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지난 호에 이어서 신앙인으로서 이 시대 문화에 어떻게 대처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신앙인은 세상 속에서의 신앙인입니다. 이전 호의 글에서도 언급한 것 같이 교회와 세상, 신앙과 문화는 상호보완의 관계에 있습니다. 물론 신앙의 기능과 문화의 기능은 각기 다릅니다. 신앙이 본질이라면 문화는 본질을 담는 그릇입니다. 이것은 신앙에 있어서 Content(내용)와 Context(형식)의 문제입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한다’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말씀과 같은 의미입니다.
신앙에는 문화에 생명성과 방향성, 의미와 목적을 부여하는 기능과 사명이 있습니다. 반면, 문화는 신앙이라는 생명과 진리를 구체화하며 본질을 활성화하고 실현하는 기능을 감당합니다. 문화에 신앙이 접목되지 않으면 생명이 없어 소멸하고, 반대의 경우 신앙의 생명이 그 안에 갇혀서 생명을 잃게 됩니다. 교회에 좋은 점도 많으나 신앙이 교회 안에, 개인화와 개인의 내면화에 치우쳐 있습니다.
그러면 오늘날 포스트문화 시대에 있어서 신앙인이 이 세상 문화 속에서 어떻게 신앙생활을 바로 할 수 있는가의 구체적인 문제가 생겨납니다. 각 문화와 시대는 특성이 있습니다. 각 시대가 지니는 시대의 흐름이나 정신, 사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신은 그 시대나 문화에 속한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세계관 등을 형성합니다. 시대의 가치관이나 사상에는 기독교적인 것과 반기독교적인 것들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앙인은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그 시대의 정신, 세계관 등을 분별해야 합니다.
이전 호에 말씀드린 대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 문화의 대표적인 사상과 가치관은 상대주의, 다원주의, 개인주의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상대주의 등이 도덕적인 영역, 영적인 영역에까지 스며들었다는 데 있습니다. 기독교의 정체성이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 상대주의적인 윤리관과 다원주의적인 종교관에 대해서 우리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즉 진리나 가치관 세계관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상대주의자들의 주장자들의 말과 같이 시대마다 바뀔 수 있는 것인가의 질문이 먼저 해결 되어야 합니다. 물론 시대마다 바꿔야할 가치관이나 세계관이 있습니다. 그러나 바뀌어야 하는 지엽적이고 비본질적인 가치관이나 세계관등도 있지만 반면에 보편적이며, 본질적이며 영구적인 세계관, 가치관도 있다고 성경은 우리에게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시편 33편 12절: “여호와의 계획은 영원히 서고 그의 생각(하나님의 말씀)은 대대로 이르리로다.” 이 말씀을 이 시대 상대주의적인 사상과 비교해보면. 그리스도인이 말씀 안에 어떻게 세상 문화를 대해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위 시편 말씀의 첫째 의미는 세상의 인본주의적인 사상이 있어도 하나님의 생각은 지속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즉 하나님의 말씀은 보편적인 진리라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시대나 문화가 지나가도 바뀌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이 구절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그의 생각이라고 표현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곧 그의 생각이라는 의미이며 동시에 그의 생각은 인간의 생각을 통해서 전해진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의 계획은 하나님의 생각, 즉 기독교적인 사상이나 세계관, 가치관을 통해서 세워진다는 의미입니다.
동시에 이 말씀은 하나님의 생각과 이 세상 민족들의 사상과이 달라 어쩔 수 없는 대립과 마찰이 일어난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의 생각이 대대에 이른다는 것은 그 싸움에서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생각이 이긴다는 의미입니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생각이 대대에 이를 수 있게 할 수 있는가? 방법의 문제가 대두됩니다. 먼저는 각 개개인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말씀, 생각, 기독교적인 사상과 세계관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단순히 구원, 윤리적인 말씀만이 아닌 사상을 가르쳐야 합니다. 즉 하나님의 말씀이 각 개인의 세계관이 되고, 개인의 사상이 되고, 개인의 신념이 되게 가르쳐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세상을 향하여 말씀의 진리를 효율적으로 선포하는 동시에 세속적, 반기독교적인 세계관이나 가치관에서 벗어나 이 세상 문화에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최정훈 교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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