 하는지. ‘기사 그 이후’ 코너를 신설한 만큼 보도한 기사에 대해서 꾸준한 관심을 가지는지. 꼼꼼히 따져달라. 독자들의 필요, 독자들의 흥미를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못했던 한동신문사에 실망이 쌓였다면 차근차근 그 골을 풀어나가겠음을 약속드린다. 잠시 머물렀다 가는 손님답게, 17년도 2학기 한동신문의 결과물이 이후 한동신문의 한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마지막으로 감히 지면의 한 귀퉁이를 빌려, 본지 기자단에게 한마디 건넨다. 번지르르하게 말만 하고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쓴소리를 해달라. 한동신문이 존재할 수 있는 제1의 원동력이, 기자단이라는 그 지침서의 문장. 한 학기간 꾸준히 가지고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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