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방법, 준비 안 된 시스템

지방권 대학들이 벌이는 외국인 학생 ‘유치열전’에 한동대도 참여하고 있다. 한동대는 외국인 학생 유치를 위한 홍보에 힘쓰고 있지만 홍보 대상의 범위, 예산 편성 등에 한계가 있다. 외국인 학생을 위한 교육 시스템도 여전히 미흡하다.

자비 유학생과 대학 재정의 관계

한동대는 외국인 학생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외국인 학생은 일반 지원 및 한동코너스톤장학금 지원 입학 등으로 한동대에 입학할 수 있다. 한동대는 이 중 일반 지원으로 입학하는 자비 유학생을 유치하고자 한다. 자비 유학생은 등록금과 생활비 전액을 자비로 부담하고 부모 모두 외국인인 학생을 지칭한다.
자비 유학생은 한동대의 재정적인 부담 완화에 도움을 준다. 교육부는 대학 입학생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2주기 대학구조 개혁에서 대학 정원수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정원 감축은 대학 등록금 수입 감소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정원 외 순수 외국인 입학생에 해당하는 외국인 신입학생의 경우 교육부의 정원 감축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한동대를 포함한 대학들은 자비 유학생 유치를 통해 부족한 등록금 수입을 충당할 수 있다. 해외학생 유치 확대를 위한 TFT(이하 해외학생TFT) 부디렉터 존 베일리(John F. Bailey) 교수는 “외국인 학생을 데리고 와서 학문과 신앙을 융합시켜 훈련시키는 것이 한동대의 강령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또한 학생 인구 통계 자료는 몇 년 후 대학 입학생 수가 대폭 줄어들 거라고 말한다. 대학이 생존하기 위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동대 외국인 학생 홍보의 한계

한동대는 원활한 외국인 학생 유치를 위해 해외학생TFT를 주축으로 학교 홍보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한동대는 외국인 학생 중 자비 유학생의 유치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해 2014년 해외학생TFT를 발족시켰다. 현재 해외학생TFT는 원재천 교수, 베일리 교수와 교직원 3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동대는 해외학생TFT를 통해 해외 방문 및 교내 프로그램 실시 등의 홍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방문은 외국으로 학교 관계자를 보내 학교 홍보하는 방식으로 고교 방문과 교회 설명회로 나뉜다. 한동대 교수와 교직원이 해외 기독교 고등학교와 교회를 방문해 한동대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추가적으로 요청이 들어오면 개인 또는 학부모 면담까지 한다. 현재 홍보팀이 방문하는 지역은 ▲홍콩 ▲말레이시아 ▲일본 ▲중국 등이다.
교내 프로그램을 통한 홍보에는 한동 리더십 학교(Handong Leadership School)가 있다. 한동 리더십 학교는 해외 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여름 캠프다. 이 캠프는 해외 고교생들을 초청해 한동대와 한국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2016년 기준 여름 캠프 규모는 약 80명이었지만 올해는 약 200명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한동대의 외국인 학생 유치 활동은 좁은 범위의 홍보 대상자 및 최소한으로 편성된 예산 등을 한계점으로 갖는다. 한동대의 주요 홍보 방식 중 하나인 해외 고교 방문과 교회 설명회는 ‘기독교인’을 주 청자로 한다.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 활동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해외학생TFT 베일리 교수는 “이슈에 대해 과거 논란이 있었다. 우리가 기독교인만을 목표로 할 것이냐 아니면 기독교인이 아닌 학생도 목표로 잡아 여기에 오면 전도할 것인가”라며 “만약 기독교인이 아닌 학생들이 과반수가 되면 사회적인 의제(agenda)를 변경해 옳지 못한 방향으로 갈까 하는 우려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외국인 학생 유치를 위한 예산 편성은 최소한으로 이뤄진다. 해외학생TFT 김에스더 씨는 “외국인 유치를 위해 2017년 회계년도에 약 4,500만 원을 줬다. 이것은 타 대학의 책자 만드는 1년 예산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해당 예산 안에서 ▲해외 고교 교장, 진학교사 및 학생의 한동대 방문 지원비 ▲해외 고교 및 교회 입학설명회 운영비와 출장비 ▲영문·중문 홈페이지 관리비 ▲해외 박람회 부스 운영비 ▲홍보용 물품 구입비 ▲ 홍보 자료인쇄비 및 발송비 ▲여름 캠프 참가 유도 지원비 등 지출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예산 절감을 위해 책자의 디자인과 홍보 영상 제작 등에 학생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타 대학은 ▲고교∙대학 방문 ▲교내 방문 ▲언어교육기관 및 유학원과 연계 ▲온라인 매체 활용 등의 홍보 방식을 사용한다. 고려대학교는 한동대와 유사하게 해외를 방문해 고교생과 대학생에게 설명회를 열고 교내에서 여름∙겨울 캠프를 기획해 외국인 고교생들이 대학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국내 대학과 해외에 있는 언어교육원 및 유학원을 연계해 외국인 학생들에게 홍보하는 방법도 있다. 한성대학교와 청주대학교 등이 이런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그 외에 SNS 등 온라인 매체를 활용해서 대학을 홍보하는 경우도 있다.

