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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과 보는 것
한동대학교학보사  |  hgupress@handong.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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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7  10: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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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략 2년 전 여름쯤이었을 것이다. 예술작품을 보면서 영감과 교훈을 얻고 지금까지 되새기게 만들었던 계기 말이다.
당시 볼일이 있어 상경했고, 일정을 마치고 근처 예술작품전시회에 여유를 부렸다. 다양한 전시품 중에 영감을 얻었던 작품은 ‘잃어버린 풍경’이라는 제목의 사진이었다. 설악산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이었는데, 특이하게도 역광촬영을 했는지 사진이 어두워, 얼핏 보면 흑과 백의 ‘색깔’만 ‘보이는’ 듯했다. 의아했지만 시간을 갖고 집중해서 ‘보았’더니 전혀 다른 세상을 볼 수 있었다. 그 사진 속 세상은 뛰어다니는 다람쥐, 큰 눈망울의 올빼미와 풀 한 포기까지 자연의 생명력을 담고 있었다. 얼핏 보이는 것(see)을 보았을 때는 단순히 흑백 사진이었지만 의지적으로 보았을(look) 때는 다양함으로 가득 찬 풍경이었다. 같은 사진을 보고 내가 인식하였던 모습들의 간극은 허상(虛像)과 실재(實在) 간의 차이였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무언가를 대하는 태도에 따라 인지할 수 있는 범위의 차이가 크다는 사실에 약간의 두려움을 느꼈다. 행여나 오만함이 실재를 보지 않게 눈을 가리지는 않았는지, 보이는 것만으로 정의하고 판단하면서 ‘그것’들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벽을 세우고 동시에 자신을 가두고 있지는 않았나 스스로 질문해보았다. ‘그것’은 누군가에게는 타인의 이념이 될 수도 있고 사람 혹은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 되었든지 간에 스치듯 그것을 본다면 허상을 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조금만이라도 눈에 힘을 주고 바라보면 그 세상에는 자신과 같이 다양함을 함께 이루어 가는 ‘사람’이 존재하고 본질적으로 ‘행복’이라는 가치를 추구한다는 실재를 알 수 있을 것이다.
2년 전의 교훈이 요즘 따라 더욱더 회상되고 계속해서 나의 새로운 다짐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사회로부터 정반대의 태도가 만연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단순히 보이는 성(姓), 피부색, 이념, 사회적 직위, 소득, 출신 배경과 같은 것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서로 벽을 세운다. 그리고 벽 밖에 있는 사람들을 비방하고 탄압하면서 우리의 자존감을 지켜낸다. 그렇게 우리는 허상의 것들만 보고 살고, 언제나 그러하듯 벽 밖에는 배제된 수많은 사람이 존재하게 된다.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격변의 지난 세월 동안 우리는 지도자의 많은 부분에 대해 실망과 원망, 나아가 분노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려고’ 노력하는 대통령이 되길 간절한 마음으로 소망한다. 우리가 언제 행복하고 기쁨을 느끼는지, 언제 슬프고 두렵고 아픈지, 그리고 언제 우리는 현재를 극복하고 미래에 소망을 갖는지, 그 실재(實在)를 보려는 태도를 가졌으면 좋겠다. 쉽지 않을 수 있다. 마냥 어두운 그림이라 생각하고 진정 무엇이 존재하는지 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봐야만 한다. 뚫어지라 쳐다봐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지금까지 아파왔던 청년들, 노인, 장애인과 근로자, 저소득층의 가정, 고아와 과부, 배고픈 자와 배우지 못한 자 그리고 억눌린 자와 억울한 자들, 나아가 정의를 위해 희생하시는 사람들을 볼 수 있고 진정 그들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재를 보려는 태도, 그 어느 때보다 당장,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싶다.

이주영(경영경제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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