외국인 학생 교육 환경 개선 필요

외국인 학생 유치를 위한 한동대 내 교육 환경 개선은 부분적으로 이뤄졌다. 2015년 본지는 ‘한동대와 외국인 학생의 불편한 만남’이란 연재 기사를 통해 한동대에서 외국인 학생들이 겪고 있는 불편함을 보도했다. 이후 본지에서 지적한 교내정보사이트 히즈넷(HISNet)의 영문화 등 개선이 이뤄졌다. 그러나 ▲학과 선택 제한 ▲영어 강의 시 영어와 한국어 혼용 등에 대한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외국인 학생이 영어 100% 강의만을 수강해 졸업 가능한 학과는 제한돼 있다. 외국인용 한동대 홍보 책자는 모든 학과에서 개설되는 강의 40%가 영어로 진행된다고 명시한다. 하지만 외국인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전공은 제한적이다. 영어 강의만으로 졸업 조건을 채울 수 없는 학과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어 강의를 이수해 졸업 조건인 33학점을 충족시킬 수 있는 학과는 ▲인문사회계열 학과 10개 중 7개 ▲이공계열 학과 10개 중 6개 ▲ICT창업학부 학과 3개 중 1개다(2015, 2016, 2017년 개설과목 기준). 블라디미르 삼소노프(Vladimir Samsonov, 법 13) 씨는 “외국인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전공이 상담심리학과, 어문, UIL, GM 등 몇 가지로 한정돼 있다”라며 “한동대가 영어 강의를 더 열면 외국인 학생들이 더 올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국제교류협력실 김든 씨는 “제한이 많다. 전체적인 비율을 봤을 때 ‘영어 수업은 40% 정도’라고 하는데 사실 그게 평균적인 거지 각 전공마다 그런 건 아니지 않나”라며 “들어오려는 외국 학생들에 비해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영어 강의에서 영어와 한국어가 혼용되는 경우도 여전하다. 독일에서 온 강예은(국제어문 14) 씨는 “처음에는 교수님들이 (외국인 학생을) 배려하다가 점점 편해지시니까 ‘옆에 친구에게 통역 받아’라고 말씀하시며 많은 정보를 한국어로 전달하는 경우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영어 강의에서 영어 수업 진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자 4월 3일 학교 당국은 영어 100% 수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교수들에게 제안했다. 가이드라인은 영어 강의를 ‘일반영어강의’와 ‘한국어 사용자만 있는 영어강의’로 나누며, 전자에서는 강의와 관련된 모든 것을 영어로 진행하도록 안내하고 후자에서는 영어와 한국어의 혼용을 허락한다. 교무지원팀 관계자는 “교내 외국인 학생의 증가와 그리고 영어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민원이 발생되어 영어 강의 질 관리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안내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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